LG경제연구원 ‘글로벌 혁신 기업의 일하는 방식 7’
LG경제연구원 ‘글로벌 혁신 기업의 일하는 방식 7’
  • 최병권 연구위원
  • 승인 2012.07.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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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시대이다. 과거와는 다르며 경쟁사와는 차별화되는 새로움을 보여주지 못하면 기업의 성과 저하는 물론 생존 조차 위협 받는 시대이다.

컨설팅 회사 PWC의 글로벌 CEO 설문조사(2010)에 의하면, CEO의 약 80%는 기업의 생존은 혁신의 성패에 의해 결정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비즈니스위크(Businessweek)誌와 컨설팅 회사 BCG가 조사한 글로벌 혁신 서베이(2010)에서도 CEO의 약 72%가 혁신을 기업전략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Top 3 요소 중의 하나라고 응답하였으며, 이러한 혁신의 중요성으로 인해 CEO의 약 61%는 R&D 등 혁신활동에의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처럼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혁신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연구개발, 디자인 등 주요 기능들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탁월한 수준의 제품·서비스 출시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이와 같은 외형적 투자뿐만 아니라, 혁신적 제품·서비스 출시를 위해서는 일하는 주체인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도 혁신 지향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조직이 혁신을 추구하더라도 정작 구성원들이 혁신과 관련성이 낮은 업무를 수행하거나 과거의 관행·답습에 얽매여 일한다면 혁신적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은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 하드 워킹(Hard working)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에 오래 남아서 일을 오랫동안 한다고 해서 혁신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영학자 Elsbach와 Hargadon(2002)은 창의성을 요구하는 업무를 하는 구성원은 일하는 시간(얼마나 오랫동안 일 했는가)보다는 일한 결과의 질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구성원이 스스로 일의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고 인식할수록 일하는 시간에 대한 예측력과 통제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근무시간에 신경 쓰기 보다는 창의적인 일 자체에 힘을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약 2,200여명의 영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5년의 시차를 두고 조사한 Virtanen 교수팀의 연구결과(2009)를 보면, 주당 40시간 이내로 근무하는 사람에 비해 주당 55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들은 단어 기억 및 추론 등 인지 능력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경영학자 Sparks와 Cooper(1997)는 근무시간과 구성원의 건강에 대한 많은 연구들을 취합하여 분석한 결과, 대체로 근무시간 이 길어질수록 구성원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은 악화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최근 구성원의 건강한
신체와 정신이 창의성의 중요한 원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얼마나 일을 오랫동안 하는지’, 또는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보다는 ‘어떠한 방식으로 일을 수행하는가’가 혁신적 성과 창출에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혁신을 잘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살펴보면, 우수한 기술, 자원, 역량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조직이 지향하는 혁신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속적 혁신을 통해 탁월한 가치를 창조해 가는 글로벌 혁신 기업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는 혁신을 추구하고 스마트한 일하는 방식을 고민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상당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혁신 기업은 조사기관 및 조사방식에서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특정 기준으로 선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서는 주요 기관들(Booz & Company, Fastcompany.com, Forbes誌, Businessweek誌 등)이 최근 조사하여 발표하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 명단을 바탕으로, 이들 기업 중에서 혁신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효과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기업들(Apple, Google, Intel 등)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다음으로 이들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의 특성은 크게 4가지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혁신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구현하기 위해, ▲과연 어떠한 일에 초점을 두는지, ▲일의 실행과 의사결정을 어떻게 하는지, ▲혁신을 이끌어 가는 주체는 누구인지, 그리고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동료와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중심으로 글로벌 혁신 기업들의 특징들을 살펴보았다.

집중 - 최고로 잘 할 수 있는 일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린다

“해야 할 일들이 적혀 있는 목록에서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을 삭제하지 못하는 한, 당신은 무슨 일이 가장 중요한가를 잘 모르는 것이다.” 저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말이다. 소위 ‘일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일은 하고, 어떤 일은 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분명히 선별하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집중하여 집요하게 파고 들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이 일의 방향을 설정함에 있어서 초점을 명확히 하고 집중하는 것은 글로벌 혁신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의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고로 잘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한다

애플(Apple)은 ‘이 세상을 이끄는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사상 하에, 최고로 잘 할 수 있는 일을 명확히 선별하고, 선별된 일에 최고의 인력과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1997년 애플의 CEO로 복귀한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몇 주에 걸쳐 당시 애플이 생산하던 제품 현황을 검토하였는데, 너무 많은 제품들의 현황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이에 잡스는 “그만! 이렇게 수 많은 제품을 다 하려는 것은 미친 짓이다”라고 말하면서, 당시 애플의 가장 큰 문제는 매킨토시(Macintosh) 컴퓨터 조차도 수 많은 버전으로 생산하는 등 너무 많은 제품들을 생산하여 어느 한 가지에도 집중하지 못한다 데에 있다고 생각하였다.

한번은 애플의 제품들을 검토하던 중에 잡스는 “내가 애플 제품들 중에서 어떤 제품을 친구에게 구매하라고 추천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어느 한 경영진에게 질문하였고, 이에 대해 경영진은 선뜻 대답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잡스는 고객에게 추천할 제품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잘 하지도 못하면서 너무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면서 당시 제품들의 약 70%를 제거하였다. 애플이 많은 제품을 다룰수록 어느 하나에도 집
중하여 일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데스크톱(Desktop)과 포터블(Portable) 등 최고로 잘할 수 있는 소수의 제품에 집중하였다.

이처럼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하지 않아야 할 것을 결정하는 것은 할 일을 결정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평소 구성원들이 일하는 과정에서 일을 선별하고 집중하도록 유도하였다. 예컨대, 한번은 잡스는 경영층들에게 향후 애플이 해야 할 일 Top 10 리스트를 선정해 보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 경영층이 힘겨운 고민 끝에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10가지를 선정하자, 잡스는 Top 10 리스트의 맨 아래에서부터 위로 7개의 일들을 지우면서, “우리는 위에서부터 딱 3개, 그것만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애플은 중요한 일에만 집중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자신들이 최고로 잘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은 당당하게 “할 수 없다(Say No)”고 말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러한 일의 선별과 집중을 통해, 애플은 제품 라인업(Line-up)을 단순화 하였으며, 통상 임원이 1년 동안 담당하는 프로젝트는 3개 정도라고 한다.

흔히 일반적인 기업들은 ‘회사가 얼마나 잘 할 수 있는 일인가’, ‘과연 회사가 나아갈 비전과 방향에 부합하는 일인가’를 면밀히 살피기 보다는 최소한의 성과라도 얻기 위해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을 시도하곤 한다. 또한, 새로운 혁신을 추진하고자 하는 기업 중에서도 최대한 새로움을 많이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기능이나 디자인을 한꺼번에 만들어 시장에 출시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한번에 많은 일을 다 이루겠다는 욕심은 ‘과연 무엇이 중요한 일인가’ 하는 일의 초점을 흐리게 하여 정작 제대로 된 실행을 저해할 수 있다. “최고로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회사와 제품을 위한 진리이다”라는 스티브 잡스의 말의 의미는 되새겨 볼 만 하다.

제거 - 소모적·비효율적 회의, 보고 관행을 제거한다

모든 사람에게 하루, 즉 24시간은 동일하게 주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이 혁신을 얼마나 잘 하는가의 여부는 구성원들이 주어진 시간을 어떠한 일에 투입하고 있는가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상당 수의 구성원들을 보면, 고객, 제품, 시장을 어떻게 혁신해 나갈 것인가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일에 비해, 실속 없는 형식적인 보고서 작성 등 소모적·비효율적 업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곤 한다.

예컨대, 회의의 경우, ▲이슈·문제 발생 시, ‘일단 모여서 논의해보자’는 식으로 특별히 관련 없는 사람까지도 참여하는 회의, ▲뭔가 중요한 결정을 하는 자리가 아닌, 단순한 현황 공유를 위해 모여서 한 마디씩 하는 회의 등으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곤 한다. 또한, 보고 관련 업무 역시, ▲보고의 내용보다는 보고서의 형식이 더 중시되어, 보고서를 미화(美化)하는 데에 오랜 시간을 들이거나, ▲동일한 보고 내용임에도 보고받는 사람의 보고서 취향에 맞춰 수 차례 보고서를 수정하거나, ▲본질을 논의하기보다는 단지 많은 현상을 분석하고 자료를 수집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수 십여 장의 슬라이드 유첨 자료를 만드는 관행 등은 구성원들의 업무 피로도만 높일 수 있다. 반면, 글로벌 혁신 기업들의 경우, 구성원들이 혁신을 위한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회의 및 보고 관련 업무를 효율화 하는 데에 노력하고 있다.

간결하고 효율적인 회의를 지향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2000년대 중반을 전후하여 조직의 관료화로 인해 업무수행상의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것을 감지하였다. 그 원인 중 하나가 구성원들이 회의 참석과 보고서 작성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직 규모가 커지고 취급하는 제품 수가 늘어나면서, 경영층의 사업 현황 공유나 전략 분석 및 검토 회의가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구성원들은 경영층에게 보고할 자료를 만드는 일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구성원들은 제품 개발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였고, 회의와 보고의 과다로 제품 개발의 속도도 늦어지고 있었다.

이에 CEO,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는 혁신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병폐 중의 하나를 비효율적 회의라고 판단하고, ‘스탠드 업(Stand Up) 미팅’을 추진하였다. 이는 간결하고 집약적인 회의를 위해 참석자들이 선 채로 회의를 진행하며 15분 이내에 끝내는 방식이다. 스탠드 업 미팅은 보통 오전 9시~10시 사이에 시행하여, 오전의 회의 이후부터는 각자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또한, 회의 참석자들은 (i)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 (ii)오늘 무슨 일을 할 것인지, (iii)일하는 데에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등 세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신속하게 답변함으로써 회의를 간결하게 끝마치도록 하였다. 특히, 안건의 주차장(Parking Lot)이라는 개념은 스탠드 업 미팅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는 앞서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심층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는 이슈가 나올 경우, 화이트보드에 기록하여 추가 논의 안건으로 보류해 놓고 미팅이 끝나면 별도로 논의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 때에 참석자 중에서 심층 논의할 안건과 특별히 관련이 없거나 이야기 할 만한 사항이 없는 구성원은 자기 자리로 복귀하여 업무를 수행하면 된다.

보고를 위한 보고서 작성을 지양한다

회의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보고서 작성 관행도 혁신을 위해 타파해야 할 비효율적 일하는 방식으로서, 글로벌 혁신 기업들은 보고 방식 및 보고서 작성 관련 업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요타(Toyota)의 前 CEO, 카수아키 와타나베(Katsuaki Watanabe)는 과거에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 보고 할 때에 핵심 요점·이슈를 한 페이지로 정리하였는데, 요즘 들어서는 ‘모든 것이 파워포인트(Everything is PPT)’가 되어 버렸을 정도로, 수 많은 도형과 화려한 색상으로 꾸며진 슬라이드로 가득한 문서를 보고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였다. 와타나베는 이미 조직의 현상이나 문제는 상당 부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한 두 페이지의 워드로 작성하면 되는데도, 십 여장 이상의 슬라이드를 만드는 것 자체가 낭비라고 생각하였다. 이에 와타나베는 2008년 구성원들에게 쓸데 없이 문서를 만들기 위한 파워포인트 작업을 가급적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한편, 비효율적인 보고 문화 개혁을 위해서는 보고를 받는 사람이 ‘소모적이고 비효율적인 보고는 받지 않겠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구성원들이 수 많은 유첨 자료와 보고서의 디자인과 색상에 신경 쓰는 이유 중의 하나는 보고 받는 사람이 이러한 보고서를 그대로 수용하기 때문이다. GM은 2009년 미국 연방 정부로부터 긴급 구제 자금을 받는 등 신속한 혁신과 변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GM의 개혁이 시급한 상황에서도, 당시 다수의 스탭들은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보다는 ‘개혁과 관련한 보고서를 어떻게 잘 만들까’에 치중하였다. 이에 당시 CEO, 프리츠 헨더슨(Fritz Henderson)은 외형에 치중한 보고서 작성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오타가 가득한 GM 개혁 방안을 담은 공문을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직접 발송하였다.

이러한 상징적 행동을 통해, 헨더슨은 보고서의 외형에 공들이는 것보다 비록 오타가 있더라도 GM 개혁에 대한 의사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하루라도 빨리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함을 직접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다. 또 한번은 헨더슨이 미국 연방 의회에서 GM의 회생 전략을 발표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스탭들은 한달 동안의 밤샘 작업을 통해 3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보조 자료를 바인더로 묶어서 헨더슨에게 중간 산출물 차원에서 보고하였다. 다음날, 헨더슨은 해당 자료를 만든 팀에게 당장 보조 자료 만드는 일을 중단하라고 지시하면서, “이렇게 방대한 자료를 만드느라, 적어도 20여명의 직원이 한 달은 고생했을 거다. 그러나, 나는 이 자료를 사용하지 않겠다. 이러한 불필요한 자료를 활용하느니, 불완전한 정보라도 의회에 빨리 GM 회생 전략을 말하고 실행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스탭들의 보고 방식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일하는 방식과 관련하여 우리 기업들 사이에서 스마트워킹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효율적인 회의나 보고의 축소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왜 모여서 회의를 하고, 왜 보고를 받는가’에 대한 목적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회의에서 논의되는 사안들이 자신의 업무와 특별히 관련성이 높지 않거나 딱히 발언을 통해 기여할 사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의무적으로 두 세시간 회의에 참석하는 것, 간단히 말로 하거나 한 두 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분량의 내용을 수 십장의 슬라이드로 만드는 작업들이 과연 고객의 가치를 높이고 조직이 혁신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과연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부터 철저하게 반추해 보아야 할 것이다.

실행 - 과감하게 시작하고 실행하며 개선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일은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상 하에 철저하게 실행을 염두에 두고 일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전략적 계획과 혁신 아이디어가 있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실행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혁신이란 오직 멋지게 실행될 때에만 가치 있는 것이다”라는 아이데오(IDEO)의 CEO, 팀 브라운(Tim Brown)의 말처럼, 일은 실행되고 있을 때에 비로소 그 일의 고유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완벽 추구? 실행하면서 개선한다!

인텔(Intel)은 일의 실행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일을 시행하면서 학습하고 개선해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처음부터 일을 100% 완벽하게 성공시키겠다는 생각은 성공에 대한 부담감(즉,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의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예컨대, ‘과연 이렇게 일하면 계획대로 될 것인지’, ‘혹시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좀 더 보완할 부분은 없는지’ 등에 대해 분석 및 점검하느라 정작 일은 시작도 못할 수 있다.

인텔은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분석과 점검으로 인한 실행이 지체되지 않도록 구성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생각이 맞는가를 실제 일을 통해 확인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인텔이 2000년대 초반 새로운 트랜지스터 기술인 테라헤르츠(TeraHertz) 트렌지스터를 개발하던 당시, 테라헤르츠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힐스브로(Hillsboro) 연구소의 연구소장, 제랄드 마식(Gerald Marcyk)은 “나는 연구원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전기회로가 어떠해야 하는지, 전류 흐름과 관련한 방정식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논쟁만 하고 있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연구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면, 곧바로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만들어 실제로 실험해 보고 전기회로나 방정식이 작동하는가를 곧바로 확인해 보길 원한다. 직접 실험해 봐야 전기회로와 방정식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알 수 있다. 만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수정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마식 연구소장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신속하게 테스트해 볼 수 있도록 클린룸(Clean-room)의 활용에 대해 상당한 자율권을 부여하였으며, 비록 한 장에 수 백 달러에 달
하는 고가의 웨이퍼(Wafer)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원들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한 달에 최대 6장의 웨이퍼는 실험을 위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한편, 테라헤르츠 개발은 인텔에게는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로서 최고경영층의 최고의 관심 대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경영층은 프로젝트의 진행경과를 일일이 보고받고 점검하는 마이크로 매니지먼트(Micro-management)를 거부하였다. 다만, 분기 단위의 연구원 미팅을 통해, 연구원들이 테라헤르츠의 기술적 문제에 제대로 접근해 가도록 지도해 주고, 기술적 문제 해결에 필요한 스킬을 갖춘 인력을 추가 지원해 주는 역할만 수행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은 실험실 활용 및 실험 재료 관련 제약이나 경영층의 지나치게 잦은 점검 등으로 인해 신기술 개발 프로젝트가 지연되지 않고 실행되는 데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평소 관행적으로 수행하던 일과는 달리 새롭고 혁신적인 일들은 과거에 해 보지 않았던 일이라는 점에서, 일의 지향점이나 방식이 과연 올바른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것을 시작함에 있어서 많은 분석과 준비에 많은 투자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일의 방향과 방식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추고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러나 아무리 분석과 검토를 많이 하더라도 일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돌발변수가 발생할 수 있으며, 또한 요즘처럼 기술·제품의 개발 및 출시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완벽하게 준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해보지도 않고 일의 시시비비를 수 많은 회의나 보고서를 통해 논의만 하기보다는, 때로는 과감하게 일을 시행해 가면서 그 과정에서 학습하고 개선해 가는 방식도 필요할 것이다.

결정 - 철저하게 일의 실행 관점에서 의사결정 한다

앞서 실행 관점에서 일하는 방식과 더불어, 글로벌 기업들은 일이 신속하게 실행될 수 있는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신생기업이나 소규모기업과는 달리 성숙기업이나 대기업의 경우, 조직 내에 규정이 많아지고 여러 부서·팀들이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어서, 어떠한 일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의사결정을 신속히 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많은 기업들은 다양한 부서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일의 결정을 위해 회의라는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활용하고 있으나, ▲부서·팀간의 의견 상충으로 마땅히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거나, ▲조직이 처한 상황 및 문제는 공유하지만,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의사결정은 내리지 못하거나, ▲조직의 위계상 윗사람의 결정을 기다리느라 실행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반면, 글로벌 혁신 기업들은 분명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 할 수 있도록 회의방식을 효율화하고 있다.

거대하지만 빠른 기업, 의사결정 방식에서 답을 찾다

2011년, 구글(Google)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가 구글의 CEO로 복귀했다. 페이지는 구글이 창업 당시의 신생기업으로서의 신속함과 민첩성이 약화되고, 약 3만여 명의 구성원을 거느린 거대 관료 기업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에, 페이지는 거대하지만 신생기업처럼 빠른 기업의 면모를 되찾기 위한 조직 혁신을 추진하였으며, 그 첫 카드로서 명확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회의방식의 개혁을 꺼내 들었다. 페이지가 추진하는 회의 개혁의 몇 가지 원칙을 보면, ▲‘모든 회의에는 1명의 명확한 의사결정권자가 있어야 한다.

만일, 의사결정권자가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거나, 의사결정이 이루어 질 수 없는 경우에는 절대 회의 하지 않는다’,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무작정 사람들이 모이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뭔가 신속하고 중요한 결정이 요구된다면, 즉각 회의를 열고 의사 결정하라’, ▲‘회의에는 반드시 10명 미만의 사람만 참석시키라’, ▲‘회의 참석자는 반드시 발언해야 한다. 발언을 통해 공헌할 내용이 없다면 참석하지 마라’ 등이다. 여기서 첫번째와 두번째의 원칙은 주목할 만 하다. 첫번째 원칙은 일의 실행을 위한 의사결정을 내
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회의 석상에 실질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려 줄 만한 결정권자가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두번째 원칙은 의사결정 안건이 회의 일정을 기다려서는 안 되며, 의사결정 안건에 맞춰 회의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구글의 회의 원칙은 의사결정권자 없이 아래의 실무자끼리 모여서 결론은 내리지도 못한 채 회의하면서 시간만 소비하거나, 윗사람의 스케줄에 맞춰 회의를 소집함에 따라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등 비효율적 회의 관행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페이지의 회의 효율화 노력은 공식적 회의에서 그치지 않고, 비공식적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성격인 ‘경영진 불펜(Bullpen)’이라는 프랙티스로도 이어지고 있다. 경영진 불펜이란 구성원들이 일하는 과정에서의 부딪히는 장애요인을 직접 듣고 즉석에서 해결해 주기 위해 주요 경영진이 대기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사실 구글이 처음 창업할 당시, 페이지 등 창업자들은 엔지니어들과 사무실을 함께 사용할 정도로 가깝게 지내면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려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구글의 조직이 커지고 인력이 급증하면서 경영층과 엔지니어들과의 지리적·심리적 거리가 멀어지고, 현장의 이슈나 문제들이 위계 계층을 통해 보고되면서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이에, 페이지는 2011년, 마운틴 뷰에 소재한 본사의 빌딩(43층)에 작은 소파가 비치된 장소를 마련하고, 자신을 비롯한 제품관리 부사장(Jonathan Rosenberg), 유튜브 최고 임원(Salar Kamangar), 엔지니어링 임원(Jeff Hurber) 등 주요 경영진들이 일주일에 몇 시간을 할애하여 불펜 투수처럼 대기하는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를 통해 엔지니어들은 경영진들과 소위 임원 사무실이 아닌 좀 더 편안한 분위기 속
에서 경영층과 논의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회의는 여러 사람이 모여 논의하여 아이디어를 모으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일의 대상이나 방식 등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따라서, 일의 실행을 위한 의사결정 관점에서 회의방식을 효율화 하는 것은 구성원의 일하는 방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많은 기업들이 회의 효율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예: 회의는 1시간 이내, 회의 자료는 최소 3일 전 공유 등)을 펼치고는 있으나, 여전히 회의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예컨대, 취업포털 사람인(2011년)의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의 약 70%는 회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그 주된 이유로는 장시간의 회의로 인한 업무 시간 손실(27%)과 결론 없는 회의(25%)가 각각 1, 2위로 나타났다. 회의방식의 외형적 효율화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에서 보듯이,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가 참여하고 있는지, 얼마나 현장에 밀착된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지부터 돌이켜 보고,실행을 위한 의사결정 관점에서 회의방식을 개혁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주도 - 내 아이디어, 내 프로젝트라는 생각으로 일한다

소위 혁신적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는 기업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 중 하나는 구성원을 혁신의 아이디어 제안과 실현의 주체로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글로벌 혁신 기업들은 구성원들이 스스로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자신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하면서 상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일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영국의 혁신 조사 기관인 NESTA(National Endowment for Science, Technology and the Arts)의 설문조사 결과(2009)를 보더라도, 혁신의 촉진에 있어서 ‘구성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험하는 것에 대한 회사(상사)의 충분한 지원(69%)’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회사의 지원으로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할 시간적 여유의 제공’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아이디어 제안에서부터 상품화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상품개발 프로젝트에 구성원을 주체로서 활동할 수 있는 소위 ‘완결형 과제’의 부여는 ‘내 아이디어이고, 내 프로젝트이다’라는 주인의식뿐만 아니라 ‘반드시 혁신적 결과물을 만들어 내겠다’는 일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는 데에 효과적이다

생각의 시간, 주도의 권한을 제공한다

구글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의 추진을 독려하기 위한 ‘20% Time’이라는 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구성원은 일주일에 하루는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더라도 ‘자신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데, 이러한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구성원에게는 ‘나의 일이다’라는 주인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우선,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구성원은 간단한 제안서를 작성하는데, 구글의 미션 및 목표에의 부합 여부 정도로만 심사하여 프로젝트 진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승인을 받은 구성원은 자신이 프로젝트 오너(Owner)가 되어 함께 일할 팀 동료들을 모집하며, 팀 스스로 프로젝트의 목표 및 기간 등을 설정하면서 진행하게 된다. 프로젝트 결과는 경영층 및 동료에게 공개하며, 성공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상사 또는 동료의 추천 등을 반영하여 포상하게 된다. 이러한 구글의 20% Time에서 출발한 소규모 팀 기반의 완결형 프로젝트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신속하게 성과물로 결실을 맺는 데에 유용한데, 예컨대 구글맵(Google Map)은 아이디어의 구상에서 출시까지 불과 8개월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의 재무 및 세금 관련 소프트웨어 회사 인튜이트(Intuit) 역시 구성원들에게 혁신적 아이디어를 생각할 시간과 아이디어를 실행할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前 CEO, 브래드 스미스는 8천 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30년 이상 된 인튜이트라는 거대 기업이 신생기업처럼 혁신적일 수 있는 비결 중의 하나로서 ‘구조화되지 않은 시간(Unstructured Time)’이라는 제도를 꼽고 있다. 구성원들이 일주일의 근무시간 중 약 10% 정도를 자신이 열정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도록 자율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고객 불만 해결, 신상품 개발, 업무환경 개선, 새로운 기술 학습 등 다양한 주제 하에, 자신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테스트하고 결과까지 이루어볼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허용하는 것이다. 특히, 구성원들의 발현된 아이디어가 조직의 복잡한 제도나 규정에 의해서 사장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2판의 피자를 먹을 수 있는 정도의 4-6명의 프로젝트 팀원을 구성한다’는 원칙(이를 ‘2판의 피자 룰(Two-Pizza Rule)’ 이라고 함)을 설정하여, 약 6주 내에 최초 아이디어가 상품 컨셉트로 만들어지도록 일의 실행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혁신 펀드 제공을 통해 사내기업가를 양성한다

3M 역시, 연구원들이 자기 시간의 15%를 창의적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신상품·신기술을 연구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3M은 이러한 15% 시간의 활용을 통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안한 구성원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프로젝트로 진행할 수 있도록 최대 10만 달러 이내에서 일정 금액의 펀드를 제공해 주는 ‘제너시스 그랜트(Genesis Grant)’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제너시스 그랜트는 1984년부터 일종의 신사업 펀드 형식으로 시작된 제도로서 3M 조직 내에 수 많은 사내기업가(Intrapreneur)를 키우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주요 운영 방식을 보면, 구성원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사내의 기술전문가 및 과학자로 구성된 패널(Panel)은 1차적으로 아이디어를 심사하고, 이를 통과한 아이디어는 시니어 기술전문가, 마케팅, 경영관리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원 패널에서 2차적으로 심사하게 된다. 2차 심사 시에는 ‘이전에 유사한 아이디어는 있었는지’, ‘시장에서 경쟁우위가 있는지’, ‘데이터 분석은 가능한지’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이렇게 1차 및 2차 심사를 통과하게 되면, 그랜트를 부여하며, 그랜트를 부여 받은 구성원은 자신이 아이디어 챔피언이 되어 프로젝트를 구성하여 프로젝트 팀원을 모집하게 된다.

또한, 해당 프로젝트 팀은 프로젝트 계획 수립에서부터 개발, 마케팅 테스트 등 일련의 과정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통상 매년 약 15개 정도의 그랜트를 제공하는데, 그 동안 그랜트를 통해 스카치 팝업 테이프, 3M 비퀴티(Vikuiti), 다층 광학 필름(Multilayer Optical Film) 기술 등이 개발되었으며, 매년 약 10억 달러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구성원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별도의 실행 조직(태스크포스팀 등)에서 이를 이어 받아 추진하는 일반 기업들의 방식과는 달리, 글로벌 혁신 기업들은 아이디어의 제안에서부터 실행까지 전체 과정을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방식은 아이디어가 상품화되는 과정에서 주관부서의 잦은 변경으로 인해 실행이 흐지부지 되는 현상을 예방하는 데에 효과적일 수 있다. 아마 아이디어를 발의한 구성원만큼 혁신적 아이디어의 실행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혁신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중요힌 이유이다.

발현 - 아이디어 발현 분위기를 형성한다

구성원들이 혁신적 아이디어의 발휘에서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주도적으로 일하는 방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시장·제품·고객을 잘 아는 현장의 생각과 의견이 위의 경영층에까지 흘러 들어갈 수 있는 풍부한 통로가 갖춰져야 한다. 구성원들에 게 아이디어를 생각할 시간을 부여하거나 혁신 펀드를 제공해 주는 제도가 있더라도, 근본적으로 기존의 관행 및 패러다임과는 다른 생각들이 경영층의 귀에까지 흘러 들어가지 않거나, 기껏 제안한 아이디어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구성원의 주도적인 업무 수행은 이끌어 낼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장 구성원들이 과연 사업, 제품, 고객, 그리고 조직운영 등에 대해 어떤 생각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가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려 공론화 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활동은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온라인·오프라인, 아이디어 표출의 자리를 마련한다

앞서 살펴보았던 구글은 구성원의 혁신적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제기되고 공유될 수 있는 통로로서 ‘구글 아이디어(Google Idea)’라는 인트라넷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구성원은 신상품 및 기존 상품 개선 아이디어가 있으면 구글 아이디어라는 사내 인트라넷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올리며, 동료들은 게시된 아이디어의 실용성에 대한 의견을 달게 된다(예: 0=실행 시 매우 위험 ~ 5=매우 훌륭함). 또한, 이렇게 게시된 아이디어들은 경영진과의 주간미팅(Weekly Meeting) 등을 통해 충분히 논의되고, 우수한 아이디어는 20% Time과 같은 프로젝트로 연계되어 추진된다. 이렇듯, 구글은 아이디어의 발현 통로와 20% Time을 결합시키고 있는데, 실제로 구글 아이디어에 게재된 상당수의 아이디어들은 상품으로 출시되는 등 결실을 맺고 있다. 동시 번역, 음성·영상 통화 기능 등을 갖춘 ‘Google Talk’, 개인 맞춤형 홈페이지 ‘Google Homepage’ 등이 바로 구성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어 상품으로 빛을 본 예이다.

앞서 소개한 인튜이트 역시, 구성원의 아이디어에 기반한 상품 개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던 배경에는 ‘아이디어 잼(Idea Jams)’이라는 아이디어 발현의 자리가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컨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싶거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싶은 구성원은 아이디어 잼에 참석하여 동료들과 아이디어를 논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이 주도할 프로젝트의 아이디어의 힌트를 얻거나, 유사한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동료들을 팀원으로 모집할 수 있다. 이렇듯 인튜이트도 구조화되지 않은 시간과 아이디어 잼을 결합함으로써 약 1,500여건 이상의 구성원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고 있으며, 20여 건의 아이디어는 상품으로 출시되었다고 한다.

아이디어의 과감한 실천을 격려한다

한편, 더욱 적극적으로 구성원들이 혁신적 아이디어에 대한 도전을 격려하기 위해, 의미 있는 도전을 칭찬하고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 아마존(Amazon)의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혁신적 아이디어의 발현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Just Do It’이라는 수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베조스는 혁신을 가로 막는 가장 큰 장벽이 ‘계층(Hierarchy)’이라고 생각하였다. 즉, 구성원이 혁신적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이를 상사에게 보고하여 승인을 받을 경우, 상사의 경직된 사고로 인해 사장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에, 구성원이 자신의 아이디어가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 경우, 상사의 허락을 받지 않고 실행한 도전적 행동을 한 구성원에게 나이키(Nike) 신발을 선물로 함께 상을 부여하고 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이러한 도전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실패한 사람에게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베조스는 “일이 실패하거나 잘못될까 두려워 일일이 상사의 허락을 받는 것이 때로는 적절한 예방책이 될 수는 있지만, 잘못하면 상사의 허락을 마냥 기다리다가 병에 걸려 죽는 것만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구성원들이 조직의 위
계의 힘에 위축되지 않고 의미 있는 아이디어는 과감히 제안하고 도전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최근 창의성이 경쟁력의 중요한 원천으로 부각되면서, 구성원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기 위해 장치(사내 인트라넷 등)를 마련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구성원들이 사내 인트라넷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등록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라는 평가가 많은 듯 하다. 아이디어가 흐를 수 있는 통로는 만들어 놓았으나, 정작 아이디가 흐르지 않는 셈이다. 글로벌 혁신 기업들의 예에서 보듯이, 구성원의 생각과 아이디어에 대해 조직이 귀 기울여 들어주고, 좋은 아이디어에 대한 인정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힘들지만 새로운 생각을 하고, 그렇게 생각한 것들을 말하게 될 것이다.

연결 - 다양성의 연결로 혁신을 가속화한다

글로벌 혁신 기업들은 구성원들의 다양한 생각과 관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다양한 구성원들이 긴밀하게 연계되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즉, 다양한 직무, 지역, 사업에서 일하더라도, 온라인 및 오프라인상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혁신의 질을 높이고 있다.

한자리에 모여 다양성을 경험하는 그라운드를 만든다

3M은 구성원들이 다양한 관점이나 아이디어를 공유 및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3M 내부에는 특정 주제에 대해 공통의 관심을 보유한 연구원들이 공식·비공식적으로 모여,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모임이 활발하다. 예컨대, 프로젝트 관리, 나노테크놀러지, 생명과학, 제품 디자인 등 30여개 이상의 주제와 관련한 모임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연구원들의 자체적인 모임인 테크포럼(Tech Forum)도 다양한 사람들의 연계를 통해 집합적 창의성을 촉진하는 자리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매년 세계 각국 현지에서 근무하는 3M 연구원들은 일종의 심포지엄을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서 그간의 R&D 연구성과를 발표 및 공유하고 우수 연구활동에 대한 시상도 한다. 특히, 테크포럼에서는 3M의 6개 주요 사업 영역과 관련된 신제품, 신기술, 개발 중인 기술 등을 약 60여 개의 전시회를 열어 공유하는데, 연구원들은 이러한 전시회에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기술플랫폼들의 최신 동향을 이해하고 사업간의 상호협력도 모색할 수 있다고 한다.

지리적 근접성을 통해 협력을 촉진한다

최근 협력을 통한 혁신을 촉진하는 일환으로서 다양한 구성원들이 보다 가까이 일할 수 있도록 ‘지리적 근접성(Geographical Proximity)’을 고려하여 사무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부각되고 있다. 이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보다 가까이 있을 때에, 이를 통해 창조적 아이디어의 재창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픽사(Pixar)의 CEO로 재직할 당시, “최고의 회의는 우연히 일어나는 회의이다”라고 말하면서, 구성원들이 오며 가며 자주 마주치며 대화하는 것이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였다. 이에 Pixar 본사의 중앙에 아트리움(Atrium)이라는 건물을 배치하고, 이를 중심으로 다른 건물(사무실) 둘러싼 형태로 배치함으로써, 아티스트, 작가, 컴퓨터엔지니어 등 모든 구성원이 서로 지나가며 자연스럽게 대화하도록 유도하였다. 특히, 많은 구성원들이 아트리움에 자주 찾아오도록 만들기 위해, 화장실, 회의실, 카페테리아, 커피숍, 기념품 가게 등을 아트리움에 배치하였다. 처음엔 구성원들이 모든 시설이 한 곳에 몰려 있는 것이 불편하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화장실을 가거나 음료수를 마시러 가면서 동료들과 자주 마주치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머리 속에 싸매고 있던 고민들을 해결하게 되면서 차츰 이러한 통합적 건물배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산업, 기술, 제품의 융복합화가 확산되면서, 다양한 사람과 부서가 생각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이 혁신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요즈음 많은 기업들은 협력적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다양한 구성원들이 상호 긴밀하게 일하면서 더 큰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협력적으로 일하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실질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모든 기업들은 혁신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성공적인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혁신에 필요한 기술·제품 측면에서의 역량을 갖추는 것뿐만 아니라, 일하는 방식 역시 혁신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최고의 제품 및 서비스 창출을 위해 혁신과 관련된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여 일 하고, 또한 일하는 과정에서도 구성원들이 창조적이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드는 데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일하는 방식이 혁신에 걸맞게 이루어질 때, 기업의 혁신 역량도 키울 수 있으며, 구성원의 혁신에 대한 몰입과 열정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최병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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