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쏟아지는 소셜 데이터에 대한 기대 지나치게 부풀려진 상태일 수도’
LG경제연구원 ‘쏟아지는 소셜 데이터에 대한 기대 지나치게 부풀려진 상태일 수도’
  • 황혜정 연구위원
  • 승인 2012.07.22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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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상에 쏟아내는 소비자들의 의견이 쌓이면서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분석과 활용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기대치와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 북 등 SNS에는 소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넘쳐나기 때문에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IT분야의 리서치 회사인 가트너의 부사장 칼 클런치(Carl Claunch)는 “기업들은 통찰력을 얻기 위해 소셜 사이트와 비정형 데이터를 포함한 여러 정보 소스에 대한 검색 작업을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소셜 분석(Social Analytics)이 주목 받고 있다.

가트너는 소셜 분석을 ‘소셜 웹상에 있는 사람들, 주제, 브랜드 그리고 생각 등에 대한 상호 교류와 연합의 결과를 수집, 측정, 분석하여 해석하는 프로세스’로 정의하고 있다. 즉, 소셜 웹상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일정 패턴과 의미를 찾아내는 일종의 데이터 마이닝이다. SNS상에서 소비자들이 생성하고 있는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는 지금까지 읽지 못한 사회 트렌드와 소비자의 생각을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다. SNS에서 생성되는 엄청난 양의 소비자 데이터는 잘 활용 한다면 기업에게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이를 인지한 일부 기업들은 발 빠르게 소셜 분석을 마케팅 등에 활용하고 있다. 소셜 데이터는 분명 새로운 가치를 가지고 있으나 이를 분석해서 활용하는 소셜 분석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소셜 데이터의 가치

작년 한 해 전 세계의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 등에서 새로 생성되거나 복제된 정보량은 1.8제타바이트(11조 8000억 기가바이트)를 넘어섰다. IT기술 발달에 따라 인터넷과 모바일 등 온라인 공간에서의 활동이 보편화되면서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가 쌓여가고 있는 것이다. 소셜 데이터는 사람들이 SNS 등 온라인에서 자발적으로 생성하는 데이터이다. 이는 기존에 소비자 이해의 전형적인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소비자 리서치 데이터 대비 새로운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를 데이터의 특성과 활용 측면에서 살펴본다.

데이터의 특성 : 자발적·오피니언 데이터

지금까지 소비자 의견을 듣기 위해 사용해 왔던 소비자 리서치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사자의 편견이 개입될 여지가 많았다. 또한 응답자가 사회적 정당성 혹은 일관성을 위해 자기 의견을 있는그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지적되어 왔다. 소셜 데이터는 어떤 개입도 없는 독립적인 상황에서 본인의 생각을 자발적으로 기록한다.

자연스러운 맥락(Natural Context)에서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의견을 진솔하게 표현함으로써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소비자 행동을 관찰하거나 기록하여 통찰력을 얻었던 효과를 온라인 상에서 얻을 수 있는 소위 ‘Digital Ethnography’의 특성을 가질 수 있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인 TNS의 디지털 라이프 조사 결과에 의하면 한국인들은 온라인에서 자신의 감정을 더 잘 표현한다(78%)고 한다. 소셜 데이터의 가치는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생각과 행동에 대한 자신의 궤적을 남김으로써 ‘더 진심에 가까운’ 소비자 의견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소셜 데이터가 가지는 또 다른 가치는 ‘오피니언’ 데이터라는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텍스트 정보는 크게 ‘팩트’와 ‘오피니언’ 이라는 두 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팩트는 세상에 존재하는 객체에 대한 객관적인 진술이고 오피니언은 사람들의 감정이 담긴 의견 또는 인식을 반영한 주관적인 진술이다. 지금까지 팩트에 대한 데이터는 많았으나 오피니언에 대한 데이터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IT 기술의 발달과 소셜 미디어의 확산으로 인해 소비자의 오피니언 데이터가 풍부해졌다. 수 많은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자신의 평가, 감정, 태도 등의 오피니언을 온라인 공간에 기록하는 것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오피니언이 담긴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가 분석할 수 있는 디지털 포맷으로 생성되고 있다. 기업에서는 매력적인 가치가 아닐 수 없다.

데이터 활용 : 실시간·과거 추적

소셜 데이터를 활용할 때 ‘실시간 감지(Real Time Sensing)’가 가능하다는 것은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큰 이점이다. 예를 들어 자사 제품에 대한 온라인 상에서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이슈가 감지되면 신속히 대응할 수도 있고, 신제품을 출시한 후 초기 이용자의 SNS 상의 의견을 수집하여 초기 반응을 비교적 신속히 파악할 수도 있다.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제품의 경우라면 신제품 출시 전에도 소비자 반응을 파악하여 마케팅에 이용할 수도 있다.

일례로, 코카콜라는 시스모스(Sysmos)라는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해 세계 각국의 트위터 이용자들이 올리는 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 트위터 분석은 세계 각지의언어별 분석을 통해 각 국가별 코카콜라 브랜치로 정보가 제공되고 모니터링을 통해 갑자기 비우호적 정보가 급증한 국가나 지역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하는 등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도 작년에 출시된 한 스마트폰은 출시 한 달 전에 소비자들이 어떤 의견들을 보이는지 버즈 분석(Buzz Analysis)을 통해 소구점으로 내세웠던 듀얼 코어로 인해 배터리 시간이 짧을 것이라는 우려 사항을 캐치하고 이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기도 하였다.

소셜 데이터를 이용하면 기업에서 알고자 하는 관심 있는 어떤 대상에 대한 소비자 의견의 과거 추적(Tracking)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과거의 어떤 대상에 대해 그 당시의 소비자 생각이 어떠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어려웠다. 그 당시에 그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셜 데이터는 SNS 상에 소비자들이 남겨놓은 궤적들로 인해 과거 추적이 가능하다. 국내 한 식품 회사는 SNS에 언급되는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식문화 트렌드 와칭을 통해 새로운 제품 기회를 포착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소셜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가치들은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으나 현재 단계에서 소셜 분석은 몇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소셜 분석의 한계

첫째, 데이터의 수집 대상이다. 현재 소셜 분석 업체들은 데이터의 대부분을 트위터에서 수집하고 있다. 트위터는 공개성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수집이 쉽기 때문이다. 소셜 분석 업체들은 트위터 외에 블로그, 카페, 유투브 등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한다고는 하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례로 사용자가 많은 페이스 북에서 비공개 설정을 해 놓은 데이터는 가지고 올 수 없고 원칙적으로도 수집을 금지하고 있다.

수집 대상의 제한은 분석 결과의 편향성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트위터는 젊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고 대도시 위주로 사용자가 편중되어 있어 전체 의견을 대변한다고 하기 어렵다. 현재 해외 소셜 분석 시장은 데이터 통합 시스템을 보유한 전문 글로벌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존 온라인 포털 및 검색 서비스 업체 등에서 소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데이터 수집 범위가 제한적 이다. 궁극적으로 소셜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은 온라인 상에서 대화가 발생하는 모든 범위를 분석 대상으로 포괄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의 현실은 모든 소셜 미디어를 포함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둘째, 분석의 정확도 문제이다. 현재 소셜 분석은 주로 오피니언 마이닝(Opinion Mining) 혹은 감성 분석(Sentiment Analysis)이라는 자연어 처리 방법을 통해 소비자의 의견을 분석한다. 이는 트위터나 블로그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생성된 의견에서 소비자들의 동향, 감성적 의견, 평가, 태도, 감정 등 주관적인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다. 각각의 문장에서 어떤 객체에 대해 언급된 속성과 구성 요소의 추출을 통해 이것이 긍정인지 부정인지 중립인지를 결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실제 사람도 파악할 수 없는 문장을 기계가 파악하여 문맥 내에서 긍정, 부정을 정교하게 가리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대화의 복잡성은 정확도를 높이기 어렵게 만든다. 똑같은 단어라도 문맥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어는 반어법이 발달되어 있어 긍정과 부정, 중립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현재까지는 트위터 위주의 분석으로 140자라는 짧은 텍스트 안에서 분석함으로 상대적으로 그래도 용이했으나 소셜 분석이 기업의 기대치를 만족시키려면 텍스트에 녹여 있는 감성이 전후 문맥과 상황을 종합하여 정교한 수준에서 분석될 수 있도록 감성 분석 기법이 충분히 성숙될
필요가 있다. 현재 주로 하고 있는 감성 분석 이외에 소셜 네트워크 분석, 소셜 필터링 등 전문화된 분석 기법을 포함하는 다양한 기법으로의 확장도 필요하다.

과도한 기대의 정점에 있는 소셜 분석, 기업이 제대로 활용하려면

가트너는 IT혁신이 확산되는 양상을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이프 사이클은 시간의 경과에 따른 기술의 성숙도(x축)와 업계에 회자되는 가시성(y축)을 이용해 기술의 진화를 설명한다. 과대 광고를 뜻하는 하이프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신기술 등장 후 과장과 부풀려진 기대가 최고 정점에 달했다가(2단계) 거품이 꺼지고(3단계), 다시 서서히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면서 (4단계) 널리 퍼진다(5단계)는 것이 이 모델의 주장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소셜 분석은 현재 2단계인 ‘과도한 기대의 정점’에 위치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소셜 분석 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다. 빅 데이터의 화두와 맞물려 소셜 분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검색 엔진업체, 데이터 추출 업체부터 이동통신사까지 앞다투어 소셜 분석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상반기까지는 정치 관련 이슈로 소셜 분석 활용도가 높았고 연말 대선을 앞두고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부터는 기업에서의 활용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케팅 부문에 IT 기술이 적용된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90년대 후반에 큰 인기를 끌었던 CRM이 대표적인 예이다. 기업들은 CRM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실질적으로 큰 효과를 거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였다. 소셜 분석 역시 한 때의 기대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과도한 기대에 가려져 있는 한계를 인지하고 기업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먼저 소셜 분석업체들은 소셜 데이터 분석 결과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데이터 수집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셜 분석에 대한 기대가 최고치에 달했음에도 기술은 아직 미성숙한 상태로 있는 소셜 분석 기법들을 발전시켜 분석의 정확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양적 성장만큼의 질적 성장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에서는 소셜 데이터를 분석 및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마케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IBM이 2011년에 전 세계 CMO약 1,7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연구 보고서 ‘IBM 글로벌 CMO 스터디’ 에 따르면 CMO의 56%는 소비자가 온라인 상에서 생산해 내는 비구조적 데이터에서 가치 있는 통찰을 포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는 분석하고 활용 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금맥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단지 잡동사니일 뿐이다. 데이터 분석에 대한 전문 지식과 마케팅에 대한 지식을 겸비하지 않으면 SNS상에서 넘쳐나는 데이터를 엮어서 의미 있는 맥락과 스토리를 만들어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 한쪽만의 지식으로는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 비정형화된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추출하고 통찰력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분석 역량과 마케팅 지식 역량을 동시에 갖춘 인력이 필요하다.

경영진들의 데이터에 대한 가치 인식의 개선도 요구된다. 2010년 미국 MIT 슬로언스쿨과 IBM은 의사 결정을 할 때 직관과 분석 중 어느 쪽에 더 의존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108개 국가 30개 업종의 경영진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영 성과가 높은 기업들은 의사 결정에 분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성과 기업들은 저성과 기업에 비해 의사 결정을 할 때 직관보다는 분석에 근거를 두는 비율이 5.4배 이상 높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기업에서는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 보다는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직관에 의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소셜 분석이나 요즘 널리 회자되고 있는 빅 데이터는 거대한 정보 경영(Information management)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경영층과 실무진의 데이터에 대한 가치 재인식이 필요하다.

정보를 분석하는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의사 결정 과정의 모든 측면에서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하고 폭넓은 인식과 이해는 기업 성과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현재 소셜 분석이 가지고 있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소셜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으로 보았을 때 이는 기업에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새로운 장임은 분명하다. 이전보다 좀 더 나은 질의 데이터로 좀 더 나은 소비자 이해를 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제대로 확보하고 축적해서 분석하는 것의 가치는 급속도로 커질 것이다.

소셜 분석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급증하고 있으나 소셜 데이터는 소비자를 이해하는 데이터 중 하나이고 소셜 분석도 소비자를 이해하는 도구 중 하나이다. 이전보다 데이터의 질과 분석 기법이 발달하였으나 아직 발전시켜야 할 부분들이 많고 편향된 정보를 만들어 낼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경쟁사보다 ‘먼저’ 또는 최소한 뒤지지 않게 서두르기 보다는 현재 소셜 분석이 가지는 한계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내부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와 인식이 갖추어져 있는지를 먼저 따져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LG경제연구원 황혜정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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