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셰일가스가 일으킬 글로벌 에너지·산업 지형 변화’
LG경제연구원 ‘셰일가스가 일으킬 글로벌 에너지·산업 지형 변화’
  • 이지평 수석연구위원
  • 승인 2012.07.31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셰일가스의 확대는 화석연료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원을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보다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석유 및 가스 자원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 노력의 중요성은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 중동지역 석유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 미국의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 약화 가능성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 이로 인한 중동지역의 강대국 역학관계의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셰일가스는 기존 자원 수출국보다 미국, 중국, 유럽 등 공업 강국의 매장량이 많고 개발도 이들 지역에서 먼저 추진되고 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흐름의 리밸런스가 진행되고 세계 에너지 산업 지도도 바꿀 가능성이 있다. 중동에서 북미로의 에너지 흐름이 약화되고, 중동-아시아, 러시아-아시아의 에너지 연계성이 상대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양적인 측면에서나 가격적인 측면에서나 천연가스의 안정적 조달여건은 호전되겠지만 천연가스 생산국과의 조달가격의 상대적인 격차는 계속되고 중국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같이 미국, 중국 등 거대 경제강국들이 저렴한 에너지 생산국이 됨으로써 중화학공업의 글로벌 입지 환경을 변화시키고 제조거점의 재배치 압력으로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를 원료로 이용하는 석유화학뿐 아니라 철강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서의 미국 제조업의 입지 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점차 중국으로도 확대될 것이다. 한국 산업에는 셰일가스 확산이 한편으로는 도전적인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원재료와 원료 가격 격차를 해소할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서의 생산공정의 혁신과 고부가가치 품목 확대 등 경쟁력 강화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셰일가스 확산의 의미와 잠재력

세계의 천연가스 가채매장량을 순식간에 2배 정도 확대시키고 에너지 산업에 충격을 준 셰일가스에 대한 관심이 에너지 산업 이외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생산량을 확대시킬 수 있게 된 셰일가스는 에너지 시장뿐만 아니라 화학 등의 중화학공업 분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미국, 캐나다의 천연가스 고갈이 멀지 않는 것으로 예상되었었다. 미국이 다른 대륙에서 대량으로 가스를 수입해 석유에 이어 가스의 해외의존도가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셰일가스 생산의 확대로 인해 미국이 오히려 가스 수출국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셰일가스 생산 확대로 인해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미국의 전력 생산에 천연가스의 비중이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저렴한 에탄을 활용한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으며 일본의 화학기업인 클레하나 스미토모 베크라이트도 셰일가스 관련 사업 기회를 잡기 위해 미국에 신규 화학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셰일가스가 가진 이러한 경제적 파장은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에너지 자급도가 높아짐에 따라 미국이 중동지역 등에 개입하는 데 따른 코스트를 절감하려는 유인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미국에 이어 세계 각국에서 셰일가스 개발이 확산될 경우 천연가스 대국인 러시아의 동구 등 유럽 각국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정학적 변화가 동아시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견기업이 개척한 셰일가스의 대규모 사업화

셰일가스는 기존의 천연가스와 성분이 크게 다르지 않다. 90% 정도가 메탄이고 소량의 에탄과 프로판 등을 함유하고 있다. 유기물이 화석 상태에서 이동, 농축, 저장된 일반적인 천연가스와 달리 콘크리트와 같이 단단한 혈암(Shale) 층에 흩어져 있어서 채굴하기 어려운 것이 셰일가스다. 셰일가스는 매장량이 많은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대부분 지하 1,000~3,000m의 깊은 셰일 층에 있기 때문에 최근까지도 거의 개발되지 못했다. 일반적인 석유나 가스는 보다 부드러운 지층에 있어서 수직으로 파이프만 연결하면 압력 차이 때문에 지상으로 분출되지만 셰일가스는 암석을 깨고 채굴해야 하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서 이러한 셰일가스를 개발하기 위한 기술이 미국의 중견 자원기업에 의해 개발되고 셰일가스의 생산이 가능해졌다. 생산을 가능케 한 기술은 대략 3가지이다. 하나는 수직으로 굴삭한 후 셰일층에 따라서 수평으로 채굴하는 기술, 둘째, 수압으로 암석을 분쇄하고 가스 통로를 만들고 가스의 통로가 다시 막히지 않도록 통로를 지지할 모래(합성수지로 코팅하기도 함), 세라믹 등의 재료를 삽입하는 수압파쇄 기술, 셋째 지진파를 이용해서 지층의 3D 데이터를 분석하여 수압파쇄 방향을 조정하는 등 효과적인 채굴 방안을 강구하는 기술 등이다.

수평채굴의 경우 2007년 기준으로 1,000~2,000m의 수평구간에서 수압을 가할 수 있는 장치가 4~8개 정도 설치되었지만 2010년에는 3,000m의 구간에서 20개 정도의 장치를 장착하여 하나의 채굴 지역에서 보다 많은 셰일가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며, 현재는 30개 이상 설치되기도 한다.

이러한 셰일가스의 개발 및 생산 기술은 한번의 큰 기술혁신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Mitchell Energy and Development사(Devon Emergy가 매수·합병)가 수압파쇄 활용기술을 확립하고 Devon Energy가 수평채굴 기술을 도입하고 Chesapeake, Anadarko, XTO Energy 등 기타 중견 개발업자가 제조업체처럼 현장 노하우를 연마해 나가면서 생산을 확대시킨 결과이다. 미국의 지하자원은 국가가 아니라 토지 소유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중소형 개발이 활성화된 측면도 있다.

중견 자원개발 사업자가 각 토지 소유자들에게 토지를 임차하고 셰일가스를 소규모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노하우가 축적되고 생산이 확대되었다. 채굴하기 어려운 비전통자원 개발에 대한 세제상의 혜택도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었다. 정부도 대기업도 아닌 민간 중소기업 주도로 셰일가스 혁신의 성과가 창출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로 인해 BP, 엑슨모빌 등의 거대 석유자본도 이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함으로써 셰일가스 혁명이라고 할 정도의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엑슨모빌이 2010년에 41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XTO Energy를 매수한 데 이어 Chevron, Shell 등이 중견 개발 사업자들이 확보했던 셰일가스 광구를 매입해 왔다.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스미토모상사 등 일본 종합상사들도 북미 셰일가스 프로젝트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거대 LNG(액화천연가스) 수출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미국 이외로 셰일가스 생산 확대에는 시간 소요

셰일가스의 매장지는 미국 이외에서도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개발된 채굴 기술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에너지 정보처(EIA)의 조사(위탁조사, 32개국, 48개 셰일가스 퇴적분지를 조사)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셰일가스 매장 지역은 전통가스 매장량이 많은 중동지역보다도 북미, 중국,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 널리 분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낮으면서 천연가스 소비 지역이기도 하는 공업국가에도 셰일가스 매장량이 많기 때문에 셰일가스는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세계최대의 셰일가스 매장 지역으로 알려진 중국의 경우 EIA가 높게 평가한 사천성의 분지에서 국영기업인 CNPC가 Shell과 함께 탐사 활동을 개시했다. 또 다른 중국 국영기업인 Sinopec도 BP와 함께 중국 남서부 지역에서의 탐사를 시작하고 있다. 중국 정부로서는 중국기업에게 개발권을 주고 부족한 기술을 보완하기 위해 외자계 기업을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2009년 11월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셰일가스 협력 방침을 확인했으며, 미국의 셰일가스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에 구미 기술을 도입하면서 2020년까지 연간 600억~1,000억 입방미터의 셰일가스를 생산하겠다는 중기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계획은 2015년까지 셰일가스 자원의 평가와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중국의 지질 조건에 적합한 셰일가스의 탐사, 개발, 생산 기술을 완성하고 중요한 설비에 관해서도 자주개발한 후 2015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개발·생산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는 2016~2020년까지의 제13차 5개년 계획 기간 중 셰일가스 생산을 본격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셰일가스의 개발에는 대량의 물을 필요로 하는 데 중국의 물 부족 문제라는 셰일가스 개발의 장애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이다.

물론, 중국정부의 계획대로 셰일가스가 실제로 개발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다. 때문에 중국은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스탄의 전통 가스를 수입하는 파이프라인을 늘려 수입량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유럽의 경우 폴란드, 프랑스 등이 매장량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미국처럼 지층 구조에 맞는 개발 기술을 발전시켜야 할 과제,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과제 등이 있다. 프랑스의 경우 수도 파리가 포함되어 있는 북부 지역의 셰일가스층의 개발에 부정적이어서 오일 메이저 기업 중 하나인 토탈이 남부 지역의 매장량 등의 평가에 나서고 있는 정도이다. 폴란드의 경우 러시아산 전통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 셰일가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나 엑슨모빌이 탐사 후 채산성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사업에서 철수한 상태다. 폴란드 국영기업 중심의 탐사 및 개발은 계속 모색되고 있다. 엑슨모빌은 헝가리의 셰일가스층 탐사에도 실패한 바 있다. 유럽의 경우 환경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자원기업들이 유럽의 셰일가스층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개발 및 생산 기술을 축적하는 데에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셰일가스 확산의 파장

미국의 대규모 천연가스 수출은 어려울 듯

셰일가스의 자원량 측면에서의 잠재력, 미국에서 개발된 채굴 기술의 세계적 확산 추세를 고려하면 향후 세일 가스가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개발 현장의 상황을 고려할 경우 미국에서 확립된 셰일가스 채굴 기술을 다른 국가의 광구에 적용시키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이 향후 얼마나 천연가스를 수출할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을 크게 기대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미국이 대규모 가스 수입국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수정되었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가스 순수출의 확대 전망도 불확실하다. 전통가스의 생산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셰일가스의 생산이 이를 보충하면서도 대규모 수출 여력을 갖는 것은 미국으로서도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 정보처(EIA)는 2012년 전망에서 미국이 2022년에 천연가스 순수출국이 되겠지만 순수출량(수출-수입)은 2035년에도 미국 소비의 5%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영국의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는 시나리오 전망(2012.1) 4가지 중 3가지에서 미국은 가스 순수출국이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대 수출 확대 시나리오에서도 순수출량이 2016년에 연간 1천만톤 수준에 머물다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21년에는 미국이 다시 가스 순수입국이 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셰일가스는 자원량이 많은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여전히 채굴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EIA는 기술적으로 채굴이 가능한 미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을 2012년에 2011년 대비 42% 하향 수정했다.

셰일가스와 같은 비전통자원은 생산이 시작되고 생산량이 정점에 도달한 후, 생산량이 감소하게 되는 생산 감퇴율(減退率)이 높은 편이다. 셰일가스 개발 현장에서는 이러한 감퇴율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이 계속되고 있으나 한계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기술체계를 기반으로 한 공법에서는 아무리 응용기술을 개선하더라도 한 개의 광구에서 생산량을 계속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가스 순수입량(수입-수출)이 2011년에 3,370만톤에 달한 미국이 이러한 자원 현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해서 자국의 셰일가스를 해외로 쉽게 수출하려고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는 10개 이상의 LNG 수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지만 확실히 허가된 것은 한국 등 FTA 체결국용 1,600만톤/연 뿐이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에너지 안보를 강조해 왔으며, 저렴한 에너지를 미국 제조업에서 활용 하자는 인식이 강하다. 야당인 공화당의 경우도 에너지 안보를 중시하는 자세에는 큰 차이가 없다. 미국은 한때 세계최대의 석유 생산 및 수출국에서 세계최대의 수입국으로 전락하여 중동의존도의 상승에 고전하고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자국산 에너지에 대한 보호 의지가 강하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가스 비중 상승 가능성

각국에서 셰일가스 개발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셰일가스 개발 및 생산 과정에서의 환경 오염 문제의 해결이 과제가 된다. 셰일가스 생산량의 확대와 함께 심화되고 있는 환경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친환경 공법의 도입이 셰일가스의 생산 코스트를 상승시킬 문제도 있다. 셰일가스 생산에 따른 환경오염은 채굴과정에서 화학물질을 첨가한 물을 대량 사용해 지하수를 오염시킬 우려, 수자원의 낭비 및 오염 수 처리의 어려움, 채굴 과정에서의 메탄가스 발생, 수압 파쇄로 인한 미세 지진 유발 등의 문제가 있다. 물론, 사용하는 화학품 등을 교체하거나 지하수 오염 방지에 주력하는 등 관련 공법의 개선 노력이 진행되고 있고 사용하는 화학품 성분 공개 등 지역사회와의 합의 도출에도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제들로 인해 단기적으로 셰일가스 생산이 급속히 확산되기는 어려운 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점차 극복되어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셰일가스 생산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전체 에너지 중에서 가스의 비중은 높아질 전망이다.

IEA는 지난 5월에 낸 보고서(The Golden Rules Case and its counterpart, 2012. 5)를 통해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기술적 대응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하면서 셰일가스 개발 과정에서의 적절한 환경 규제와 투명성의 확보 등으로 공동체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IEA는 이러한 조건이 충족될 경우 셰일가스 생산 확대로 전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이 2035년까지 2010년 대비로 57% 확대되어 석탄을 추월하게 되고 석유에 이어 2번째의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는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다만, IEA의 이러한 천연가스 골든룰 시나리오의 경우에도 2020년까지는 천연가스의 에너지 비중이 2010년 대비로 1% 포인트 상승한 22%에 그치고 가스 시대가 본격화되는 시기는 2020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 이후 가스 시대의 본격화로 인해 천연가스의 비중은 2035년에 3%p 상승한 25%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EIA, IEA 다 중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IEA의 골든룰 시나리오에서 중국의 가스 생산량은 셰일가스의 확대에 힘입어서 2010~2035년 평균 6.6%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가스 생산량은 2035년에 중동지역 전체의 60%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미국은 셰일가스가 늘어나지만 전통가스가 감소하기 때문에 전체 가스 생산 증가율은 1.2%에 그치며, 서유럽의 경우 셰일가스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통가스 생산 감소로 전체 가스 생산량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타이트오일, 셰일오일의 개발 촉진

셰일가스 생산의 확대는 석유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셰일가스 생산 과정에서는 콘덴세이트(Condensate)라는 천연 휘발유가 함께 나온다. 가스 가격 하락으로 유가와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셰일가스 개발 현장에서는 콘덴세이트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셰일가스 생산업체들은 기존의 Dry Gas전보다도 콘덴세이트가 보다 많이 산출되고 수익성이 좋은 Wet Gas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셰일가스의 개발은 채굴하기 어려웠던 비전통 석유의 생산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가능성이 있다. 셰일가스를 생산할 때 셰일층 등에 있는 타이트오일(Tight Oil)이 함께 생산되고 한다. 타이트오일은 셰일오일(Shale Oil)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암석 형태인 오일 셰일(Oil Shale)을 채취, 파쇄, 가열·분해 처리하여 합성 석유로 만드는 셰일오일과 달리 타이트 오일은 이러한 가공 처리가 필요 없는 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개념적으로 셰일오일과 구별된다. 가스 가격의 하락 속에서 생산 코스트가 배럴당 40~60달러 수준인 타이트 오일은 석유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고수익을 기대할 수가 있어서 셰일가스 생산업자들이 셰일 층에서 같이 나오는 타이트 오일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최근의 셰일가스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셰일가스보다도 타이트오일의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셰일가스 광구 평가에서도 콘덴세이트의 산출 가능성과 함께 매장된 타이트 오일의 자원량이 중시되고 있다.

EIA에 따르면 미국의 타이트 오일 생산량은 2010년 40만b/d에서 2012년 5월에 54.5만b/d로 확대되었고, 2012년 중에는 미국의 전체 생산량의 12%에 해당하는 72만b/d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었다. EIA는 지난 6월에 처음으로 타이트 오일에 대한 공식적인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타이트 오일의 생산량이 계속 확대되고 2029년에는 133만b/d로 정점에 도달한 후 2035년에 123만b/d로 감소할 것이라는 수치를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미국의 전체 석유생산량의 20% 정도가 되기 때문에 수급환경에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의 자원개발 현장에서는 셰일가스 개발의 성공으로 비전통자원 개발에 도전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타이트 오일의 개발이 보다 방대한 매장량을 가진 셰일 오일의 개발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정부의 국가석유자문회의는 작년에 낸 보고서(Prudent Development, National Petroleum Council, 2011.9)에서 2035년에 북미 지역의 석유생산량이 콘덴세이트, 타이트오일의 생산확대로 2011년의 4배인 하루 2,200만 b/d에 달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이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생산량의 2배 이상이 되는 규모이다. 이러한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전망이라기 보다 희망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할 수 있으나 적어도 상당규모의 원유증산이 예상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와 같이 어렵게 느껴졌던 셰일가스의 개발이 실현됨으로써 방대한 매장량을 가진 셰일 오일 개발이 본격화되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는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석유수입은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셰일가스 및 타이트 오일의 개발 확대와 함께 최근 눈에 띠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에 힘입은 가스 자원의 자립화와 함께 해외석유 의존도를 줄여나갈 가능성이 있다. 결국, 셰일가스 생산 확대의 충격이 일부에서 우려되었던 세계석유 생산 증가의 한계점(피크오일)의 도래시기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린혁명에 대한 부정적 효과는 한정적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확대, 타이트 오일 및 셰일 오일 개발 확대는 경합하는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을 둔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셰일가스 생산이 선행적으로 확대된 미국에서는 그린 산업에 대한 영향이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5년 이후 매년 40%를 넘었던 미국의 풍력 발전 용량 증가율이 2010년에는 14%로 둔화했다. 풍력 발전의 증가세 자체는 유지되고 있지만 셰일가스와의 경합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셰일가스의 확대가 재생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첫째, 셰일가스 채굴과정이 친환경적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셰일가스 개발이 확산될 경우 그린 에너지에 대한 개발 요구는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셰일가스를 이용해서 기존의 석탄 화력 발전소를 가스 발전소로 교체할 경우 미국과 같이 지구온난화 가스의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다. 화석연료를 연소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보면 미국의 경우 2007년이 피크였으며, 2011년에는 2007년 대비로 9.2% 감소해 셰일가스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셰일가스는 일반 천연가스처럼 연소 과정에서는 오염이 적지만 개발 과정에서 막대한 메탄가스를 유출하고 각종 화학물질로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며, 수압파쇄 공법 등에서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다. 미국 코넬대학교의 Robert Howarth 교수에 따르면 셰일가스가 전체 공급 사슬에서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탄화력 발전을 능가할 것으로 시산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극단적인 것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이나 중국이 향후 신재생 에너지보다 셰일가스를
집중적으로 개발할 경우 지구환경 오염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할 가능성은 있다. 그럴 경우 국제적으로 그린 에너지에 대한 개발 요구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생산 코스트 하락으로 경쟁력 있는 신재생 에너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 산업은 이미 거대한 규모로 발전한 상태이다. 2011년의 세계전체 발전량에서 태양과 풍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는 원자력을 능가하였다.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각국 정부, 기업의 투자로 대량생산에 따른 비용 절감 - 이에 따른 수요 확대 - 양산효과로 인한 기술혁신과 비용 절감이라는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풍력발전은 저렴한 에너지원 중의 하나가 되었으며, 태양광 발전의 코스트도 전력가격이 비싼 지역에서는 소비자용 전력요금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셋째, 세계적인 원자력 기피 현상으로 인한 전력생산 부족분을 대체하는 에너지원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에너지원 중에서 확실하게 후퇴한 것은 원자력이며, 이에는 일본 대지진에 의한 원자력 위기가 작용하고 있으나 각국 정부의 탈 원전 의지가 셰일가스의 확대, 그린 에너지의 투자 지속과 맞물릴 경우 결국 원자력의 부진 현상이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2020년 이후에는 석탄부문의 부진도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IEA도 그린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예상하고 있다. 셰일가스에 대한 환경 문제가 해결되고 중국 등의 전면 개발을 전제로 한 IEA의 골든룰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세계 재생에너지 수요는 건실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골든룰시나리오의 경우도 전세계의 재생에너지는 2035년까지 82.6% 확대, 전체 에너지 점유율은 2010년 13%에서 2020년 15%, 2035년 18%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었다.

화학, 철강, 기계 등 제조업 입지 환경에도 영향

셰일가스 생산의 확대는 제조업의 입지 환경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화학 산업의 경우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저렴한 에탄을 활용해서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공법이 기존의 석유에서 나프타를 만들고 에틸렌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유리해지고 있어서 미국 석유화학 분야에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에서 에탄을 원료로 할 경우 서유럽지역에서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설비에 비해 40% 이상 코스트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우케미컬은 40억 달러를 투자하여 텍사스 Eagleford에 연산 150만톤의 세계 최대급 에틸렌 생산 공장을 2017년에 가동할 예정이다. 다우케미컬은 셰일가스를 활용한 미국 석유화학의 국제경쟁력이 중동 다음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해외에 치중했던 투자전략을 미국으로 돌리고 있다. 그 밖에 Shell이 100만톤, Chevron이 120만톤급의 대형 석유화학 단지 건설에 나서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지난 6월 보고서(세계 석유화학제품의 향후 수급동향 2003~2016, 2012.6.5)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화학 산업은 2017년까지 에틸렌 생산량 기준으로 연간 700만톤의 생산능력의 확충이 계획되고 있으며, 이것이 실현될 경우 미국 석유화학의 총 생산 능력은 2010년 대비로 27%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미국 내 수요는 2010~2016년 기준으로 11% 정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미국 석유화학의 수출여력은 2016년 경에는 에틸렌 기준으로 2배 정도 늘어난 700만톤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셰일가스 개발이 미국 이외의 중국, 유럽으로 확산되고 이들 국가에서도 셰일가스를 활용한 화학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경우 이러한 자원 이점이 없는 한국, 일본 등의 화학 산업의 경쟁력이 상대
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유럽의 셰일가스 생산량 전망은 골든룰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기존 전통가스 생산의 감소분보다도 약간 적을 것으로 보여 큰 위협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2015년 이후에 중국의 셰일가스 생산이 본격화되면 셰일가스의 대규모 생산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2020년 전후에 석유화학 산업에 구조적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철강 산업에서도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저렴한 셰일가스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생산 코스트 하락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US스틸은 미국내 공장에서 셰일가스를 활용하기 위한 설비 교체에 나서고 있으며, 누코아사는 7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천연가스를 이용한 철강생산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미국 철강 업계는 셰일가스 등 비전통자원 개발 확대에 따라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굴삭용 파이프 등의 생산 확대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한편, 기계 산업에서는 석탄화력 발전에서 가스화력 발전으로의 교체에 따라 확대되고 있는 가스 터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독일의 지멘스는 3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기존 공장 옆에 가스 터빈 제조용 신공장을 건설하였다.

이상과 같이 셰일가스 생산 확대는 미국산업에 적지 않는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고 그 영향은 미국과 교역하는 국가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셰일가스 관련 산업의 직접 및 간접적인 고용은 2010년 기준으로 60만명에서 2035년에는 166만명으로 확대되고 경제적 부가가치는 2010년 769억 달러에서 2035년에는 2,3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IHS Global Insight, The Economic and Employment Contribution of Shale Gas in the United States, December 2011).

이러한 제조업에 대한 효과는 미국의 가스 및 석유 수입 감소세와 함께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으며, 글로벌 임밸런스 문제를 완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유라시아 지역에서의 강대국간 역학 관계에도 변화 가능성

셰일가스 생산 확대는 에너지를 둘러싼 세계의 지정학적 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과 함께 타이트 오일을 개발하면서 석유생산량이 회복되고 중동산 석유 및 가스 등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어 미국 입장에서 보면 중동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중동지역이 갖고 있는 전략적 중요성이 에너지 확보뿐만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이 중동지역에서의 군사적, 정치적 영향력을 크게 후퇴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막대한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줄여야 할 입장이어서 에너지원으로서 중요성이 떨어진 중동지역에 미국이 과거처럼 막대한 재정지출을 투입하면서 개입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미군은 이라크에서 철수하였으며, 작년에는 리비아 정변이나 이집트 민주화 사태에도 개입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고 현재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는 시리아 사태에 대해서도 뚜렷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 핵 문제에 대해서는 경제제재 조치를 주도하여 이란 공습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자제를 유도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의 독자 행동을 막지 못하게 될 위험성이 남아 있다.

이러한 중동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약화 추세는 불안정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동산 석유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동지역의 안정을 위한 아시아 각국의 경제적, 군사적 부담의 분담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우 2015년 이후 셰일가스 생산이 확대될 것이나 중동의 석유 등 에너지 자원에 대한 필요성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처럼 중장기적으로는 타이트 오일, 셰일 오일의 개발 가능성이 있지만 중동지역의 석유 및 가스 자원에 대한 수요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셰일가스는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약화, 중국의 영향력 확대 요인으로도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셰일가스의 확대는 유라시아의 지정학적 구조에도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 서유럽의 셰일가스 생산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더라도 세계 가스 생산의 확대로 인해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산 가스 등의 대유럽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는 하락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 동구권 등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가 셰일가스 혁명의 최대 패배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인해 러시아는 동아시아로의 가스 수출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럼은 일본의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과의 공동 사업인 사할린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서 2009년에 연간 1,000만톤급의 LNG(액화천연가스) 생산 시설을 가동했으며, 현재 추가적으로 500만톤 증산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가즈프럼은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일본기업과 연산 1,000만톤의 LNG기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합의하였다. 중국이 셰일가스 개발과 중앙아시아산 가스 수입의 확대에 나서고 있어서 러시아는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로의 수출에 역점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미국 EIA 평가로는 러시아의 셰일가스 매장량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어느 정도의 매장량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러시아는 서부 시베리아에서 셰일가스, 타이트 오일의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Rosneft)는 2013년부터 미국의 엑슨모빌과 셰일가스 공동 개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에는 전통 가스전이 많다. 코스트가 높은 셰일가스를 개발할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에 서부 시베리아 지역의 석유 생산량 감소를 만회할 타이트 오일 개발을 목적으로 셰일가스층의 탐사 및 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도 자원수출 의존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서부 시베리아, 극동 등 6개 지방에서 석유화학 단지를 건설할 계획으로 있으며, 석유 및 가스를 가공하여 수출하는 산업구조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수급 개선 효과 있으나 에너지 다각화 노력이 여전히 중요

셰일가스의 확대는 화석연료 자원 고갈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원을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보다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 안정성이 높아진 가스의 사용 비중이 확대되면서 가스를 활용한 열병합 발전이 늘어나고 에너지 효율이 개선되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석유 및 가스 자원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 노력의 중요성은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 중동지역 석유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 미국의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 약화 가능성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 이로 인한 중동지역의 강대국 역학관계의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셰일가스는 가채 매장량이 적지 않지만 유한한 화석에너지 자원이며 채굴효율성, 환경오염 유발 문제 등도 안고 있다. 당연히 에너지 문제에 대한 궁극적 솔루션은 될 수 없기 때문에 대체 에너지에 대한 개발이 위축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셰일가스는 재생에너지의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한 그린에너지 혁명 시대로 가는 과정의 과도기에서 화석연료 부족 현상을 완충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셰일가스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신재생 에너지는 장기적으로는 세계의 에너지 믹스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셰일가스로 촉발되는 글로벌 산업재배치 압력은 한국의 새로운 도전 요인

셰일가스는 기존 자원 수출국보다 미국, 중국, 유럽 등 공업 강국의 매장량이 많고 개발도 이들 지역에서 먼저 추진되고 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흐름의 리밸런스가 진행되고 세계 에너지 산업 지도도 바꿀 가능성이 있다. 중동에서 북미로의 에너지 흐름이 약화되고, 중동-아시아, 러시아-아시아의 에너지 연계성이 상대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양적인 측면에서나 가격적인 측면에서나 천연가스의 안정적 조달여건은 호전되겠지만 천연가스 생산국과의 조달가격의 상대적인 격차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중국 등 천연가스 생산국 들은 낮은 가격의 에너지원을 사용 가능하게 되지만 우리나라는 생산원가보다 물류 비용이 훨씬 많이 드는 LNG(엑화천연가스)를 주로 수입하는 탓에 수입가격 하락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미국, 중국 등 거대 경제강국들이 저렴한 에너지 생산국이 됨으로써 중화학공업의 글로벌 입지 환경을 변화시키고 제조거점의 재배치 압력으로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를 원료로 이용하는 석유화학뿐 아니라 철강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서의 미국 제조업의 입지 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점차 중국으로도 확대될 것이다.

중화학 공업의 제조거점이 기술적 잠재력이 있으면서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재배치됨으로써 이들 산업을 주력산업으로 보유하고 있는 한국경제에는 셰일가스 확산이 한편으로는 도전적인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제조업이 자원 보유국으로 이전되는 흐름에서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산업의 진화를 더욱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원재료와 원료 가격 격차를 해소할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서의 생산공정의 혁신 등 경쟁력 강화노력과 고부가가치 품목으로의 경쟁력 확대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수석연구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