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그룹 정몽원 회장

한라그룹 정몽원(57) 회장이 그룹 주력 계열사인 만도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등기이사 직만 유지한다. 안양한라아이스하키단 구단주에서도 물러난다. 하지만 한라그룹 대표이사 직은 그대로 맡는다.

한라그룹은 30일 만도 신사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한라그룹 자동차 부문 총괄 겸 만도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는 등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정 회장이 만도 대표이사 직을 사임한 것은 만도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라그룹은 최근 건설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오너가 한라건설의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함으로써 건설 부문 난관 극복을 위한 총력 체제를 꾸려 나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라건설 정무현 사장은 건설부문 총괄 겸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됐다. 한라I&C 최병수 사장은 한라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만도 성일모 부사장은 만도 대표이사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으로 승진했다. 만도 김주신 부사장은 만도 최고기술경영자(CTO) 사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방향은 사업 부문장과 CEO의 권한을 강화해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는 것”이라며 “다만 건설 경기가 악화한 만큼 위기 극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뜻에서 정몽원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라건설 이은시 부사장이 한라엔컴 대표이사 사장으로, 배영한 부사장은 한라개발 대표이사 사장으로, 정도경영실 이공희 부사장은 사장, 한라건설 홍석화 전무는 한라I&C 대표이사 겸 그룹 신규사업실장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한라그룹은 “이번 인사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단순, 간결, 실질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