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경영민주화’ 긍정 Vs 부정
SK그룹, ‘경영민주화’ 긍정 Vs 부정
  • 신정훈 기자
  • 승인 2012.12.05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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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계열사 이사회 권한 강화한 반면 오너의 권한은 축소
한국적 상황에서 성공여부 ‘불투명’ 우려의 목소리

SK그룹의 ‘경영민주화’가 재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경영에서의 ‘민주화’란 말의 의미에서도 찾아 볼 수 있듯 한국의 대기업 문화인 오너 중심 지배구조 체계를 허무는 파격적 선언이라 성공할 수 있을지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경영민주화의 캐치프레이즈는 ‘따로 또 같이 3.0’이다. 최대 골자는 현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지주회사별 오너의 권한을 축소하고 이사회 및 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지난 11월 26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아카디아 연수원에서 최 회장을 비롯해 SK 주요 경영진과 사외이사 등이 모여 CEO세미나를 열고 구체적인 실행안을 담은 ‘상호 협력방안 실행을 위해 협약서’를 채택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번에 확정된 SK의 ‘따로 또 같이 3.0’은 100% 관계사별 자율책임경영을 전제로 관계사가 자사 이익을 기준으로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위원회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글로벌 공동 성장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에 따라 각 사의 CEO와 이사회는 자사 경영에 대해 전적으로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게 된다. 즉, 그 동안 그룹 역할을 해 온 지주회사와 협의를 해왔으나 앞으로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이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1차 세미나에서 “앞으로 자기 회사의 일을 지주회사에 물어보지도 가져오지도 말아야 한다”며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그룹으로 지칭되던 지주회사인 SK㈜는 각 관계사의 100% 자율적인 독립경영을 위해 각 사의 의사결정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글로벌 신성장 투자, 신규사업 개발 등 자체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업무 중심으로 업무 영역이 재편된다.

다만 그동안 해 오던 일 중에서 포트폴리오 관점의 경영실적 평가는 계속 수행하게 된다. 지주회사에서 큰 역할을 담당해 왔던 각 관계사 CEO 및 주요 임원에 대한 인사도 각 사들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맡게 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CEO 평가 등의 인사는 인재육성위원회가 검토하여 각 사의 이사회에 전달, 각 사 이사회가 최종 확정하는 구조로 완전히 바뀌게 된다.

그룹별 각 관계사는 ‘각 사의 성장 방법의 일환으로 시너지 창출 등 그룹 운영의 객관적인 장점만을 살리는 ‘또 같이’ 전략도 대폭 강화해 그룹 단위의 운영은 관계사 CEO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각 위원회가 전담하기로 했다.

또 지난 2007년 이후 운영해 온 전략위원회, 글로벌성장위원회 및 동반성장위원회 등 3개 위원회 외에 지난 5월부터 시험 운영해 온 인재육성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등의 3개 위원회를 추가키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각 사의 위원회 참가 여부는 100% 자사의 이익을 기준으로 참여를 결정하게 된다”며 “위원회에 참여키로 한 관계사는 위원장 추천(결정은 수펙스추구협의회)과 위원회 안건 상정, 상정된 안건에 동참여부 결정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각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도 책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영민주화 추진에 따라 최 회장은 국내 관계사 업무에서 자유로워지는 만큼 그 동안 힘써오던 글로벌 성장전략, 차세대 먹거리 개발, 해외 고위 네트워킹 등 전사 차원의 성장, 발전 역할을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SK그룹의 시도가 성공할 경우 다른 기업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무엇보다도 한국의 상황에서 계열사가 오너의 눈치를 보지 않고 완전한 자율경영 체제를 구축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 “경영민주화 추진은 아무도 해보지 않은 시도여서 쉽지는 않겠지만 이 변화를 통해 좋은 지배구조로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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