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 경제의 수출과 소비가 완만히 개선되고 있지만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9일 발표한 '12월 경제동향'에서 내수는 민간소비 증가세가 유지된 반면 건설투자 중심으로 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설비투자 감소폭이 다소 줄었음에도 건설기성 부진과 건설수주ㆍ건축허가면적 급감으로 건설투자가 계속 좋지 않다는 것이다.

민간 소비에 대해서는 "내구재를 중심으로 전달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10월 소매판매액지수는 2%의 증가율을 유지하고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9로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산업 생산에 대해선 "광공업은 개선되고 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다소 부진하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반도체와 부품 생산을 중심으로 전달과 유사한 수준의 증가세(0.6%)를 유지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1.0% 감소했다.

수출 동향과 관련해선 "수출이 완만한 개선 추세를 나타내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44억8000만달러로 전달보다 확대됐다"며 "지역별 수출은 최근 아세안과 중국 등 신흥 시장국을 중심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물가는 농산물과 석유류 제품 가격 안정으로 비교적 낮은 1.6%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노동 시장은 취업자 증가폭이 39만6000명으로 집계되는 등 최근의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됐지만 원화 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원화 가치는 지난달 달러와 엔화에 대해 각각 0.9%, 4.1% 상승했다.

세계 경제는 미국과 중국의 일부 실물지표 개선에도 미국의 재정절벽, 유로존 재정위기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는 주택 부문 개선 등 전반적으로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수출과 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가 전달에 이어 개선되면서 경기 둔화 추세가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일본은 해외 수요 감소, 내수 위축으로 경기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