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경제, 돌파구는 없는가?
내년 한국경제, 돌파구는 없는가?
  • 신정훈 기자
  • 승인 2012.12.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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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지출 그나마 호조…경기침체 반전 시킬만한 호재 관건
한국경제의 2%대 저성장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각 산업별 기상도도 암울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내년 한국경제가 2%대 ‘저(氐)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잿빛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가계는 물론 각 산업별 기상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12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의 10월 설비투자가 작년과 비교해 0.7%줄었고, 투자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나마 소비와 지출이 나아지고 있다는 진단이지만, 경기침체를 반전시킬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민간 연구원들이 줄줄이 내년 예상 성장률을 낮추면서 현재 4%대로 돼있는 성장률을 3% 초반으로 낮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경제전문가들은 서민의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시장 침체, 청년실업 등의 문제로 올해 수준을 깨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특히 산업분야는 전자를 제외하곤 거의 모든 업종이 올해에 이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가계와 산업 등 경제 전반에 걸쳐 부진이 예상되는 이유는 국내외적 경기회복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주요국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 증가세도 지난해 대비 소폭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더블 딥(Double Dip, 경기침체 이후 일시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다가 다시 침체되는 이중침체) 현상의 여파가 국내에까지 영향을 끼쳐 내수에도 치명적 결과를 초래했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내년 민간소비는 올해 보다 2.1%, 실업률은 올해와 비슷한 3.3%, 소비자 물가는 2.6% 등 전체적으로 2.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창현 금융연구원 원장은 지난 12월 초 열린 ‘2013년 경제·산업 전망세미나’에서 “해소되지 않는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과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세 등으로 글로벌 경제 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전망을 내놓기는 힘들다”며 “이와 더불어 취약한 경제구조를 여전히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국내의 현실이 맞물려 한국경제의 저성장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대내외적 악재는 산업분야로 고스란히 옮겨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경제는 ‘제로’ 성장률을 기록했다.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3분기 0.1%에 머물며 1분기 0.9%, 2분기 0.3%에 이어 점차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산업분야의 부진은 제로 성장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 서비스업종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인 반면 제조업의 성장률은 뒷걸음 쳤다. 특히 기업의 설비투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설비투자 대신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한국의 주력산업인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중공업분야의 약세가 전망되며 올해 특히 실적이 좋지 않았던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의 낮은 재고 수준 등에 힘입어 올해 대비 시황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과 유가 하락 가능성 등이 업황 하락의 우려요인으로 지적됐다.

자동차, 개인소득세 인하효과 소멸…내수 고전

내년 자동차산업은 국내시장의 ‘내수부진’과 ‘수입차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3.4% 증가한 8080만대로 내다보고 있는 반면 내수시장은 올해보다 1.0% 감소하고 수입차 판매는 3.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성장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연말 자동차 시장을 떠받쳤던 개인소득세 인하 효과가 사라져 내수 전망은 더 어두울 수밖에 없는 분석을 내놓았다.

수입차 강세는 오히려 커질 전망이다. 내년에는 BMW 1시리즈, 벤츠 A클래스 등 프리미엄 소형차에 폭스바겐의 7세대 골프 등의 신차가 시장에 가세한다. 새 모델은 아니지만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차 빅3의 중형차 모델 판매는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에는 수입차에 맞서 시장을 수성하는 형국이 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주간 2교대제 시행 등으로 생산력을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공장과 중국3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판매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팀장은 ‘2013년 자동차업종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내년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신차판매 증가율은 3% 초반에 불과해 공급과잉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자, 스마트폰·태블릿 PC 약진 등 호조

반면 전자산업은 보급형 스마트폰의 확산이 가속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업체의 양적 성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윈도우8 기반 노트북의 태블릿화가 가속화되고 미국 주택 경기의 회복세에 따라 컴퓨터 및 가전 부문의 실적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는 삼성과 애플의 양강구도가 유지는 되지만 삼성이 애플을 따돌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2011년 피처폰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신흥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애플과의 시장 점유율 싸움에서 뒤지지 않고 영역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증권사 분석자료에 따르면 삼성과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2011년 각각 18.5%, 18.9%로 삼성이 약간 뒤처지지만 2012년에는 31.3%, 20.6%로 삼성이 3.7% 앞선다. 내년 전망은 각각 34.5%, 20.5%로 삼성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가전제품 분야에서도 약진이 예상된다. 그동안 단순한 기능에만 머물렀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청소기 등 백색가전이 스마트화 되면서 원격제어, 음성인식 등 지능형 기능이 결합되고 에너지 절감형 제품으로 탈바꿈함에 따라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디자인을 선호하는 유럽과 미국 중산층에 무리 없이 팔려나갈 전망이다. 내수보다 수출에 큰 기대를 걸어 봐도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성장에 관심이 이미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세계 냉장고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내년에는 세계적 미국 가전회사 ‘월풀’을 따돌리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2013년 업종전망 보고서’를 통해 “윈도우8 기반 노트북의 태블릿화가 확산되고, 미국 주택 경기의 회복세로 인해 가전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의 양적 성장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건설·조선·기계·철강·석유화학은 혼조

건설업종의 경우 중동과 아시아, 중남미 시장 확대로 해외수주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에서는 주택부문의 L자형 침체가 가속화되고 공공부문의 부진이 지속되는 등 혼조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글로벌 경기의 부진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철강산업은 내년에도 실적이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황의 부진 등 위험요소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13년 철강업종 상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시황 개선에 대한 불안요인이 많지만 아직 실망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최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취임하면서 신임 지도부의 정책 구체화에 힘입어 시황이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포스코광양 1고로 개수와 현대제철의 열연 보수도 국내 철강가격 회복에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내년 상반기 가격이 하반기 가격을 결정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며 “글로벌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이 뚜렷하지 않을 경우 하반기 시황개선은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외 불확실성으로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석유화학산업은 중국의 낮은 재고 수준 등에 힘입어 올해 대비 시황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과 유가 하락 가능성 등은 우려요인으로 지적됐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13년 화학산업 보고서’를 통해 “내년 시황은 글로벌 수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에 따라 공급이 확대되면서 유가는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쟁발생 지역인 이란의 지정학적 이슈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유가는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 탄소섬유, TAC필름 등의 소재를 국산화해 판매한다면 향후 이익 가시화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내년 조선산업은 올해 보다 -3.5%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공급과잉에 따른 수주물량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이에 따라 대형플랜트 발주 및 대형 컨선 발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아직은 불투명하다. 기계산업의 경우 1.3%의 미미한 약진이 예상된다. 신규제품 수요 보다는 유지·보수 수요가 더 큰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상우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2013년 조선/기계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조선산업의 경우 대형컨테이너선 발주 가능성에 따라 업황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최근 고부가가치 산업의 틈새인 해양플랜트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계산업은 글로벌경기가 좋지 않지만 실망은 아직 이르지만 내년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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