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비상경영 수립 ‘조직 통폐합 등 효율성 제고’
은행권, 비상경영 수립 ‘조직 통폐합 등 효율성 제고’
  • 신영수 기자
  • 승인 2012.12.11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권이 비상경영에 나섰다. 저성장·저금리 장기화로 금융산업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라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사업 계획의 윤곽은 조직 및 인력의 효율화(축소 및 조정)를 통한 비용절감과 운용자산 리스크 관리에 맞춰져 있다.

저성장·저금리 패러다임으로 전환은 기존의 외형 확장(자산 성장) 경쟁에 대한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및 수수료 인하 등 은행권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녹록치 않은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대한 고민도 깊어만가고 있다.

은행권의 내년 사업 계획은 경기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내년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비용절감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저성장 저금리의 장기화는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기존의 외형 확장 전략에 손질을 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은행권은 우선 조직 통폐합 등 인력 효율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농협은행은 10일 이사회를 열어 내년 중앙본부의 41개 부서를 35개로 줄이고 중앙본부 직원 125명 등 총 207명을 일선 영업점으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중앙본부 직원 약 10% 가량이 줄어들게 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조직 및 인력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영업력을 강화해 올해 저조했던 실적을 만회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하나금융 등도 임원 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내년에는 저금리와 저성장 등으로 상황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저금리와 수수료 인하, 사회공헌 등으로 약 3000억원 가량의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저금리·저성장에 대비해 3년 전부터 일본계 은행 등의 사례를 스터디해 조직도 추스리는 등 준비해왔다. 내년에 경기가 더욱 어려워지면 임원 임금 삭감, 희망퇴직 등을 구상해 볼 수 있다”며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은행권은 대손 리스크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내년 경기가 더 어려워지면 한계기업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신규 여신 심사와 특별관리 업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경기가 어렵다보니 은행별로 기업체 지원이 쉽지 않아 주채권은행으로서 끌고 가기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중소기업 신규여신은 심사를 강화하면서 이미 지원한 대출 연장할 수 있도록 하되 선별작업은 꼼꼼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내년에 중소기업 채무조정을 깐깐하게 하기로 했다. 경기가 어려운 만큼 채무재조정을 통해 리스크 발생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대손발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방안을 내년 사업 계획에 담고 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올해 대손충당금 수준 이하로 막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권의 이러한 리스크 관리가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간 연구소 한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지면 경제생태계의 최하단인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심화될 수 밖에 없다”며 “새 정부가 출범하면 여야를 막론하고 이러한 문제점을 막기 위해 은행권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새로운 먹거리 짜내라’ 은행권 골몰

산업은행과 KB국민은행 등은 내년도 경영계획에 발전 산업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을 확대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발전PF 시장의 전통적 강자는 산업은행이다. 그러나 국민은행 등 후발주자들이 매서운 추격에 나서고 있다.

다음 달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이 발전소 건설PF 주관사를 따내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올초에,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에 ‘발전팀’을 신설해 발전소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담수발전소와 같은 국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5% 수준인 국외 매출비중은 3년 내 10%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런 발전 PF사업은 정부 주도 사업에다가 수익률도 다른 투자처보다 안정적이어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최근 중국의 할인어음을 뱅크오브차이나를 통해 유통한 것과 같이 내년에는 다양한 해외 신규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내년 위안화 결제와 적격대출 부문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위안화가 중국 전체 무역 결제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는데, 2013년과 2014년에는 약 2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우리은행은 내년에 프라이빗뱅킹(PB) 센터를 통해 고객들의 부동산과 자산관리를 접목한 토털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에 우리은행 내에 설립된 부동산연구실 전문인력들이 부동산 시장조사와 분석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LA한미은행 인수 재추진 등 해외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내년 핵심저금리예금 비중을 확대해 수익구조를 개편하고 생애주기별 특화영업 전략을 펼쳐 고객기반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