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도로타’ 눈에 비친 한국 기업의 글로벌 HR’
LG경제연구원, ‘‘도로타’ 눈에 비친 한국 기업의 글로벌 HR’
  • 조범상 책임연구원
  • 승인 2013.01.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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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 역사가 반세기를 넘었다. 그러나, 외형적인 성장에 비해 해외 법인의 조직, 인력 운영방식은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 대비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다. 갈수록 해외 사업에서 인재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해외 사업장에서도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할 수 있는 글로벌 HR 체계를 갖추어가야 할 것이다.

최근 드라마와 음악을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거세다. 한국인의 사랑을 받던 인기 드라마가 외국의 방송 전파를 타는가 하면, 유명 가수들은 해외 곳곳을 돌아다니며 대규모 콘서트를 열고 있다.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익숙했던 우리가 문화를 무기로 해외 진출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의 해외 진출은 이미 반세기를 넘었다. 해외 진출 초기라 할 수 있는 60~70년대에는 삼림 개발, 오일머니를 겨냥한 중동 지역 사회 간접 시설 건설, 수출 진흥을 위한 종합 무역 상사들의 진출이 주를 이루었다. 이 시기에는 투자 규모가 미미하고 진출 목적도 해외 자원 확보 및 사업 영역의 글로벌 확대를 위한 발판 마련에 국한되어 있었다.

1980년대 후반, 경상수지 흑자 전환과 원화 절상, 해외 투자 활성화 조치 등으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진출 목적은 선진 시장 개척 및 기술 습득을 목적으로 한 선진국 진출과 생산 비용 절감을 위한 개도국 진출이었다. 특히 국내 인건비 상승, 공업 용지 확보 어려움 및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생산 거점의 해외 이전이 활발했었다.

이제 우리의 해외 직접 투자 규모는 연간 250억불을 돌파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일부 대기업은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 임직원 수보다 더 많은 인원을 해외 현지에서 고용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지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은 기업들도 많다. 외형적인 측면이나 해외 진출 역사로만 본다면 이런 기업들을 글로벌 기업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해외 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지 채용 직원들(이하 현채인)은 “한국 기업들을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들과 견주기에 부족함이 있다”고 지적한다. 현지 법인의 조직, 인력 운영 방식 때문이다.

현채인들은 대체로 본사와 법인 사이의 빠른 커뮤니케이션과 실행, 그리고 한국인들의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업무 수행을 강점으로 꼽는다. 반면, 본사와 주재원 중심의 의사 결정, 한국식 사고와 업무 수행 방식의 강요, 현지 직원 육성에 대한 관심과 투자 부족 등은 선진국 글로벌 기업 대비 한국 기업의 약점으로 지적한다.

향후 생산 기지 확보 및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한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당연히 본사 및 주재원뿐만 아니라 현지 시장과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현채인의 중요성은 배가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지적하는 한국 기업의 약점이 법인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시장 지배력 확대 및 조직 역량 축적에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한국 기업들이 안고 있는 글로벌 HR 과제

지금까지 많은 한국 기업들이 사업 확장이라는 목표만을 보고 앞을 향해 달려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해외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단기 체류자인 주재원 못지 않게 역량 있는 현지 우수 인재의 확보와 육성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이들의 성공이 결국 현지 사업에서의 성공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법인의 역량 강화라는 측면에서 현채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 기업의 글로벌 HR 과제에 주목해 보자.

●현지화, 기대 수준만큼의 체감은 미흡

‘도로타’는 한국 기업의 해외 법인에서 8년째 근무하고 있는 여성 직원이다. 능력을 인정 받아 핵심 인재로 평가도 받고 있으나, 몇 년째 관리자로의 승진을 못하고 있다. 매번 주재원들이 관리자로 파견을 오는 탓에 자신이 올라갈 자리가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실망한 동료들은 다른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매니저 자리를 꿰찬 경우도 있다. 그녀는 “본사에서는 현지화를 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구호에 그칠 뿐, 변화가 없다. 몇 년째 하는 일이나 직위에 변화가 없다”고 하소연 한다.

종종 매스컴을 통해 현지인 법인장이 탄생했다는 뉴스를 접하기는 하나, 이는 극히 일부에 지나칠 뿐 여전히 대부분의 한국 기업에서는 주재원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주재원들이 법인장과 주요 보직을 맡고, 그 산하에 현채인들이 소속되어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 현채인들이 하는 업무도 리더십을 발휘하거나 전문 역량을 쌓을 수 있는 일보다는 주재원의 업무 지시를 따라서 해야 하는 단순 반복적인 일이 많다. 이런 이유들로 현채인들은 조직에서의 성장 비전을 가지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사업의 성격과 법인의 성숙도 등에 따라 법인의 인력 구성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부품 등을 공급하기 위해 기업간 거래(B2B)에 사업의 초점이 맞춰진 경우나 법인 설립 초기인 경우라면 주재원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지 소비 시장에 직접 진출한 경우(B2C)이거나 법인의 역량이 초기 수준을 지난 상황이라면 단기 체류자 신분인 주재원보다는 현채인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육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한 지붕 다세대, 주재원 따로 현채인 따로

어느 기업이나 법인의 특성 상 현채인과 주재원 그리고 본사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유독 한국 기업의 법인 안에 존재하는 그 벽은 지나치게 두터워 보인다.

예외도 있겠으나, 현채인과 주재원들이 따로 모여서 식사하고 이야기하는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예다. 현채인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주재원들끼리 한국어로 이야기하거나, 법인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주재원들끼리 모여서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다 보니 현채인들은 “회사가 우리를 마치 기계의 부속품처럼 여기니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회사에 대한 애정도 가지기 어렵다”고 불만을 털어 놓는다.

주재원들도 할 말은 있다. 현채인들의 주인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업무에 대한 열정도 부족하고, 애써 키워 놓으면 금새 좋은 자리를 찾아서 떠나 버리기 일쑤라는 것이다.

법인 내에 이처럼 벽이 존재하는 이유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업무 방식에 대한 생각 차이 그리고 인사 제도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큰 것 같다.

한국 주재원들은 현채인들에게 ‘지시 사항을 알아서, 빨리빨리’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한다. 자신은 물론 본사 직원들이 그렇듯이 지시 사항이 구체적이지 않고 자신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더라도 능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채인들은 업무를 지시할 때 ‘무엇을, 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명확하게 이야기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개인별로 업무 영역의 구분이 분명하기 때문에 자신의 업무 이외에 추가적인 일을 해야 한다면 그에 맞는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사 제도의 차이도 집단 간에 벽을 만드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한국 기업의 법인에는 주재원들과 현채인들 그리고 법인간에 적용되는 인사 제도가 상이한 경우가 많다. 서로의 직급 체계나 평가, 보상/복리후생 제도 등이 다른 것이다. 그러나, 현채인들은 한 회사의 구성원이라면 서로의 구분 없이 인사 제도가 같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필요하면 외부 수혈, 내부 육성은 언제?

한국 기업의 해외 법인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회사가 교육에 관심과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사를 3년 넘게 다녔지만 내가 회사로부터 받은 교육은 인사 제도 소개 이외에는 없다”, “오프라인 교육이 어렵다면 온라인 교육이라도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회사가 여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법인의 인력 운영 모습을 보면 대규모 생산 법인을 제외하고는 자체적인 육성체계를 갖추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드물다. 법인의 인사 기능도 육성보다는 경력 사원 채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직원들은 배움에 대한 욕구가 강하지만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하다 보니 일을 통한 경력 개발도 할 수가 없고, 교육 프로그램이 부실하니 교육을 통한 학습도 어려운 것이다. 여기에 실망한 직원들은 3~5년 정도의 경력만 쌓고 이직을 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 본사와 법인에서도 “쓸만한 인재가 없다. 그 동안 사업 확장에만 신경을 썼을 뿐 본사만큼 현지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지 못했다”고 하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 현지 시장 진입 및 지배력 확대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인재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것이다.

●의사 소통, 정보 공유가 미흡하다는 인식 많아

소통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면서 법인 내 관련 활동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채인들은 이러한 활동들이 알맹이가 없이 형식적으로 끝나기 일쑤라고 지적한다.

주재원들은 회식이나 야유회 등의 업무 외 활동들을 하면서 친밀해 지는 것을 소통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현채인들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정보와 본사 및 법인의 사업 계획 등을 공유하는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소통 내용에 대해 서로의 니즈 차이가 있는 것이다.

주재원들은 회사 경영과 관련된 정보와 업무 정보를 현채인들과 공유하는 것이 일종의 리스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현채인들의 잦은 이직 때문이다. 그러나, 실무를 수행하는 현채인 입장에서는 보다 정확한 업무 수행과 성과 제고를 위해서는 업무와 관련된 세부적인 지식과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정보 유출로 회사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는 제품 개발 및 기술 정보, 영업망 정보에 대해서는 공유에 대한 제한이 필요할 수도 있으나, 회사의 일반적인 경영 정보나 업무 지식, 다른 법인에서의 성공 사례 등은 원활하게 소통되는 것이 성과 창출에 유리할 수 있다.

성과 제고를 위한 글로벌 HR은…

현채인들이 지적하는 HR 문제점들을 단순히 불만 해소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업 성과 창출을 독려할 수 있는 인사 체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것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를 포함하는 것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대다수의 한국 기업들은 국내 환경에 적합한 본사의 인사 제도 구축과 고도화에 집중해왔다. 해외 조직의 경우는 본사 지원의 한계 및 활용 가능한 자원의 부족 등을 이유로 현지 인력 관리를 위한 기초적인 인사 틀을 갖추는데 머물렀다. 때로는 현지 인사 담당자가 교체될 때마다 인사 제도가 일관성 없이 바뀌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다 보니 기업의 고유한 인사 철학이나 정책이 해외 조직에 전파, 공유되기 힘들었고, 한국 본사와 해외 조직에서 운영되는 인사 제도간 연계성도 부족하여 글로벌 관점에서 인재를 육성하고 활용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었다. 이와 같은 체계로는 개별 국가 단위의 인재 관리는 가능할 수 있으나, 글로벌 관점에서 인력의 효율적 운용에는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본사뿐만 아니라 해외 조직에서도 지속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인재 경영의 원칙을 수립하고 이를 인재 관리 시스템에 연계시키는 한편, 전세계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수반되는 것이 필요하다.

●일관성있는 인재 경영 원칙 및 정책 수립이 먼저

인사 운영에 있어 객관성과 일관성은 경영자나 인사 담당자가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요인들이다. 객관성은 의사 결정자의 주관에 좌우되지 않고 제반 인사 결정이 구성원들의 이해와 동의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점에서, 일관성은 지나치게 상황 논리나 사람에 따라 인사 제도의 적용이 좌우되지 않도록 중심축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인재 경영의 원칙과 정책(HR Principle & Policies)은 기업이 인사의 객관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도구 역할을 한다. 특히, 이것은 전세계 구성원들이 기업의 인사 철학과 방향을 이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며, 각종 인사 시스템을 일관성 있게 운영하기 위한 기준점이 된다.

인재 경영의 원칙은 산업 특성, 경영진의 인사 철학, 기업의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인사의 중장기적 기본 방향을 의미한다. 한편, 인재 경영의 정책은 인재 원칙을 제반 인사 제도에 반영할 수 있도록 좀 더 세분화하여 풀이한 것으로, 인사의 영역(직급, 진급, 평가 등)을 구분하고 각 영역별 정책 방향의 대안을 검토, 결정한 뒤 문장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이것은 현재 또는 향후 인사 관련 의사 결정에 있어 일관성 있게 추구해야 하는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고용 관련 인사 정책의 경우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지양하는 것과 인력 규모 및 저성과자 관리를 위해 구조조정을 필요에 따라 실시할 수 있는 대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기업이 전자(前者)를 선택할 경우, ‘회사에서의 인재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시행하지 않는다’고 인사 정책을 구체화할 수 있다.

●원칙·정책과 제도와의 연계

인재 경영 원칙과 정책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인사 제도와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가지 고려할 사항은 국내와 해외를 아우르는 글로벌 관점에서 제도의 기본적인 골격은 원칙과 정책에 맞춰 통일하되, 세부적인 사항들은 각 지역의 문화, 사회적 차이를 반영하여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구성원들의 이해와 수용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특히 인력 배치와 육성 제도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할 영역이다.

해외 조직의 인력 배치는 기본적으로 주재원 중심과 현채인 중심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사업의 특성과 조직의 역량 수준에 따라 인력 배치의 원칙이 다를 수는 있으나, 최근 많은 기업들은 인력의 현지화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해외 현지 시장 확대와 법인 조직의 장기적인 운영에 보다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이다.

인력의 현지화가 가능하려면 충분한 준비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성급하게 현채인을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할 경우 업무 효율이 저하되는 등 부작용이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먼저, 향후 법인장을 포함한 주요 관리자 보직(Position)에 현채인을 보임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즉, 현채인이 맡을 수 있는 보직을 선정하고 법인 내 인적 역량을 고려하여 향후 몇 년 이내에 직책 보임을 할 것인지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잠재 후보들을 대상으로 직책 수행에 필요한 각종 교육들을 실시해야 한다. 글로벌 IT 기업인 인텔(Intel)이 중국 진출 후 인력 육성을 통한 현지화를 위해 주재원과 현지 직원을 동일한 직무에서 함께 일하도록 배치한 사례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주재원의 역할과 책임 변화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주재원들이 주요 의사 결정 권한을 가지고 조직과 인력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현지화를 계획한다면 이런 역할의 상당 부분을 현채인에게 이양하고 주재원들은 고난이도 이슈 해결 지원 및 코칭,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으로의 역할 전환이 필요하다.

법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현지 시장에서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현지 인력들의 육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글로벌 육성 체계를 만들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과 직무 경험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도요타의 경우 현지 우수 인력 육성을 위해 20여 년간 꾸준한 노력을 해 오고 있다. 1990년대부터 ‘글로벌 21 프로그램’, ‘도요타 Institute’ 등을 통해 현지 인력들을 육성하기 위한 체계를 만들고 법인의 관리자로 양성하고 있다고 한다.

●소통과 정보 공유를 통한 글로벌 공감대

인재 경영의 원칙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인사 제도에 반영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얻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구성원들이 회사가 추구하는 인사 철학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행동할 때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통의 방법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경영진이 직접 나서서 온, 오프라인으로 인사 철학, 회사의 정책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하거나 각 해외 조직의 인사 담당자들을 소통의 촉진자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와 같은 소통의 과정은 공감대 형성과 더불어 해외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우리도 관심 받고 존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정보의 소통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IT 기업인 IBM의 경우, 시스템을 통한 정보의 소통을 중시한다. 예를 들어, 시스템을 통해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도 있고, 관련된 경험이나 정보를 갖고 있는 임직원을 찾을 수도 있다. 정보를 가진 사람들의 연결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외 사업에서 인재의 중요성 커진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약 3,500여 개 해외 현지 법인을 대상으로 ‘현지 법인 운영 상 애로사항’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인사 관련 애로사항이 20.2%로 가장 많았다. 과거에 시장 정보 부족 및 현지의 제도적, 법률적 문제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생각했던 기업들이 점차 해외 사업이 안정화되면서 사람과 조직에 대한 문제를 더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업 역시 ‘인재’의 중요성을 가벼이 여길 수 없다. 어떤 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해외로 확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현지 사업 수행의 주체인 현지 우수 인재의 확보, 육성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쓸만한 인재의 부족은 국내뿐만 아니라 지역을 불문하고 글로벌 전체의 이슈이기도 하다. 특히나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을 이해하고 필요한 역량 수준을 갖춘 ‘Right People’은 제한적이다. 현지 법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인력 관리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LG경제연구원 조범상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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