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글로벌 시장 수성 향방은?
현대기아차 글로벌 시장 수성 향방은?
  • 김남주 기자
  • 승인 2013.03.06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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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등 여파로 美 판매량 30개월 만에 하락세로
▲세계 7~8위권에 머물렀던 현대·기아자동차는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대망의 세계 5위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엔화 약세가 세계 자동차 시장을 흔들면서 마지노선인 5위 수성을 장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현대기아차 양재동 본사 전경=자료사진)
세계자동차 시장에서는 “대마(덩치가 큰 기업) 5~6개 회사만 살아남는다” 말이 오래 전부터 회자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이런 ‘시장 재편론’이 힘을 실어오고 있다. 당시만 해도 세계 7~8위권에 머물렀던 현대·기아자동차는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대망의 세계 5위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엔화 약세가 세계 자동차 시장을 흔들면서 마지노선인 5위 수성을 장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이와 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해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미국 신차 판매량이 30개월 만에 하락세(전년 동기 대비)로 돌아섰다.

GM과 도요타 등 상위권 업체들은 판매가 증가했고, 전체 시장 수요도 4% 늘었지만 현대·기아차는 3% 감소했다.

신차 부족과 경쟁사들의 인센티브 강화 등이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지난 2월 미국에서 총 9만3816대의 신차를 판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 줄었다"고 밝혔다.

현지 소비 심리가 크게 얼어붙었던 지난 2010년 8월, 15% 감소한 이후 2년6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점유율은 7.9%로 7위에 머물렀다. 2010년 5월 점유율이 역대 최고인 10.1%(5위)까지 올랐다가, 올 들어 7%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현대차 판매는 2% 늘었지만, 기아차가 8% 줄어든 게 합계 실적에 영향을 줬다. 기아차 관계자는 "소형·중형차급에서 경쟁하는 일본차 업체들이 최근 인센티브를 크게 늘렸고, 엔저까지 겹치면서 판매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K3 등 일부 차종의 신차 투입을 앞두고 기존 차량 판매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JD파워와 컨슈머리포트 등이 조사한 소비자 품질 만족도 순위가 크게 하락한 것도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벤츠를 파는 다임러그룹과 폴크스바겐 등 독일차 업체들이 두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현대차가 고전하는 사이 지난 1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도요타는 27%, 혼다는 13% 더 많은 차량을 팔아치웠다. 2월에도 도요타의 판매량은 4.3% 늘었다. 미국만이 아니다.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빅3’는 지난 1월 중국시장에서 20% 이상씩 판매가 늘었다.

이런 압박은 현대·기아차의 미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엔저로 두둑해진 주머니를 바탕으로 친환경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연내에 친환경차 보조금 제도를 개편해 친환경차 가격의 10% 정도를 보조해줄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신차 판매량 중 친환경차 비중을 2020년까지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 연구개발비가 줄어들어 미래 성장동력이 훼손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후발 주자인 중국차 업체도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중국자동차 업계는 사상 처음으로 해외 수출 100만 대를 돌파했다. 정환우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자동차산업 육성 정책은 2009년 전기자동차 개발 지원을 계기로 단순 추격을 넘어 추월 정책으로 변모했다”고 진단했다.

기술 격차가 커 따라잡기 힘든 기존 자동차 대신 대부분 업체가 개발 단계에 있는 전기자동차를 통해 단번에 앞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지위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생존의 위기에 몰릴 수 있는 만큼 국가적 차원의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국내 판매 실적도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작년 동월 대비 11.5%, 기아차는 17.8% 줄었다.

지난해엔 설 연휴가 1월에 있었지만, 올해는 2월이어서 작년 2월 대비 영업 일수가 4일이나 줄어든 게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모든 업체의 판매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코란도 투리스모' 등 신차를 내놓은 쌍용차는 작년보다 판매가 40% 가까이 늘었다.

현대·기아차 판매 부진 여파로, 5개 완성차의 지난달 신차 판매 실적 합계는 작년 같은 달 대비 12.5%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조만간 미국에서 신형 싼타페 7인승과 K3, 신형 쏘울 등을 출시해 신차효과를 노릴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아반떼와 K3 쿠페형 모델 등 신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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