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보조금 전쟁’ 점입가경
이통3사 ‘보조금 전쟁’ 점입가경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3.0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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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보조금 법적 상한선 현실성 없다" 주장도
▲KT가 이달 1일부터 2일까지 갤럭시S3, 옵티머스G, 베가R3등 롱텀에볼루션(LTE) 주요 모델의 판매점 리베이트를 조사해본 결과 LTE720 요금제 가입을 조건으로 각각 88만원, 100만원, 91만원 등 출고가를 상회하는 웃도는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00원 갤럭시S3’ 등장도…KT
“온라인 초저가 공세 심각”

SKT·LG U+ “KT도 마찬가지”

정부가 과도한 불법 보조금을 쓴 이동통신 3사에게 영업정지라는 강력한 제재를 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영업정지 기간 동안에도 불법 보조금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영업정지에 들어간 SK텔레콤과 KT, LG U+ 등 이통 3사는 여전히 서로를 헐뜯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영업정지 중인 KT는 6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자사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경쟁사들이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해 이동통신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맹비난했다.

이현석 KT 세일즈기획단장 상무는 “영업정지가 시작된 지난달 22일부터 무선통신 시장은 규제가 통하지 않는 공황상태”라며 “한 개 사업자가 손발이 묶인 여건에서 사상 초유의 과도한 수준으로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정부의 간곡한 요청을 계속 무시하면서까지 유통질서를 지속적으로 어지럽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초저가 공세가 심각하다”며 “인기 스마트폰에 대한 리베이트가 80만~100만원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KT가 이달 1일부터 2일까지 갤럭시S3, 옵티머스G, 베가R3등 롱텀에볼루션(LTE) 주요 모델의 판매점 리베이트를 조사해본 결과 LTE720 요금제 가입을 조건으로 각각 88만원, 100만원, 91만원 등 출고가를 상회하는 웃도는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KT는 경쟁사가 번호이동(MNP)에 특히 많은 리베이트를 집중하면서 KT 가입자 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싸잡아 비난했다.



◆하루 번호이동 3만8000건

KT에 따르면 LG유플러스 영업 정지 기간(1월7~30일) 중 하루 2만6000건, SK텔레콤 영업 정지 기간(1월31~2월21일) 중 일 2만5000건 수준이던 번호 이동 건수가 지난달 22일부터 현재까지 150% 이상 증가한, 일 3만8000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과도한 경쟁으로 지난달 25일과 26일 양일간 KT 전산망에 과부하가 걸려 일부 지연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대리점과 판매점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늘리는 방식으로 100만원에 육박하는 보조금을 지급해 자사의 가입자들을 빼가고 있다는 게 KT의 주장이다.

실제 지난 5일 밤 스마트폰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는 1000원의 할부금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3를 판매한다는 스팟이 등장했다. 갤럭시S3 출고가가 99만 4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방통위가 제시한 상한선(27만원)의 세 배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셈이다.

하지만 KT도 다른 이통사의 영업정지 기간에 휴대전화 보조금 경쟁을 벌였다. 이에 대해 이 상무는 “현재 보조금 수준이 너무 높고 번호이동이 사상최대라는 게 문제다”고 답했다.

◆경쟁사 “KT가 돈 더 푼다”

KT의 비난에 대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적반하장이라고 맞불을 놨다.
타사의 영업정지 기간에 주도적으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장본인이 시장과열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애기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KT가 영업정지에 들어가면서 가입자 이탈이 많아지자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는 성명서를 통해 “KT 역시 LG유플러스, SK텔레콤이 영업정지에 들어갔을 때 과도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 시장을 과열시키며 신규가입자를 대거 모집한 바 있다”며 “영업정지로 MNP 가입자 이탈이 늘어나자 경쟁사가 마치 과다한 보조금을 지급한 것처럼 매도하며 또다시 언론플레이를 반복하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느낀다”고 항의했다.

또한 KT가 발표한 MNP 건수는 잘못된 것이며 지난달 24, 25일 MNP가 10만3000명이었지만, 이달 1일부터 3일까지는 10만7000명으로 오히려 시장은 예전보다 과열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홍보팀 관계자는 “경쟁사의 영업정지 기간에 오히려 KT가 과도한 불법 보조금은 물론 온라인·직원 판매까지 동원해 시장을 왜곡시켰다”반박 했다.


▲KT가 발표한 MNP 건수는 잘못된 것이며 지난달 24, 25일 MNP가 10만3000명이었지만, 이달 1일부터 3일까지는 10만7000명으로 오히려 시장은 예전보다 과열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역시 성명서를 내고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에 이동통신 시장 과열의 한 축이었던 KT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 과열을 지적하는 행태는 결국 타사 영업정지 기간에 확보한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는 목적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2월 자사 영업정지 기간 중 KT와 LG유플러스의 LTE 2등 경쟁으로 번호이동이 매우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며 KT와 LG유플러스를 모두 비판했다.

실제 영업일 수가 19일에 불과했던 2월 한 달 동안 발생한 번호이동 수는 MVNO를 포함해 84만7919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KT와 LG 유플러스는 시장 과열을 지속했으며 온라인상에서 저가 단말기 판매 등을 통해 일부 기종 리베이트가 100만원을 상회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해 강력한 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동통신 3사는 한결 같이 자사는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모두 기자회견과 성명 등을 통해 “향후 시장 안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며, 타 이동통신사들 역시 동참하길 기대한다. 자사는 시장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방통위는 보조금 과열 경쟁 조짐이 있을 때마다 이통사에 시장 안정화를 당부했고, 5일 저녁에도 이통 3사 임원들을 불러 구두경고를 했지만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통신사들은 저마다 경쟁사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가입자를 빼앗아 와야 했고, 이를 위해 또다시 보조금을 경쟁적으로 올려 시장이 과열되는 상황이 재연됐다.

시장 안정을 위해 내려진 영업정지 조치가 결과적으로는 시장 과열을 또 일으킨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누가 더 보조금을 많이 썼는지, 누가 더 나쁜지, 자기 얼굴에 침뱉기식의 진흙탕 싸움까지 재연된 모습이다.

‘영업정지’ 라는 극약처방도 소용없는 휴대폰 보조금 대란.

27만원으로 제한한 정부의 보조금 상한선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다시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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