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감사 구인난에 ‘장수감사’ 수두룩
금융권 감사 구인난에 ‘장수감사’ 수두룩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3.1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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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에 ‘신이 내린 직장’으로도 불리는 금융권이 감사 구인난에 빠졌다.
억대 연봉에 ‘신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권이 감사 구인난에 빠졌다.

올해 감사 임기가 끝나는 금융권은 줄잡아 27곳. 막강한 권한을 쥔 감사원과 금감원의 틈바구니에서 금융권들은 후임 감사 인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융권 감사인력 배출의 산실인 금융감독원 출신의 감사행이 제한되면서 벌어진 기현상이다. 감사원 출신이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 1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는 장수감사도 속출하고 있다. 아예 감사직을 없애거나 공석으로 남겨둔 금융회사도 적지 않다.

장수감사가 많은 것은 이들을 대체할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년 가까이 새 감사를 뽑지 못한 알리안츠생명은 최근까지 지원자들을 면접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해 감사 선임이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저축은행 사태로 금감원이 감사추천제도를 없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감사추천제도란 금감원이 금융사에 복수의 감사 후보를 제시하던 것으로 지난 2011년 폐지되면서 금감원 출신의 감사 재취업이 사실상 원천 차단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 출신이 약진하고 기존 감사들의 몸값이 높아지게 됐다.

실제 금융권에서 감사원 출신이 상근 감사로 있는 곳은 10여곳에 이른다. 김용우 우리은행 감사(감사원 제2사무차장), 신언성 외환은행 감사(공직감찰본부장), 김성홍 NH농협증권 감사(국방부감시단장), 조규호 삼성자산운용 감사(공공기관 감사국장) 등은 금감원의 감사추천제 폐지 이후 은행 감사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경력을 보면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인사도 적지 않다.

정태문 삼성카드 감사, 문태곤 삼성생명 감사, 김판현 KDB생명 감사, 성기택 KB생명 감사, 김시관 흥국화재감사, 진유조 더케이손해보험 감사, 원성희 NH손해보험 감사 등 2금융권에도 감사원 출신이 다수 포진해 있다.

금융회사로서는 금융권 감사로 진출한 감사원 선후배들 간 친분을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 퇴직자들의 족쇄를 공직자윤리법에 맞게 풀어줘야 한다는 애기도 나온다.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획일적인 잣대로 직업선택의 자유까지 침해한 건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감사원 출신 감사보다 금융 전문성이 높은 금감원 출신 감사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남인 신한카드 감사와 최태문 롯데카드 감사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금융감독원 퇴직자로 남 감사는 3연임해 5년째, 최 감사는 연임해 4년째 감사를 하게 됐다. 한국은행 출신 윤한근 하나SK카드 감사도 연임해 4년차를 맞았다.

보험업계에는 10년째 감사를 유지하고 있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이순한 교보생명 감사, 박인원 동부생명 감사, 황희주 동부화재 감사는 2004년 나란히 감사에 취임한 후 3연임해 올해로 10년째 감사 자리를 꿰차고 있다.

금감원 출신인 나명현 현대해상 감사는 연임해 6년 임기를 보장받았으며, 이성조 한화손해보험 감사는 올해 초 주총에서 연임이 결정됐다.

올해 감사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권 감사는 27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을 대체할 감사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때문에 저축은행 사태로 사라진 금감원 출신의 감사행을 무조건 막아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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