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직 장관,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권력기관 출신은 전체 감사위원 숫자의 30.9%(25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해 10대그룹 상장사들이 선임하거나 선임할 예정인 감사위원 3명중 1명 꼴로 법조계 등 권력기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기업집단 소속 80개 상장사 중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회사는 66개사로 나타났다. 이들 66개사는 올해 초 주주총회를 통해 총 81명의 감사위원을 선임했거나 뽑을 예정이다.

이 중 전직 장관,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권력기관 출신은 전체 감사위원 숫자의 30.9%(25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주총을 마친 삼성전자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을 감사위원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송 전 총장은 검찰 재직 당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의혹 수사와 대선 비자금 수사의 최고책임자였다.

이 밖에 두산인프라코어는 권태신 전 국무총리실장을, 롯데제과는 강대형 전 공정거래위 부위원장을 감사위원으로 각각 선임할 예정이다. 또 LG전자는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을 선임했고, 현대모비스는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박찬욱 세무컨설팅 대표, SK텔레콤은 오대식 태평양 고문(서울지방국세청장 출신)을 각각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협력회사 관계자나 내부 임직원 출신도 감사위원으로 신규선임한 회사도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3년간 자사와 34억원 규모의 거래를 했던 협력회사 협운인터내셔널의 마상곤 회장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SK는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출신인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주 고문은 지난해까지 SK그룹 계열사인 하나SK카드의 사외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현대중공업 사외이사도 맡고 있는 상태다.

한편, 직업별로 보면 교수가 43.2%(35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금융·재계(10명), 행정부 공무원(9명), 국세청(7명), 판사(5명), 계열사 임직원(4명), 검찰(3명), 경찰(1명), 언론인(1명), 협력회사 관계자(1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산총액이 2조원에 미치지 않아 감사위원회 대신 상근 감사를 두고 있는 10대 그룹 소속 14개 상장사의 신규선임 감사 9명 중에서는 8명이 정관계(5명)나 계열사 임직원(3명)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근혜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국정과제에서 감사위원을 맡을 사외이사는 다른 이사와 분리해 선출하고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재벌사들을 중심으로 사외이사들이 권력기관 출신으로만 채워지는 것에 대해 이들이 경영 감시라는 본래 역할보다는 회사 이익을 위한 로비스트로 활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