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몰린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위기에 몰린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3.19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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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20일 임시이사회 개최…어 회장 책임추궁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 반발에 어윤대 회장, 최측근 해임

금융 관련 공기업 수장 등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사외이사들과의 갈등으로 코너에 몰리고 있다.

어윤대 회장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무산에 반발한 박동창 전 부사장(전략담당)이 ISS와 접촉해 일부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막고자 왜곡 정보를 전달했다며 18일 박 전 부사장을 보직 해임했다.

박 부사장은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취임하면서 직접 영입한 인사로 최측근인물로 알려졌다. 어 회장이 ‘오른팔’을 자를 수밖에 없게 된 것은 사외이사들과 갈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필요할 경우 22일까지 예정된 검사 기간을 연장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겠다는 입장아래 주주총회 안건 분석기관인 ISS의 보고서 사태에 어윤대 회장이 연루됐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검사하고 있다.

19일 KB금융과 금감원에 따르면 KB금융은 KB금융지주가 정보유출 임원 해임 건과 관련해 22일 주주총회에 앞서 20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한 차례 더 개최할 계획이다.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ISS에 왜곡된 정보를 흘린 박 전 부사장 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의장은 “주주들의 동향이나 지금 상황을 보고받고자 임시이사회를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임시이사회 개최는 주총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ISS가 일부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주문한 만큼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ISS와 접촉한 당사자로 지목한 박동창 전 전략담당 부사장(CSO)을 전날 보직 해임한 만큼 별도 조치는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 의장은 전했다.

금감원은 20일 이사회에서 KB금융 감사팀이 이사진에게 박 전 부사장 조사 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어 회장도 사내이사 자격으로 참석한다.

감사팀은 박 전 부사장의 정보 유출 경위, 내용, 다른 경영진의 연루 여부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이사진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전개 양상에 따라 일부 사외이사들은 어 회장이 왜곡된 ISS 보고서건에 연루됐는지 등을 감사팀에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박 전 부사장 해임조치가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어 회장 연루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박 부사장은 지난 2월 말 미국계 주총 안건 분석 전문 회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접촉해 KB금융 일부 사외이사가 경영진의 발목을 잡고 있고, 이 때문에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 무산됐다는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ISS는 상장사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전 세계 1700여 기관투자가에 찬반(贊反) 의견을 제시하는 업체다. ISS는 이런 정보를 토대로 22일 열릴 주주총회에 참석할 외국의 기관투자가에 사외이사 3명의 선임을 반대하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사외이사들은 박 부사장의 배후에 어 회장이 있다고 의심하고, 박 부사장을 해임하기 위해 임시 이사회를 소집했다. 결국 사외이사들의 압박에 밀린 어 회장은 자기 손으로 박 부사장을 보직 해임하고,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어 회장은 보고서 공작의 배후라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이 어 회장의 연임에 치명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B금융 관계자는 보고서 논란과 무관한 어 회장이 해당 사안을 뒤늦게 보고받고 당황했다고 밝혔다.그러나 감독당국이 직접 나서 진상 조사와 엄중 조치를 강조하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불똥'이 그에게 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앞서 오는 7월이 임기인 KB금융지주 어 회장의 경우 정권 교체와 함께 ISS보고서 후폭풍에 따른 책임론에까지 휩싸여있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지난 18일 이사회에서 박 부사장의 경질을 권고할 움직임을 보이자 어 회장은 박 부사장을 보직 해임하는 선에서 수습을 했다.

어 회장은 박 부사장의 ISS 접촉을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어 회장의 개입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주총 분위기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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