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정준양 회장 ‘교체론’ 수면 위
포스코 정준양 회장 ‘교체론’ 수면 위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3.2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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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회장들 정권 교체와 함께 전격사퇴, 전철 밟을까 노심초사
▲무늬만 민영화된 포스코는 최대 대주주가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 사실상 공기업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정권 교체 때마다 외풍에 시달려 수장도 매번 물갈이 됐다.

친박 의원들,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

22일 포스코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사업실적 보고보다 정준양 회장의 거취를 두고 정치권에서 혹시 말이 나오지 않을까 촉각을 세우고 있다.

포스코가 이렇게 긴장하는 이유는 민영화된 포스코는 최대 대주주가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 사실상 공기업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정권 교체 때마다 외풍에 시달려 수장도 매번 물갈이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2년 박태준 회장에 이어 2대 회장으로 취임한 황경로 전 회장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 박태준 측근이라는 이유로 1년 만에 회장직에서 밀려났다. 김대중 정부 때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김만제 회장이 1998년 김대중 정부 들어서면서 유상부 회장으로 교체됐다.

유 회장 이후 2003년 회장으로 취임한 이구택 회장도 임기를 남겨 놓고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물러났다. 포스코 회장 자리는 정권 교체기마다 부침을 거듭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현 정준양 회장도 이명박 정부 때 임기가 남아있던 이구택 전 회장을 끌어내리고 수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박영준 전 차관 등 정권 실세들이 정 회장의 인선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나쁜 선례들이 있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로의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이명박 정권 때 취임한 정준양 현 회장에 대한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MB맨’으로 불리는 정 회장이 임기를 제대로 끝마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도는 것도 이와 같은 배경과 무관치 않다.

이런 와중에 박 대통령의 한 핵심 측근은 “새누리당에서 먼저 얘기가 나왔다. 3~4명의 친박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 박 대통령 참모진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논의에 참여했던 친박 의원은 익명을 요구하며 “박 대통령에게 인사 청택을 하기는 어렵지만 바꿀 필요가 있다는 수준의 보고는 하고 있다. 정 회장 교체에 박 당선인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고 귀띰 했다.

만약 박근혜 정부가 과거의 전례처럼 포스코 회장을 교체한다면 야권이나 국민들로부터 ‘관치’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재계 서열 6위의 대기업 회장을 대통령이 바꿀 수 있다는 유혹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일부 친박 의원들이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정 회장의 교체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여야가 뒤바뀐 정권 교체가 아닌데다 전문가를 중시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스타일로 미뤄볼 때 주변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무리한 인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포스코 주변에서는 정 회장의 입지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퍼져 나오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정 회장은 이례적으로 이달 22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보름여 앞 두고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

그 동안 포스코의 임원인사는 주총일이나 주총직전에 발표됐으나 이번에는 인사 발표시기가 이례적으로 빨랐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
포스코는 지난달 말 이사회 멤버 12명 중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자진사퇴한 사외이사 1명을 제외하고 총 4명에 대한 임명안이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이로써 실질적으로 회사 경영을 이끌어가는 사내이사진은 정 회장을 비롯해 장인환 탄소사업부문장(부사장), 김응규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 박기홍 기획재무부문장 (부사장), 김준식 성장투자사업부문장(부사장)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정 회장과 크고 작은 인연이 있는 인사들로 정 회장이 CEO에 취임하고 나서 중용되고 있다.

포스코는 또 정준양 회장이 2009년 취임과 동시에 만들었던 녹색성장추진사무국을 올해 조직개편 때 환경에너지기획실로 통합했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추진 ‘코드’에 맞췄던 색깔을 지운 셈이다. 대신에 포스코는 공채 출신 여성 임원을 올해 처음으로 발탁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오너가 아닌 최고경영자(CEO)로서 정준양 회장의 성과에 대해선 시장의 반응이 엇갈린다. 세계적인 철강전문 분석기관인 세계철강다이내믹스(WSD)는 포스코를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라고 지난달 발표했다. 일본 신일철주금과 미국 누코어 등 세계 33개 철강사를 제치고 4년째 1위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로 포스코 수익성은 예전만 못하다.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액(단독 기준)은 전년 대비 9% 감소한 35조6649억원, 영업이익은 35% 줄어든 2조7896억원을 기록했다. 정준양 회장은 취임 후 대우인터내셔널, 성진지오텍, 태국 타이녹스 등 국내외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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