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업황불황으로 투자할 곳 잃어
삼성전자, 업황불황으로 투자할 곳 잃어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4.2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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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투자 대신 투자 여력 확대에 초점
▲삼성전자 측은 "중장기적 경쟁력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과감하게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순현금도 2010년 이후 최고치

삼성전자의 현금보유액이 무려 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뾰족한 투자분야가 보이지 않는 데다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해 ‘실탄’을 확보해둬야 한다는 보수적 경영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삼성전자는 지난 1ㆍ4분기에 3조9000억원의 시설 투자를 집행하는데 그쳐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의 분기 시설 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 각각 1조5000억원의 시설 투자가 이뤄졌다.

또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도가능 금융 자산 등을 모두 포함한 순현금의 경우 지난 1ㆍ4분기 기준으로 순현금은 3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22조5500억원보다 8조65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순현금은 ′현금 등′에서 차입금을 뺀 금액을 말한다.

삼성전자의 1분기말 현금 보유액은 지난 4분기말 37조4500억원에서 6조1100억원 늘어난 43조56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동안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은 12조82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시설 투자 금액이 늘어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전체 투자 규모는 지난 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상반기보다 하반기의 투자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시설투자 등 규모의 증설은 자제하는 방향에서 투자를 계획 중이다. 올 1분기 시설투자는 총 3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7600억원의 투자집행을 감안하면 절반 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

시설투자는 줄었지만 연구개발(R&D)의 투자는 확대하는 추세다. 안정적인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차별화된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갖춰가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구개발비로 3조3300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조7300억원보다 6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3%로 지난해 1분기(6.0%)와 지난해 4분기(5.3%)보다도 높아졌다.

삼성전자 측은 "중장기적 경쟁력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과감하게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5대 신수종 사업에 대한 투자는 인수합병(M&A)에서 상당한 현금의 활용이 가능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등의 의료분야에서는 최근의 삼성 M&A 기조가 상당히 공격적이다. 추가 M&A는 물론 상당한 규모의 ′빅딜′을 점치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0년 엑스레이업체인 레이와 초음파 의료기기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했다. 이어 2011년에는 미국의 심장혈관 질환 진단키트 업체인 넥서스를 인수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미국의 단층촬영 전문 업체인 뉴로로지카도 인수했다.

또, 미국 퀸타일즈와의 합작으로 바이오사업 관련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글로벌 제약사인 바이오젠 아이덱의 합작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출범시킨 상태다.

지난해말 조직개편에서는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팀을 의료기기사업부로 승격하고, 조수인 사장을 부문장으로 발탁했다.

내부 정비에도 현금은 필요한 부분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관계사들이 이렇다할 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을 쪼개고 늘리는 개편작업은 계속될 수밖에 없어서다.

삼성SDI는 이날, 1분기 332억82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805억870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32.2% 줄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8조779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불황과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3% 증가한 실적이다.

1분기 매출은 52조868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6.8%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41.7% 높아진 7조1500억원을 기록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순현금이 줄고 시설 투자금액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업황이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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