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분식회계 '의혹'
GS건설, 분식회계 '의혹'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4.3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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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회계 처리는 정당…“전혀 문제없다” 반박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공사에 적용하는 회계가 '고무줄'이라는 논란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 진행에 따라 건설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커질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GS건설사의 실적 악화가 '어닝쇼크'가 아닌 '분식회계 고백'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GS건설이 올 1분기에 적자를 낸 것은 갑자기 발생한 영업 악화 때문이 아닌 몇 년 전부터 재무제표에 반영했어야 하는 손실을 뒤늦게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1분기에 5355억원의 영업손실과 3860억원의 당기순손실 등 대규모 적자를 냈다고 지난 10일 발표한 바 있다.

시장에선 올해 GS건설의 영업손실이 상반기 6744억원, 하반기 1244억원 등 총 7988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투자자소송을 전문으로 진행해 온 원고소송전문로펌인 법무법인 한누리가 GS건설의 이번 실적 악화는 과거에 분식회계를 했기 때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누리 측은 "GS건설 주가폭락사태를 시장에서는 '어닝쇼크'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는 '어닝쇼크'라기 보다는 '분식 고백'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닝쇼크'는 기업의 실적이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쳤을 때를 일컫는 말인데 이번에 발표된 영업실적은 지난 1분기의 저조한 영업실적을 공표한 것이라기보다는 그 이전부터 존재하던 손실을 1분기 영업실적 공시라는 형태를 빌어 공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분기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해외 플랜트 공사 관련 손실이 2011년부터 발생했지만 뒤늦게 회계장부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장기 건설공사인 플랜트 공사의 당기 수익과 비용은 예정원가대비 투입원가를 진행률로 보고 여기에 도급액과 투입원가를 곱한 수치로 산정한다. 예정원가를 적게 추정하면 진행률이 높아져 결과적으로 회계상 수익과 이익이 부풀려지는 효과가 난다.

예컨대 진행률이 10% 상태인 사업을 회계상에 20% 진행된 것처럼 반영하면 도급받은 금액의 20%가 매출로 잡힌다. 하지만 공사가 10% 밖에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주처에는 10%의 공사대금만 신청할 수 있으므로 공사 진행률이 높아질수록 미청구금액이 늘어나는 것이다.

GS건설 플랜트부문의 분기별 미청구공사 잔액을 보면 2011년 3월 말 1962억원에서 같은 해 12월 말 4188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 말에는 1조999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영준 한누리 변호사는 "GS건설은 2011년 말 사업보고서 상에 관련 손실을 충분히 반영해 미리 떨어낼 수 있었음에도 공사가 80% 이상 진행돼서야 뒤늦게 반영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GS건설의 2011 회계연도 사업보고서 공시시점인 지난해 3월30일 이후부터 이번 어닝쇼크의 발단이 된 이달 10일까지 약 1년간 GS건설 주식을 취득한 투자자들은 분식회계로 인해 과도하게 부풀려진 주가로 주식을 취득한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 금감원에 분식회계 의혹 특별감리 신청 검토

한누리 측은 이번에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과 논의해 금융감독원에 GS건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특별감리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민원인이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특별감리를 공식신청하면 감리를 진행해야 한다.

만약 감리 결과 회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인정되고 주식 투자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속을 제기하면 회사 측은 배상에 나서야 하는 등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공사에 적용하는 회계가 '고무줄'이라는 논란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 진행에 따라 건설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커질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GS건설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11일과 12일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10일 4만9천400원에서 29일 2만9천300원으로 40% 폭락했다.

◆ 건설업계 “회계조작 터무니없다” 반박

이와 관련 건설업계에서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건설업은 물건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제조업 등 다른 업종과 달리 착공에서 완공까지 장기간 걸리기 때문에 적용하는 회계기준이 다르다며 회계를 조작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은 제조업처럼 바로 원가율을 파악해 손익에 반영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회계처리는 정당하게 이뤄졌으며 문제가 없다"며 "다만 실적악화로 주가가 떨어져 손실을 본 주주들에 대해선 회사 입장에선 미안함이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법조계 한 관계자는 "회계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다 업계 관행으로 적용되는 사례도 많아 감리 결과 회계를 조작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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