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비리로 얼룩진 LS그룹, 때늦은 사죄
원전비리로 얼룩진 LS그룹, 때늦은 사죄
  • 유영광 기자
  • 승인 2013.10.21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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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JS전선 등 사전 입찰가 담합, 나눠먹기식 낙찰 비리 혐의
▲ LS와 자회사인 LS전선, JS전선 등이 한수원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원전케이블을 납품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 더해, 이 과정에서 이들 LS 계열사들이 케이블 가격을 담합한 사실과 이들 LS 계열 3사의 대주주가 지난 5년간 가져간 배당금 합계가 무려 600억원에 달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LS와 자회사인 LS전선, JS전선 등이 한수원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원전케이블을 납품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이들 LS 계열사들이 케이블 가격을 담합한 사실과 이들 LS 계열 3사의 대주주가 지난 5년간 가져간 배당금 합계가 무려 800억원에 달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처럼 LS그룹을 향한 논란이 격화되자, LS그룹은 21일 신문광고 등을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LS그룹이 이날 발표한 사과문에는 “계열사인 JS전선의 원자력 발전소용 케이블 납품과 LS·JS전선의 입찰담합 문제로 국민 여러분과 정부 및 관계기관에 많은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참담한 마음으로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립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LS그룹 측은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반성하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국가 전력산업 발전에 더욱 이바지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사과했다.

이번 LS그룹의 사과는 지난 주말 구자열 회장의 지시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은 지난 주말, 이 지시를 하기에 앞서, 구자엽 LS전선 회장과 구자은 LS전선 사장 등과 만나 이같은 사안을 놓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LS 사과문.

아울러 LS 주식 또한 이같은 악재가 시장에 날아들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LS는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2.72% 내린 7만5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매각하고 있는 여파로 풀이된다.

또, 계열사이자 관련 회사인 JS전선 역시 3.98% 하락한 4천945원에 거래가가 형성되고 있다.

◆ LS·JS전선, 한수원 5년간 650억여원어치 납품

김기현 새누리당 의원(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은 지난 19일 LS전선과 자회사 JS전선이 한수원과 체결한 납품계약 규모만 총 652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JS전선은 지난 2005년 LS전선이 인수한 회사다. 현재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시험성적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및 검찰고발이 결정된 전선업계 8개사가 지난 5년간 한국수력원자력에 1천78억원어치 물품을 납품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별 계약규모별로도 LS전선(373억원)과 JS전선(279억원)이 가장 많은 양을 한수원에 납품했다. 이어 일진전기(163억원), 서울전선(160억원), 대한전선(55억원), 극동전선(49억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불량부품 납품논란을 일으킨 JS전선이 신고리 원전 3, 4호기에 납품한 케이블은 104억원어치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 8곳이 받은 공정위 과징금이 64억원에 그치면서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김기현 의원은 “공정위가 발표한 8개사에 대한 과징금 64억원은 실제 이들이 얻고 있는 이익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다”며 “업체 입장에서는 약간의 과징금을 내더라도 지속적으로 얻는 이익이 막대하기 때문에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안전을 담보로 잇속을 챙기는 사이 국가는 원전수출 차질 등 엄청난 손해를 입고 있다”며 “이들로 인해 발생한 전체적인 피해에 합당한 처분을 내려야만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LS·JS전선, ‘가격 담합’ 의혹도

아울러 이런 시험성적서 위조 비리와 함께 이들 업체는 이익을 더 챙기려고 담합을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20일 김제남 정의당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에 따르면 신고리 1~4호기, 신월성 1,2호기에 들어가는 케이블을 입찰담합한 LS전선, JS전선 등 전선업체들의 투찰률(낙찰하한율)이 최고 99.8%에 달했다.

투찰율은 입찰시 업체들이 써낸 금액 중 무작위로 뽑은 4개 금액의 평균값이다.

실제로 신고리1~4호기, 신월성 1·2호기, 신울진 1·2호기의 케이블을 입찰담합을 한 LS전선·JS전선·대한전선·서울전선·극동전선 등 5개업체들은 8건의 717억원 계약을 체결했고, 평균 낙찰률이 무려 9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험성적서 위조 비리로 중단된 신고리 1,2호기의 안전등급 제어, 계장용 케이블의 경우 예정가격과 투찰가의 차이가 불과 1천400만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최근 재시험에서 불합격한 신고리 3,4호기의 안전등급 전력·제어·계장용 케이블 또한 가격차가 3천90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총 8기의 원전에 들어가는 케이블의 입찰결과를 보면, 업체별로 돌아가면서 낙찰 받았으며 투찰률도 입찰가의 99.1%에 달한다”며 “이는 전형적인 입찰담합수법으로, 한수원이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투찰률이 거의 100%에 달한다는 것은 업체들이 경쟁사의 투찰가를 사전에 파악했다는 증거이자 한수원이 이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한 게 아닌가하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부분”이라며 “한수원은 이런 의혹에 대해 설득력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LS그룹 계열사 대주주, 5년간 챙긴 배당금 600억원

이들 업체들 중 LS그룹 계열사 대주주들이 불법행위를 통해 챙긴 금액이 600억원에 육박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지난 20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원전 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8개 전선업체(LS, LS전선, JS전선, 대한전선, 일진홀딩스, 일진전기, 서울전선, 극동전선 등) 대주주가 지난 5년간 배당금 800억원을 받은 가운데 LS 계열 3사(LS,LS전선,JS전선) 대주주가 챙긴 배당금은 무려 59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LS그룹 측은 지주회사 LS가 5년간 대주주에 592억원을 배당한 것이고 자회사인 LS전선과 JS전선의 배당은 없었다고 밝혔다.

같은기간 동안 사용한 접대비와 기부금도 많았다. LS의 경우 접대비만 30억8천만원, 기부금은 4억4천만원을 썼다. JS전선은 접대비 25억3천500만원에 기부금 1억1천만원을 사용했다.

◆ LS·JS전선 사건 경위, 한수원 지난 6월 이들 업체 검찰 고발

앞서 한수원은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 원자로 가동 중단 사태를 초래했던 불량 부품을 제작한 업체가 JS전선이라며, JS전선과 함께 국내 민간 기기검증기관인 새한티이피 측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지난 6월 밝힌 바 있다.

당시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JS전선에서 제작한 제어케이블의 시험 증명서를 새한티이피가 위조해 신고리 원전 1·2·3·4호기와 신월성 1·2호기에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명서를 위조한 새한티이피는 검사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아 캐나다 업체에 제어 케이블 검사를 맡겼고, 불합격 판정을 받자 시험 결과의 불합격 부분을 잘라내 합격 증명서로 위조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특히 문제의 부품은 원전을 제어하는 케이블로, 온도와 습도, 압력 등의 제어 성능이 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LS전선 측은 시험성적서 비리와 관련해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LS전선 측은 “우리도 한수원의 통보를 받고나서야 증명서가 위조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어떻게 된 일인지 현재 경위를 파악 중에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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