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해외시장 ‘수익 악화’
국내은행, 해외시장 ‘수익 악화’
  • 황혜연 기자
  • 승인 2013.11.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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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국적화지수 5등급 매우 부진, 현지고객비율도 4등급 고전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해외 은행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가 금융의 수출산업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해외영업점 실적분석․현지화지표 평가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요 은행의 초국적화지수(TNI)는 평균 4.8%를 나타냈다.

이는 글로벌 은행인 HSBC(64.7%), Citi(43.7%), 미쓰비시UFJ(28.7%) 등과 비교하면 크게 뒤 떨어진 수치다.

초국적화지수란 은행의 전체 자산 이익 중 해외 점포의 기여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100%에 가까울수록 은행이 글로벌화가 됐다는 의미를 가진다.

▲ 금감원 자료


국내 은행들의 국제 경쟁력은 이처럼 크게 뒤떨어져 글로벌 금융기업들이 대거 밀집한 홍콩, 미국 등에서는 평가등급이 낮았다. 아울러 국내 은행들은 안전한 아시아시장으로의 진출에만 적극적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초국적화지수는 총 5등급의 구분 중 3등급으로 평가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산업은행 등 4곳이 종합 2등급으로 준수하게 나온 반면 국민은행, 외환은행, 기업은행 등 3곳은 종합 3등급으로 부진했다.

국민은행은 특히 초국적화지수가 5등급으로 매우 부진했으며, 현지고객비율도 4등급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외환은행은 현지고객비율(4등급), 현지자금운용비율(4등급), 현지차입금비율(4등급) 등에서 나쁜 점수를 받아 “국내은행 최대의 해외 네트워크를 지닌 외환 및 수출입 전문은행”이란 명성에 먹칠을 했다.

기업은행도 초국적화지수가 4등급으로 유난히 부진했다.

이 같은 국내은행의 낮은 해외시장 수익률은 결국 국내 은행의 글로벌 경쟁력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대한 올해 국정감사자리에서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는 과거 산은을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육성해 금융의 수출화를 촉진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성과는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국내 금융산업의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며 “정부는 산은을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육성해 한국 금융의 수출 산업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금융권 관계자는 “초국적화지수가 낮다는 의미는 그 만큼 국내 은행들이 국내 시장에 의존도가 높음을 의미한다”며 “금융권 전체에 적극적인 도전을 권장하는 금융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재 우리나라 금융권은 정부의 간섭이 지나칠 정도로 높다”며 “정부는 부정한 절차와 부실 위기에 대한 감독 위주로 실행하고, 은행들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국내 은행들이 자연스럽게 해외시장에 진출토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금감원 자료


◇은행권 현지화, 여전히 종합 2등급 머물러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국내은행 해외영업점에 대한 현지화지표 평가결과는 지난해 하반기와 동일한 수준인 2등급을 나타냈다.

현지고객비율, 현지직원비율, 현지예수금비율 지표 등은 지난해 하반기와 동일한 2등급을 나타내며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이어갔다.

반면 초국적화지수, 현지자금운용비율, 현지차입금비율 등은 3등급을 보이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또한 올해 상반기 지역별 현지화지표는 대체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일본, 싱가폴, 인도네시아 등의 경우 종합등급이 다소 개선됐으나 베트남은 현지예수금비율 등의 하락으로 종합등급이 하락했다.

국내 은행들은 특히 미국, 영국, 홍콩 등 선진 금융시장 소재 영업점에 비해 일본, 중국, 일도네이사 등 아시아권 소재 영업점의 현지화 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은행들이 대거 진출해 있는 선진 금융시장 소재 영업점의 경우 현지자금 운용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비교적 낮은 수준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 금감원 자료

◇저금리·저성장에 해외 실적도 감소세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9월말 현재 국내은행(국민 등 11개 은행)은 33개국에 148개 해외영업점(지점 62개, 현지법인 41개, 사무소 45개)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중국 17개, 베트남 16개, 홍콩 12개 등 아시아지역 지점이 총 100개로 모든 해외영업점의 약 67.6%의 비중을 차지했다.

또 북미지역은 뉴욕에 12개 지점을 비롯해 총 19개 지점이, 유럽은 영국, 러시아, 독일 등에 총 19개 지점이 진출했다.

올 6월 말 기준 국내은행 해외영업점의 총자산 규모는 715억달러로 지난해 말 690억달러 대비 24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3억3060만달러에 비해 4790만달러 감소한 2억8270만달러로 집계됐다.

또 총자산수익률은 당기순이익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1.13%에 비해 0.3%p 하락한 0.83%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순이자마진의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20만달러 가량 크게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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