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재벌닷컴 제공)

30대그룹 총수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자산이 5년 동안 30조원 가량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30대그룹 총수 및 직계가족 119명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 12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총 49조1660억원으로 5년 전인 2008년 같은 시점의 20조1780억원보다 28조9880억원(143.7%)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지수는 1103.82에서 1967.93으로 5년 새 78.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재벌총수 가족의 주식자산 증가율이 배 가까이 높았다.

이는 한국은행이 집계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008년 1만9161달러에서 올해 2만 444달러(예상치)로 25.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재벌 총수가족의 주식자산 증가율은 6배나 더 높은 수치다.

◆이건희 삼성회장 일가 주식자산 ‘급증’

이와 관련, 국내 최고 주식부호 가문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가족의 주식자산 증가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가족 3명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지분 가치는 2008년 2조2830억원에서 올해 13조8710억원으로 11조5890억원 증가해 5년 동안 주식자산이 6배 넘게 늘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에버랜드 사장은 비상장 계열사 주식만 갖고 있다.

이건희 회장 가족의 주식자산이 급증한 것은 2010년 삼성생명이 신규 상장한데다 가족 지분이 많은 삼성전자 주가가 46만5000원에서 141만원으로 3배나 상승하는 등 계열사 주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가족의 주식자산도 5년 동안 4배 이상 늘어났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가족(5명)은 현대차 주가가 현재 23만원으로 5년 전 4만2000원의 5배 이상 상승하는 등 계열사 주가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상장사 보유 주식가치가 2조2810억원에서 9조7830억원으로 7조5020억원 늘어났다.

특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가족의 주식자산 증가액을 모두 합하면 19조910억원에 달해 30대 재벌그룹 총수 가족 전체 증가액의 절반이 훨씬 넘는 65.9%를 차지했다.

이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가족(6명)의 주식 가치는 1조9260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가족(2명)이 1조6360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가족(3명) 1조1050억원 등으로 1조원 넘게 늘어났다.

또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가족(4명)이 9670억원, 이재현 CJ그룹 회장 가족(3명)이 9450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 가족(5명)이 7150억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가족(4명)이 6050억원, 정몽진 KCC그룹 회장 가족(4명)이 5470억원의 순으로 증가액이 많았다.

이밖에도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가족(5명)이 5800억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가족(5명)이 3990억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가족(5명)이 3100억원, 정몽준 새누리당 국회의원(1명)이 2990억원,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가족(4명) 1990억원의 증가액을 각각 기록했다.

또 개인별 보유 주식 가치 증가액도 이건희 회장이 가장 많았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상장 주식 가치는 1조3880억원에서 올해 11조1590억원으로 5년 새 9조7710억원이 늘어나 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5조240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2조4690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1조6340억원,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1조230억원 등으로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9660억원, 이재현 CJ그룹 회장 9240억원,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 8950억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7940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6060억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5240억원 등 2∼3세 경영자들의 보유 주식 가치도 큰 폭으로 불어났다.

◆STX·동국제강 등 10곳 자산가치 ‘감소’

반면, 재벌그룹 총수 가족의 주식자산이 감소한 곳도 10곳이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가족(5명)은 2350억원에서 1290억원으로 5년 전보다 45.1% 감소하면서 1060억원이 허공에 증발했고,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가족(3명)도 1020억원이 감소했다.

그룹 해체 위기를 맞은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상장 주식 자산은 85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87.1% 급감했으며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가족(6명)의 상장 주식 가치는 5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더불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가족(4명)이 760억원,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가족(5명)이 700억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가족(5명)이 680억원, 이수영 OCI그룹 회장 가족(5명)이 640억원 각각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특정 산업과 총수 자산의 ‘쏠림현상’이 심화하면서 국내 경제와 산업, 증시가 활력을 잃어가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