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철도공사의 ‘두 얼굴’
서울도시철도공사의 ‘두 얼굴’
  • 황혜연 기자
  • 승인 2013.12.18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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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만성 적자 시달려도 실적보단 경영평가 우선

▲ 서울도시철도공사 임직원 성과급 표 (자료=바른사회시민회의)

‘퇴직금 돈잔치’이어 ‘성과급 잔치’까지

서울도시철도공사(사장 김기춘)가 자본 잠식 등의 재정난을 겪고 있으면서도 최근 5년간 ‘성과급 잔치’를 벌여온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도시철도공사는 지난 7월 감사원과 행정안전부의 감사결과 퇴직금과 휴가수당 수백억원을 과다 지급한 사실이 밝혀진데 이어 또 다시 성과급 과다 지급이 도마위에 올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8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지난 5년간 전국 58개 지방공사의 재무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지난 5년간 1813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해왔다.

도시철도공사가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 자료를 살펴보면 2008년 294억원, 2009년 424억원, 2010년 424억원, 2011년 368억원, 2012년 303억원이 지급됐다.

문제는 도시철도공사가 매년 만성 적자에 시달려 재정건전성에 위기의 경고등이 들어온 공기업이란 점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자본잠식률 추이 (자료=바른사회시민회의)

철도공사의 지난해 자본잠식률은 48.2%로 자본금의 반만 남은 상태로 심각하며 잠식규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08년 4조2920억원이었던 자본잠식규모는 지난해 5조2119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지난 5년간 단 한번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총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만 951억원에 달한다.

자치단체로부터 연간 1.8조원의 지원액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로우대와 같은 운임감면이나 낮은 승객수에 따른 매출 부진으로 적자재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방만경영에도 불구하고 철도공사 임직원들은 수백억원의 성과급 축제를 벌여 온 것이다.

▲ 서울도시철도공사 자본잠식규모 및 영업손실 표 (자료=바른사회시민회의)

총 1조원 넘는 영업손실에 이자비용만 951억

뿐만 아니라 철도공사는 이에 앞서 ‘퇴직금누진제’와 ‘특별휴가제’를 운영해오며 퇴직급여, 휴가비 등을 과다 지급한 사실도 적발된 바 있다.

지난 7월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서 지난 2012년 말 기준 도시철도공사의 총 부채 1조433억원 중 20.8%인 2166억원이 퇴직급여충당부채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당시 퇴직금 누진제 적용으로 퇴직급여 51억3000만원이 과다 지급됐다고 지적했다. 퇴직 예정 재직자 2510명에게 줄 퇴직급여 충당금은 552억6900만원에 달했다.

또 ‘보건휴가’와 ‘안식휴가’ 등을 계속 운영하면서 연차수당을 부적정하게 지급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보건휴가 등의 운영으로 직원들은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고 연차휴가수당 176억6200만원을 챙길 수 있었다.

이 같은 부실 행정으로 결손금이 누적돼 철도공사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다는게 감사원의 분석이다.

업계는 상황이 이런데도 철도공사가 퇴직급여·휴가비 등을 과다 지급한 것도 모자라 성과급 잔치를 벌일 수 있었던 큰 이유로 재정건전성을 무시하는 경영평가 기준을 꼽았다.

실제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가장 중점적인 부분은 ‘과연 설립 목적에 맞게 경영됐느냐’이며,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 등 재무건전성 비중은 매우 낮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은 재무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신경을 덜 쓰고 막대한 적자에도 해마다 수천억원의 성과급을 챙기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관계자는 “경영평가와 성과급지급 기준에 재무상태를 반드시 연계해야 한다”며 “경영평가 기준에서 재무건전성 향상과 경영 효율성 강화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영업손실 악화나 부채규모 증대 또는 자본잠식상태일 경우 임직원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 등의 패널티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성과급은 별도의 재원이 아니라 IMF이전까지 상여수당이였던 부분이 안행부에서 경영평가에 연계시키는 바람에 성과 인센티브로 전환된 것”이라며 “공사 입장에서는 그냥 급여 받아왔던 것일 뿐인데 성과급 잔치라고 표현되니 곤혹스럽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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