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매출채권 담보대출 실태 조사 나선다
금융권, 매출채권 담보대출 실태 조사 나선다
  • 조경화 기자
  • 승인 2014.02.07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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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KT 자회사 직원과 협력업체의 수천억대 대출 사기와 관련해 전체 금융권을 대상으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운영 실태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선다.

대출 사기를 당한 금융사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 13개사로 추정됐으나 금융당국의 검사가 확대되고 있어 다른 금융사의 피해도 속출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금융사들이 기업 대출 시 대기업을 맹신하는 관행을 뜯어고치도록 강력히 주문할 방침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T ENS의 직원 김모 씨와 협력업체 N사 대표 등이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의 허점을 이용해 허위 매출 채권을 발행하는 수법으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에서 수천억원을 대출받은 점과 관련해 나머지 금융사에 대해서도 점검을 확대하기로 했다.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은 중소기업이 물품납입대금을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어음대체 결제 제도로 2001년 한국은행이 도입했다.

물품 구매기업(대기업)이 판매기업에 대금을 어음으로 주는 대신 채권으로 지급한다. 판매기업(중소기업)은 이를 담보로 거래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조기에 현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구매기업이 대출금을 은행에 대신 상환한다.

금융당국은 이번에 피해를 본 하나은행, 농협은행, 국민은행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 등 나머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매출채권 관행을 점검하게 된다.

당국은 저축은행, 증권사 등 제2금융권에 대해 자체 점검을 하도록 하고 문제가 있는 금융사에 대해서는 직접 검사를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과 관련해 매출채권을 교묘하게 위조해 발생한 범죄"라면서 "이번에 피해를 본 은행 3곳과 저축은행 10곳 외에 일부 금융사가 있는 것으로 추정돼 전면 점검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금감원이 추산한 이번 대출 사기 혐의 금액은 2천800여억이다.

하나은행 1천624억원, 농협은행 189억원, 국민은행 188억원 등 시중은행이 2001억원이다.

저축은행은 BS저축은행이 234억원으로 가장 많고 OBS저축은행, 현대저축은행, 인천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 아산저축은행, 동부저축은행, 민국저축은행, 공평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까지 합치면 저축은행에서만 800억원이다.

그러나 이는 금융당국의 초기 검사 단계에서 나온 것으로 다른 시중은행을 포함해 금융사 여러 곳도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앞으로 조사가 확대됨에 따라 피해 금융사와 액수도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대기업 관련 대출에 문제가 없는지 자체 점검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번 KT 자회사 직원과 협력 업체의 대출 사기가 결과적으로 금융사들이 대기업이라는 브랜드를 과도하게 믿은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사들이 대기업에 대해서는 대출 시 무조건 신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관련 대출을 꼼꼼히 점검해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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