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 유병언 일가 '금고지기' 전락
신협, 유병언 일가 '금고지기' 전락
  • 황혜연 기자
  • 승인 2014.05.16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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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대출·행사비 지원' 등 각종 특혜
▲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로 이뤄진 신용협동조합(회장 문철상)이 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사금고'로 전락한 모양새다.(자료사진)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로 이뤄진 신용협동조합(회장 문철상)이 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사금고'로 전락한 모양새다.

16일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부터 기획검사국을 동원해 유병언 일가와 여신, 외환, 회계, 보험 부문에 대한 특별 검사를 벌여온 결과, 신협이 지난 2006년부터 7년 동안 유병언 일가에게 특별한 이유없이 66억원을 송금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권순찬 금감원 기획검사국장은 “문제의 66억원은 유병언 전 회장과 자녀 대규, 혁기, 섬나씨에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청해진해운 관계사(관계인)들은 2007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신협을 통해 총 727억원을 대출받아 이 가운데 3분의 2인 514억원을 다른 관계사 지원에 사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돈이 빼돌려진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신협은 하니파워에 연체 중인 은행대출(8억2천800만원)을 대환취급하고 은행(10.8%)보다 저금리(8.8%)를 적용하거나 연체이자(3천만원)를 감면하는 등의 특혜를 제공한 사실도 들통났다.

일부 신협 조합원들은 신협에서 300만~500만원을 신용 대출받아 건강식품 구매 명목으로 소속 교회계좌로 송금하기도 했다.

관계사인 금수원의 지시로 매년 기독교복음침례회 여름수련회 행사비를 지원했으며 유병언의 사진 4매를 1천100만원, 사진캘린더 12개를 240만원에 각각 사들이기도 했다.

권 국장은 "해당 신협이 청해진 관계사들에게 은행이자보다 싼 저금리에 돈을 빌려주거나 연체이자도 깎아주고 심지어 구원파 여름 수련회 행사비도 지원해주는 등 사실상 사금고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협중앙회는 금감원의 이런 검사 결과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협중앙회는 유병언 일가의 신협 계좌에서 타행 송금하는 과정에서 세모신협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를 이용했을 뿐 신협 자금이 유출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신협중앙회는 “세모신협이 규모가 작은 직장신협으로 통상 금융결제원망 가입 전의 송금방식이었다”며 “따라서 신협에서 유병언 일가에 자금지원한 사실은 없으며 사금고라고 적시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신협중앙회는 하니파워 저금리 특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조합원들이 신용대출을 받아 건강식품 구매 명목으로 교회에 송금했다는 검사 결과에 대해서는 "조합원들이 개인적으로 대출받아 이뤄진 금융거래로 확인돼 신협 법인의 부당한 거래로 간주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은 신협 외에도 유병언 일가의 자금 조달창구역할을 한 곳으로 관계사인 트라이곤코리아를 지목했다.

이곳은 교회 명의로 받은 대출 295억 원 전액과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이 받은 3,800억대의 금융권 대출 상당 부분을 넘겨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유병언 일가가 현재까지 해외 현지법인, 자회사 설립과 해외 부동산 투자 과정 등에서 3300만달러가량의 외화를 불법 유출하고 외국환거래법도 16건(1000만달러 이상) 위반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금융사들의 부당 행위에 대해 강력히 제재하고 부당 대출금은 회수할 방침라고 밝혀 후폭풍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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