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악화’…14개월만에 최저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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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심리 상태가 세월호 사고 직후보다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1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으로 10월에 비해 2포인트 떨어졌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심리가 반영된 올해 5월 지수도 105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낮은 수치에 그친 것이다.
이는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과 기준금리 인하 등을 실시하면서 8∼9월 107로 상승했던 이후에 10월(105)부터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한은은 대외경기 여건 악화와 내수 부진을 소비심리 위축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하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8%에서 3.5%로 낮아지면서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가파른 엔화 약세 등 대외 여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 것도 소비심리 위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보면, CCSI를 구성하는 6개 세부항목 가운데 가계수입전망을 제외한 5개 항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현재경기판단CSI가 74로 10월보다 5포인트나 급락했다.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의 경기 전망인 향후경기전망CSI도 4포인트 하락하면서 87에 그쳐, 2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생활형편전망CSI(99→97)는 지난달보다 2포인트, 현재생활형편(91→90)과 소비지출전망CSI(109→108)는 1포인트씩 하락했다. 대출규제 완화 조치와 9·1 부동산대책으로 124까지 올랐던 주택가격전망CSI는 이달에는 119에 그치면서 한 달 만에 5포인트나 하락했다.
이에 비해 현재가계부채(105→106)와 가계부채전망CSI(99→101)는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달과 같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19일 전국 2천19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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