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부실회사 채권만 약 300억원 달해 피해 가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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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가격을 터무니 없게 높은 가격으로 조작해 1500억원대의 무역금융을 부당하게 대출받은 50대 중소기업인이 구속됐다.
이번 사건으로 기업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며, 모뉴엘 사건과 비슷한 점이 많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11일 수출품 가격 조작과 위장 수출 방식으로 1522억원대의 무역금융을 부당하게 대출받고, 28억원은 해외로 빼돌린 혐의(관세법 및 특가법상 재산국외도피)로 조모(56)씨를 구속하고, 이를 도운 혐의로 회사의 자금담당과장인 유모(34)씨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조씨가 운영하던 회사는 주형 및 금형을 제조하는 ㈜후론티어라는 무역상사로, 2010년 7월부터 최근까지 291차례에 걸쳐 개당 원가가 2만원에 불과한 플라스틱 TV 캐비닛 가격을 무려 1만 배인 2억원까지 부풀려 총 1563억원을 수출 신고했다. 이렇게 받은 총 1522억원의 수출채권을 시중은행에 매각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조씨는 수출채권 만기가 도래하면 다시 위장 수출 방식으로 확보한 수출채권을 되팔아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는 수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했으며, 이렇게 받은 대출금 중 286억원이 미상환된 상태다.
여기에 회사 운영자금으로 신용대출 받은 61억원도 상환하지 않는 등 미상환 금액이 총 34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대출받은 무역금융 가운데 28억원을 수입대금 명목으로 일본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송금해 미국에 주택을 구입했다.
또한 법인카드로 명품과 금괴 등을 사들이고 월세 1800만원짜리 고급빌라에서 거주하면서 페라리 2대, 람보르기니 1대 등 고급 외제차 10여 대를 리스해 몰고 다니는 등 지금까지 현금 140억원, 법인카드 65억원 등을 사용해 호화생활을 누렸다.
이 뿐만 아니라 내연녀 명의의 회사로도 25억원을 송금했다. 이번 사건으로 후론티어사에 무역금융 대출과 신용대출을 해준 기업은행과 SC제일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기업은행은 후론티어라는 회사 채권만 약 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모뉴엘 사건의 20분의 1 정도인 1500억원 정도에 그쳤으나, 사건 자체가 모뉴엘 사건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모뉴엘 사건 때처럼 이번 일도 현장에 나가서 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장관리만 잘되어도 충분히 막을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에 대한 관리 소홀로 한번의 큰 사건을 겪고도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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