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유동성 풍요 속 기업의 자금난 - 시중 부동자금 평가와 활용 방안’
현대경제연구원 ‘유동성 풍요 속 기업의 자금난 - 시중 부동자금 평가와 활용 방안’
  • 박광원 기자
  • 승인 2009.05.24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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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풍요 속의 빈곤

현대경제연구원은 시중의 단기유동성이 4월말 80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단기유동성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저금리 정책 등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졌지만, 대규모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대기성 자금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유동성 증가를 과잉유동성으로 볼 수는 없다.
우선 외환위기 이후 gdp대비 시중부동자금 비중 평균 기준으로 보면, 투기적 용도 등으로 활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자금은 135조 원에서 232조 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유동성은 많이 풀렸지만 실물 부문으로 원활히 유입되지 않아 기업들의 자금난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섯 차례에 걸친 한은의 금리 인하로 본원통화가 2009년 3월 32.5%까지 증가하였으며 협의통화(m1)는 14.3%까지 증가율이 급증하였다.
그러나 돈의 유통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지를 확인할 수 있는 통화유통속도를 보면, 2007년 0.815에서 2008년 0.749로 떨어졌으며 특히 4/4분기 0.703까지 내려갔다. 또한 은행대출 등 민간 신용이 증가하지 않아 m2와 lf의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다.
초단기유동성인 m1은 증가했으나 6개월이상 2년미만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광의통화(m2)는 2008년 5월 전년동기대비 15.8% 증가에서 2009년 3월에는 11.1%까지 하락하였다. 금융기관유동성(lf) 또한 같은 기간 13.1%에서 8.4%까지 하락하였다.
이는 풍부한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 통화가 실물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기업 부문으로 흐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기준금리와 시중금리 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2008년 8월 4.75%에서 2009년 2월 10.4%까지 상승한 이후 하락폭은 미미하여 기업들은 유동성 풍요 속에 자금난을 겪고 있다.

2. 기업 자금난 지속의 배경

시중 유동성이 풍부함에도 기업의 자금난이 지속되는 요인은 은행기관 건전성 우려, 기업 리스크 증가, 투자처 부재 등으로 파악할 수 있다.

첫째, 은행의 수신 감소와 연체율 증가로 금융기관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실질 금리 하락으로 인해 장기 저축 유인이 크게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기준 금리 인하 영향으로 정기 예금 수신 금리는 2008년 10월 6.28%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09년 3월 현재 2.90%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의 연체율은 2월 2.31%에서 3월에는 2.04%로 다소 하락하였으나 전년말 1.46%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대기업은 전년말 0.34%에서 3월 현재 0.70%로, 중소기업은 1.7%에서 2.32% 증가하였다.

둘째, 기업의 신용 위험 증가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을 기피하고 있다. 2008년 10월 전월대비 7.3조 원에 달했던 국내 은행 기업 대출은 2009년 4월 3.2조 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기업 실적 악화 지속에 따른 신용 위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1/4분기 산업재, 소재산업 등 주요 산업의 기업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산업재의 경우, 매출액은 8.64% 증가하였으나 영업이익이 -22.7%를 기록하였고 소재산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44.7%로 크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신용위험 지수는 2009년 1/4분기 47로 2008년 1/4분기 38에 비해 악화되었다. 대기업도 2009년 1/4분기 19로 전년동기대비 10포인트 상승함으로써 신용위험이 높아졌다. 특히 대기업의 2/4분기 전망치는 22로 신용위험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셋째,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투자처가 미흡하여 단기 금융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신용 위험이 확대되면서 경제 주체별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성향이 높아짐에 따라 자금을 단기 상품 위주로 운용하는 경향이 증대되었다. 이에 따라 2008년말 금융권의 단기금융상품 수신이 655.0조 원에서 2009년 3월말 697.2조 원으로 42.2조 원이 증가하였다.

3. 시중 부동자금 활용 방안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기업 부분으로 원활히 공급되게 하기 위해서는 첫째, 금융기관의 건전성 강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정부는 은행 대출 기피를 완화시킬 수 있도록 은행이 보유한 기업 대출 채권, 저축은행 pf채권 등에 대한 자산관리공사의 매입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둘째, 원활한 기업 대출을 위한 금융권에 대한 정책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 기업에 대한 대출 보증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단기 유동성 부족에 의한 흑자 도산을 방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출의 동태적 대손충당금 제도 도입을 통해 불황기에는 호황기 때에 비해 적립규모를 낮춰 신용 경색을 완화시켜야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회사채가 편입되는 채권담보부증권에 대한 보증 한도를 증가시키거나 채권펀드에 대한 비과세 대상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

셋째, 기업 인수합병 펀드, 신용 위험 분산 상품 등의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기업 인수합병 펀드, 기업 신용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는 상품 등을 개발함으로써 부동산 시장이 아닌, 산업 부문으로 자금 흐름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의 대출 리스크를 전가할 수 있는 자산유동화증권(mbs)의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직접금융 상품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넷째,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의 불확실성을 완화해야 한다. 정부 및 민간의 구조조정이 활성화될 경우, 기업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기업의 대출 및 회사채 발행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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