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대학교 기부금 후원 대부분 '비공개'
국내은행, 대학교 기부금 후원 대부분 '비공개'
  • 홍성완 기자
  • 승인 2015.09.07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훈 의원, 은행 10개 중 6개 이상 수의계약 방식 입점
국내 은행들이 대학교 출점과 관련해 지원한 후원금이 확인된 것만 5000억원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출점 관련 협약서는 대부분 비공개돼 불투명한 후원금으로 인한 건전성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대학교 출점 및 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5년 6월 기준 국내 18개(시중 7개, 지방 6개, 특수 5개) 은행에서 대학교에 출점한 은행은 13개 은행(시중 5개, 지방 4개, 특수 2개)이며, 출점한 대학교의 수는 총129개로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국내 13개 은행 중 가장 많은 대학교에 출점한 은행은 우리은행으로 27개 대학교에 출점 중이며, 신한(22개), 농협(19개), 하나(13개), 국민(11개), 대구(10개), 기업(9개), 광주(7개), 경남․부산(6개), 전북(5개), SC(2개), 수협(1개)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결과, 2015년 6월 기준 국내 13개 은행이 출점한 대학교 129개 중 출점과 관련해 직·간접 후원금을 지급한 대학교는 전체 약 99.2%인 128개로, 은행이 출점한 대학교는 거의 대부분 후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3개 은행별 출점 관련 후원 대학교를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27개 대학교에 후원금을 지급해 가장 많은 후원이 이뤄졌으며, 신한(21개), 농협(19개), 하나(13개), 국민(11개), 대구(10개), 기업(9개), 광주(7개), 경남․부산(6개), 전북(5개), SC(2개), 수협(1개) 순이다.

이들 은행들이 2015년 6월 기준 128개 대학교 출점과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지급한 후원금액은 총 5036억3125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농협을 제외한 나머지 12개 은행의 경우에는 최초 출점 이후 현재까지 후원한 내역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 의원은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농협을 제외한 12개 은행은 관련 내규 상 서류 보존기한이 5년 또는 10년이라서, 은행 통합이전 자료 파악이 곤란해서 등의 사유로 대학교에 기부한 내역을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출점 관련 후원금액은 기부한 대학교에 확인만 해도 알 수 있는 것”이라며 “농협의 경우 어떻게 후원 내역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인가? 이는 은행들의 무관심과 출점 대학교 눈치 보기에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국내 13개 은행 중 대학교 출점 시 가장 많은 후원금과 현물을 기부한 은행은 우리은행이 1175억9350만원(27개 대학교/약23.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협 996억2000만원(19개 대학교), 신한 949억4400만원(21개 대학교), 하나 858억7985만원(13개 대학교), 대구 390억500만원(10개 대학교), 전북 138억4600만원(5개 대학교), 기업 120억8200만원(9개 대학교), 광주 116억5590만원(7개 대학교), 국민 110억2900만원(11개 대학교), 경남 81억7000만원(6개 대학교), SC 59억5600만원(2개 대학교), 수협 34억원(1개 대학교), 부산 4억5000만원(6개 대학교) 등이었다.

국내 대학교 입점 은행 10개 중 6개 이상은 수의계약 방식을 통해 입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6월 현재까지 국내 13개 은행의 129개 대학교, 138개 출점 관련 계약 체결 형태를 살펴보면, 수의계약 체결 대학교는 85개(약 61.6%), 경쟁계약 체결 출점대학교는 53개(약 38.4%)로 나타났다.

국내 13개 은행이 출점한 128개 대학교 중 출점 관련 가장 많은 후원금을 받은 대학교는 서울대학교로, 3개 은행(농협․신한(수의), 우리(경쟁))으로부터 후원금 475억6100만원, 입점건물 및 전산시스템 등 현물기부 141억3000만원으로 총 616억9100만원을 후원을 받았다.

다음으로 연세대학교 409억1000만원(우리,하나/경쟁/원주캠퍼스 포함), 고려대학교 365억5500만원(하나/경쟁), 이화여자대학교 187억6000만원(신한/수의), 한양대학교 144억6900만원(신한/수의), 경희대학교 132억6300만원(하나/경쟁)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현재 국내 은행이 대학교와 금융전속 거래, 즉 출점 관련 약정을 체결할 시 작성되는 합의서는 비공개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현재 국내 13개 은행이 129개 대학교와 금융전속 거래 시, 즉 출점 관련 약정을 체결할 시 작성되는 합의서를 공개하는 은행은 6개인 반면, 대외 비공개는 7개로 절반이상이 합의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물론 은행과 대학교 양자 사이에 체결하는 금융전속 거래 협약서이니 관련 내용 공개는 대외 비공개일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대학교 출점과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후원내역까지 비공개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이 대학교에 후원하는 발전기금과 기부금 등의 재원은 국민들과 기업의 금융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더욱이 대학교에 출점 관련 후원금을 지원한 국내 13개 은행 모두 대학교에 전달한 후원금 등과 관련해서 은행 내 확인절차도 없었으며 확인한 적도 없었다”면서 “대학교에 지원한 후원기금 관련 일부 확인절차가 ‘있다’고 답변한 3개 은행(대구, 전북, 농협)의 경우, 확인 결과 사용수익기부자산(건물)의 경우 ‘집행내역이 존재한다’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은행이 대학교에 후원하는 발전기금 등의 재원은 우리 국민과 기업의 금융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은행과 대학교간 출점 관련 계약은 비공개로 이뤄진다”며 더욱이 후원금의 경우 지원한 은행에서 어디에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규정도 없고, 현재까지 확인한 적도 없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을 통해 국내 은행들이 대학교 출점 시 지원하는 후원금이 학생들을 위해 제대로 사용됐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도록 지도․감독 해야 할 것”이라며 “은행의 대학교 출점 후원금 등에 대한 투명성 확보 방안과 관리감독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부 등 관련 부처에 공동 TF 구성을 제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학교 후원금과 관련해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금융업계에 전달하는 등 개선되고 있는 사항”이라며 “금융업 특성상 10억원 이상 후원 금액은 ‘기부금’ 명목으로 공시되고 있으며, 비공개 협약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이에 대해 금융당국이 감사·관리를 철저히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제도 및 절차상 개선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영업계약 시 비공개 계약은 서로에 대한 입장 존중을 위해 존재하는 일반적인 비즈니스 상황으로 금융당국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절충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선에서 지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