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성동조선 지원 ‘밑 빠진 독에 물붓기’
수출입은행, 성동조선 지원 ‘밑 빠진 독에 물붓기’
  • 홍성완 기자
  • 승인 2015.10.01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원석 "작년 실사결과 전망 비해 실적 크게 못 미쳐"
성동조선의 지난해 실적이 실사결과 전망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단독지원을 단행한 가운데, 다음 달에도 추가자금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여서,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수출입은행 내부적으로도 성동조선이 5년간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수출입은행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성동조선해양 추가실사 결과 요약’을 살펴본 결과, 성동조선의 지난해 실적이 같은 해 초에 실시한 실사결과 전망에 비해 당기순손실은 3000억원, 영업 손실도 1000억원 가량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1일 밝혔다.

더욱이 지난해 실사 결과, 올해부터 신규 자금 투입이 불필요하다는 전망을 내놓았으나 올해 수출입은행은 이미 성동조선에 대한 단독지원을 단행했을 뿐만 아니라, 다음달에도 추가자금지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원석 의원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월28일 부터 한달간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성동조선에 대한 실사를 실시한 결과 성동조선의 2014년 당기순손실은 출자전환 후 2645억 원, 영업손실은 228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실제 지난해 성동조선의 당기순손실은 5792억원, 영업손실은 339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지난해 초 실시한 실사 결과 전망에 비해 실적이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실사에서는 기말현금이 1855억원에 달해 2014년부터 향후 5년간 신규자금 지원은 불필요하다고 전망했었으나, 실제로는 수출입은행이 지난 6월 채권단이 추가자금지원에 반대하자 단독으로 3,00억 원을 지원했고, 다음 달에도 3700억 원의 추가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출입은행 측에 확인 결과, 박 의원이 지적한 상황들이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출입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영업외 손실로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2500억원, 건조 관련 공사손실 충당금은 9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규수주가 23억불 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이에 따른 선수금을 실사 평가에 반영했으나, 막상 한 건의 신규 수주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실사 전망과 큰 차이를 보였다.

문제는 실사 평가와는 다른 상반된 결과가 나오면서, 채권단들이 하나 둘씩 지원 철회 입장을 밝히고 있는 점이다.

지난 5년간 채권단의 지원 속에서도 성동조선은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자 ‘밑 빠진 독에 불붓기’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박 의원이 공개한 성동조선 실사의 시행은 2013년 12월 성동조선의 출자전환에 대해 반대매수청구를 행사한 무역보험공사가 추가실사를 통해 성동조선의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상회할 경우 이를 철회하기로 확약한 데에 따른 것이다.

해당 실사 이후 수출입은행 다음으로 많은 채권 비율을 차지하고 있던 무보가 반대매수청구를 철회하고 출자전환을 했으나, 올해 5월 결국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채권단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4월 말에는 세 번째로 많은 채권 지분을 보유한 우리은행이 성동조선에 대한 42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지원 안건에 반대하는 의견을 수출입은행에 제출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실사 전망과 현실이 큰 차이를 보이게 되면 다른 채권기관들을 설득할 명분을 잃게 된다"며 "채권기관들이 잇따라 탈퇴선을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중공업과의 경영협약도 재무적 부담은 여전히 수은이 지는데다 인수를 전제로 한 것도 아니어서 삼중의 적극적 참여 유인이 부족하다”며 “수출입은행은 지금까지 실시한 성동조선의 실사결과 일체와 구체적인 정상화 로드맵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입은행 내부적으로도 성동조선 문제에 대해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동조선은 현재 중국에게 밀리고 있는 중형조선업의 명맥을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 속에 개선세가 더디다 보니 수출입은행 자체적으로도 딜레마에 놓인 것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성동조선 문제는 큰 고민거리로, 지난 5년간 개선되는 부분이 없다 보니 삼성중공업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무조건 지원은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어려운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채권단 중 일부 기관이 빠져나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최대한 지원하는 방향으로 채권단을 설득하는 중”이라며 “여러 방안들을 강구해 정상화 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