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OCI…살아남을 수 있을까?
위기의 OCI…살아남을 수 있을까?
  • 김선재 기자
  • 승인 2016.01.22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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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실리콘 공급과잉으로 가격 폭락…적자 면치 못해
폴리실리콘 공급과잉 적자 탈출 못해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부채 4조4,586억
1분기 흑자전환에 사활…달성 여부 불투명
이우현 사장 경영능력 판가름에 분수령 될 듯


지난 11일 OCI가 오는 9월 준공예정인 미국의 106MW 규모 태양광 발전소 '알라모7'을 현지 에너지 기업인 '콘에디슨디벨롭먼트'에 매각하기로 함으로써 재무건전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각대금은 2억2,690만 달러, 한화로 약 2,714억원이다.

지난해에는 OCI서울태양광발전, OCI남부태양광발전, 오대양태양광발전 등 자회사의 지분을 모두 농협은행에 매도했다.

OCI는 또 소다회 제조회사인 OCI리소시스를 지난해 7월 4억2,900만 달러(4,917억원)에 터키의 전략적투자자인 지너(Ciner)그룹에 매각했고,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삼불화질소(NF3)를 제조·공급하는 OCI머티리얼즈도 지난해 11월 SK에 4,816억원에 매각해 약 1조원 가까운 유동성을 확보하기도 했다.

지난 1일부터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약 3,000여명의 임직원 중 150~300명가량을 감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OCI가 최근 몇 년 사이 그룹 내 자회사나 자산들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희망퇴직을 통해 다이어트를 하는 데는 폴리실리콘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폭락으로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실리콘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의 수요 감소로 폭락해 kg당 13달러대까지 떨어졌다. 1년 전에는 kg당 18~20달러 수준이었고, 2008년에는 kg당 390달러대였다. 업계에서는 20~30% 정도 공급과잉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폴리실리콘의 kg당 제조원가가 20~25달러임을 감안하면 생산을 할수록 손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OCI는 원가경쟁력을 위해 제조원가를 16달러대까지 낮췄지만, 판매가격이 더 낮기 때문에 손해를 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악재는 또 있다. 이렇게 태양광 시장이 부진을 면하지 못하게 되자 OCI 고객사들은 계약이행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OCI와 맺었던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을 해지한 것이다.

이로 인해 OCI는 2012년 5건 9,000억원, 2013년 5건 2조1,500억원 등 2년 동안에만 무려 3조 1,000억원의 손실을 봤고, 지난해만 해도 도이치솔라 2,677억6,560만원 등 총 7,000억원대 손실을 봤다.

그런가하면 중국 르네솔라(Renesola), 잉리(Yingly), 콤텍솔라(Comtec Solar)와의 9,400억원대 공급계약도 시장환경악화에 따른 계약 상대방의 계약이행 어려움을 이유로 공급계약 기간이 연장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OCI의 재무건전성은 갈수록 악화됐다.

OCI는 2011년 4조2,758억원 매출에 당기순익만 8,647억원을 올렸을 정도로 실적이 좋았지만, 2012년에는 매출 3조2,184억원에 당기순익 12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던 것이 2013년에는 매출 2조1,951억원, 당기순익 -3,053억원, 영업이익 -1,856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4년 영업이익 -728억, 2015년 3분기 영업이익 -806억원을 보이며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부채는 4조4,586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34%에 이른다.

이에 OCI는 이번 1분기 흑자전환을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적자누적과 실적 부진이 계속 이어지면 기업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부채에 대한 이자율 상승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OCI의 신용등급은 A+/Stable(NICE신용평가, 2015년 5월 정기평가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1분기 흑자전환 여부는 이우현 사장의 경영능력을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되기도 할 것이다. 2013년 대표이사를 맡은 후 연이어 적자경영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은 특별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궁극적으로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정상궤도에 올라가야 재무건전성이 회복될텐데, 가까운 시일 내에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은 요원하다.

또한 폴리실리콘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미국, 중국, 인도 등 해외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지만, 발전소 사업 특성상 30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OCI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 등 당장 수익성이나 재무구조을 개선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며 “회사 차원에서는 원재료 가격을 낮추는 등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OCI의 1분기 흑자전환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업계 관계자는 “OCI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태양광발전 프로젝트 전략을 ‘건설 후 보유’에서 ‘건설 후 매각’으로 변경했다”면서 “이에 따라 회계방식도 변경돼 발전소 매각차익은 영업이익으로 계상되기 때문에 소폭의 실적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OCI머티리얼즈 매각대금은 알라모 발전소 건설 등에 투자될 것”이라며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렵고 원가경쟁력을 위해 시설투자도 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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