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산업’ 미래 성장엔진 급부상
‘인공지능산업’ 미래 성장엔진 급부상
  • 김선재 기자
  • 승인 2016.03.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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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연, 한국 AI산업 세계시장 1.5% 수준
▲ '알파고(AlphaGo)'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산업에서 한국은 세계 주요국에 비해 시장규모나 기술수준 투자 측면에서 매우 뒤떨어지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AI산업 규모는 세계 AI시장의 1.5%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지난 9일부터 진행된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 알파고가 이 9단을 압도하는 수준의 바둑 실력을 선보이면서 전 세계가 AI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ICT기술의 발전으로 한동안 정체됐던 AI성능의 비약적 향상으로 AI산업은 ‘새로운 산업혁명’이라고 불릴 정도로 미래 성장엔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AI시장에 조기 진입하기 위해서 공공부문의 선도적 투자와 함께 민간부문의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5일 내놓은 ‘AI시대, 한국의 현 주소는?-국내 AI산업 기반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AI산업은 이제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로, 일부 대기업과 IT기업을 필두로 AI산업 투자 및 연구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터넷·게임 등 특정산업에 한정된 수준이다.

시장규모 역시 2013년 3조6,000억원에서 2017년 6조4,000억원 수준이고, AI기반 지능형 로봇의 경우 2010년 2,712억원에서 2014년 3,385억원으로 연평균 5.7%씩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글로벌 AI시장은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 정부와 글로벌 ICT 선도기업은 AI시장의 초기 주도권 확보를 위해 후발 주자와의 기술격차를 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알파고를 선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던 구글은 동영상자료 확보를 위한 유튜브 인수, 클라우드 공간에 무제한 이미지 저장서비스 제공 등으로 빅데이터 확보 부문에서 선두로 부상했다. AI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빅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다.

또한 AI관련 스타트업 규모는 2010년 4,500만 달러에서 2015년 3억1,000만 달러, 투자건수는 6건에서 54건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세계 AI시장 규모를 2015년 약 1,270억 달러에서 2017년 약 1,650억 달러로 연평균 14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AI가 다양한 분야에 접목돼 확장되면 산업 규모는 더 커지게 된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BCC에 따르면 전 세계 AI기반 스마트머신 시장은 2014년 62억2,900만 달러에서 2019년 152억7,900만 달러 규모로의 성장이 예상된다.

영상처리시장은 2015년 765억 달러에서 2017년 1.090억 달러, 음성인식 시장은 같은 기간 840억 달러에서 1,130억 달러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 전문기관 트랙티카(Tractica)는 기업용 AI시장이 2015년 2억 달러에서 2024년 111억 달러로 연평균 56.1% 성장한 것으로 전망했고, 예측분석 소프트웨어 시장은 2012년 20억 달러에서 2019년 65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AI산업 육성정책을 수립하고는 있지만, 착수시점이나 투자 규모 측면에서 주요국보다 뒤쳐져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3년부터 10년간 지식공유 및 지능진화가 가능한 AI 소프트웨어 ‘엑소브레인(Exobrain)’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2008년부터 시냅스 인지 컴퓨팅 프로젝트 ‘SyNAPS(Systems of Neuromorphic Adaptive Plastic Scalable Eletronics)’를 추진하는 등 AI연구개발에서 앞 선 상황이다.

게다가 관련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도 주요국과 비교하면 미흡한 수준이다. 미국은 향후 10년간 총 30억(약 3조2,800억원) 달러 규모가 투입되는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포함해 AI연구개발에 연간 3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유럽연합의 경우에는 25개국 135개 기관이 참여해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휴먼브레인 프로젝트’에 2013년부터 10년간 10억 유로(약 1조3,7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일본은 2016년부터 10년간 1,000억엔(1조180억원)을 투자한다.

반면, 한국은 10년간 1,070억원이 투자되는 ‘엑소브레인’ 프로젝트를 포함해 인공지능 관련분야에 연간 총 380억원을 투자하는 데 머무르고 있다.

민간부문의 AI산업 기반도 한국의 ICT산업 위상과 비교하면 부족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2013년 국내 AI시장규모는 3조6,000억원으로, 세계 AI시장 규모(약 240조원)의 1.5%로 추정했다. 관련 기업 수도 2015년 기준 약 24~64개로, 세계 AI관련 스타트업과 비교할 때 약 2.5~6.7%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2015년 기준 한국 ICT산업의 세계 ICT산업 대비 비중 10.7%, 2013년 기준 ICT수출 시장점유율 6.7% 등에 비해 낮은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한국의 AI관련 기술은 수준이 낮고 특허 보유 또한 적다.

세계 AI관련 기술 연구 및 개발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미국의 기술수준을 100으로 본다면 한국의 AI 소프트웨어 기술은 75%, AI응용 소프트웨어는 74% 수준이다. 중국과 비교했을 때 AI소프트웨어 기술은 큰 차이가 없지만, AI응용 소프트웨어 기술은 오히려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유하고 있는 특허 수도 전체의 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본, 한국, PCT(국제특허) 등 4개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AI관련 특허는 1만1,613건인데, 한국인이 보유한 것은 306개 뿐이다.

AI확산에 따른 부작용을 극복하고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와 준비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세계경제포럼, 옥스퍼드대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AI와 로봇의 등장으로 향후 5년간 일자리가 500만개 사라지게 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AI확산에 따라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총 74%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에 현경연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AI시장에 조기 진입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산업기반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우석 산업컨설팅실 연구위원은 “산업의 갈라파고스화를 초래하는 중앙집중식 통제 패러다임에서 개방과 공유의 패러다임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한편, 공공부문의 선도적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AI관련 국가 연구개발 사업 및 산학연 협력 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정책적 지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부문의 AI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제조업 부문의 AI기술 융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세제 및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서비스업 분야의 AI활용이 촉진될 수 있도록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AI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관련 인재육성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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