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기업에서 5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은 무려 748명이나 됐다. 지난해 720명보다 3.9%, 28명 늘어난 것이다.
재벌닷컴이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2015 회계 연도 결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643개사의 등기임원 보수내역을 집계한 결과 급여, 퇴직금, 스톡옵션, 기타 근로소득을 포함해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은 총 748명이었다.
이 가운데 4명 중 1명 꼴인 24.5%는 자산 상위 10대 그룹의 현직 또는 퇴직 임원 192명이 차지했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49명(6.3%)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그룹 29명(3.7%), SK그룹 26명(3.3%), LG그룹 22명(2.8%) 등 이른바 4대그룹 출신 전·현직 임원이 126명(16.1%)이었다고 재벌닷컴은 밝혔다.
5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이 가장 적은 기업은 한진그룹으로 2명(0.3%)이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퇴직금 제외 순수 근로소득 기준)를 받은 현직 등기임원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149억5,400만원을 받아 전년 93억8,800만원보다 무려 59.3%, 55억6,600만원 늘어난 보수를 받았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98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은 80억9,500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조양진 한진그룹 회장이 64억1,075만원으로 4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58억322만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53억4,8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보수는 48억1,008만원이었다.
2014년 보수총액 145억7,200만원으로 전문경영인 1위를 차지했던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작년에 47억9,900만원으로 보수가 무려 67.1%, 97억7,300만원 급감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역시 전년보다 32.7% 하락한36억9,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기업의 자금사정이 매우 심각하고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와중에도 고액의 보수를 챙긴 임원들도 있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져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이라는 아픔을 겪는 중에도 45억3,200만원을 보수로 챙겼다.
박지원,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역시 지난해 연결기준 1조7,000억원대 적자를 내 유동성 위기에 그룹이 허덕이는 가운데서도 각각 17억6,100만원, 15억1,100만원이라는 고액의 보수를 받았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도 기업이 지난해 연결기준 2,500억원대 적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7억4,500만원을 보수로 받아갔다.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여성 임원들도 눈에 띤다. 여성 임원 중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었고,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이 32억6,799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20억3,100만원을 보수로 받았고,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과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부회장은 각각 9억4,250만원, 8억8,500만원을 기록했다.
퇴금금으로 100억원 이상을 받은 임원은 2명 있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유진기업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퇴직금으로만 152억원 받아 보수총액이 154억2,000만원에 달했다. 그 중 급여 및 상여금 등 근로소득액은 1억8,000만원에 불과했다.
정동섭 동일제지 회장도 계열사인 태림포장공업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두 회사로부터 모두 101억3,000만원을 퇴직금을 받았다.
고액 보수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기업은 삼성물산, 롯데쇼핑, 호텔롯데, 한샘 등 4개사였다.
삼성전자는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 4명을 배출했지만, 이들의 보수총액은 266억2,700만원으로 단일회사로는 최대였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은 2014년에 이어 작년에도 회사에서 급여 4억8,000만원과 상여금 2억 등 6억8,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