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재정상황 ‘불황형 흑자’ 보여
가계 재정상황 ‘불황형 흑자’ 보여
  • 김선재 기자
  • 승인 2016.05.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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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벌고 더 아꼈다’…가계 1분기 평균소비성향 최저
▲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 증감률 추이 (자료=통계청)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이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질 소득이 감소하고 월세 가구 증가에 따른 주거비 부담으로 지출을 많이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가계의 재정상황은 우리 경제상황과 비슷한 ‘불황형 흑자’ 모습을 나타냈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거둬가는 세금, 사회보험료 등과 같은 비소비지출은 늘어났다.

저소득층은 감소했지만, 고소득층이 늘어나면서 소득계층간 격차는 심화됐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4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55만5,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0.8% 증가했다.

하지만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소득은 오히려 0.2% 감소했다.

실질 소득 증가율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전 분기인 작년 4분기부터이다. 이후 2분기 연속 실질 소득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이다.

근로소득자들의 소득은 겨우 0.3%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월세 가구가 늘면서 임대소득이 늘어 사업소득은 3.3% 늘었다.

저금리의 영향으로 이자소득이 줄어들면서 재산소득은 1년 전보다 21.0% 급감했다.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가계는 지갑을 닫았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6만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증가하는데 그쳤고, 이마저도 실질 기준으로는 0.4% 감소했다. 쓸 돈이 줄자 소비는 더 많이 줄인 것이다.

가계가 소비지출한 항목 대부분이 감소했지만, 주류·담배 지출분야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올해 1분기 가계는 주류·담배에 전년보다 22.2% 증가한 3만5,000원을 지출했다. 담배에 2만3,300원(30.6% 증가)을 썼고, 올해 가격이 오른 주류에 1만1,600원(8.3% 증가)을 소비했다.

또한 월세 가구의 증가로 주거비 부담이 커졌다.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32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3.6% 줄었지만, 유가하락으로 인한 도시가스요금 인하 등으로 연료비가 12.2% 감소한 영향일 뿐 실제 주거비는 10.3% 증가했다.

교통 관련 지출은 전년보다 2.5% 증가한 32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유가하락으로 운송기구 연료비가 8.3% 감소했지만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조치로 자동차 구입 지출이 12.9% 늘었기 때문이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는 10만2,000원으로 7.4%, 음식·숙박은 33만3,000원으로 2.2% 증가했고, 오락·문화 관련 지출은 15만6,000원, 기타상품·서비스는 22만8,000원으로 각각 1.3%, 1.7% 지출이 늘었다.

이밖에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0.6% 감소한 34만9,000원이었고, 의류·신발은 1.8% 감소한 15만2,000원, 교육은 0.4% 줄어든 34만2,000원, 보건(17만8,000원), 통신(14만6,000원)은 각각 0.3% 줄어들었다.

가계는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비지출을 줄였지만, 조세, 사회보험료 등 가계 스스로 통제가 불가능한 비소비지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85만2,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0.3% 늘었다.

경상조세 지출은 5.1% 증가했고, 사회보험은 가입자 증가와 보험료 인상의 영향으로 3.5%, 연금은 3.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경조사비 등 가구간이전지출은 3.3%, 종교기부금 등 비영리단체로 이전 지출은 2.8% 감소했다.

소득이 줄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소비나 경조사비, 기부금 등을 줄였지만, 정부 등에서 거둬가는 부분은 어쩌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소비를 줄인 덕분에 가계의 흑자액은 증가했지만,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나타냈다.

가계의 1분기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70만4,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했고, 흑자액은 103만5,000원으로 같은 기간 1.9% 올랐다.

하지만 소비를 줄였기 때문에 평균소비성향은 0.3%p 하락한 72.1%를 나타냈다. 100만원을 벌어서 72만1,000원만 쓴다는 말이다.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2011년부터 내리막을 걷기 시작해 작년 3분기에는 가장 낮은 71.5%까지 떨어졌었다. 이에 비하면 소폭 오른 것이기는 하지만, 소비성향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로 1분기 기준 가장 낮은 수치이다.

소득불평등은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1분위 가구 평균 소득은 141만원으로 작년보다 2.9% 감소해 저소득층은 다소 줄었지만, 소득 5분위는 평균 소득이 906만7,000원으로 1.8% 증가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5분의 계층의 소득을 소득 1분위 계층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은 5.02배로 지난해 1분기 4.86배보다 높아져 소득분배가 악화된 모습이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난해 지니계수는 0.295로 1년 전 0.302보다 0.007 감소했다.

상대적 빈곤율은 13.8%로 전년 14.4%보다 0.6%p 감소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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