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KAI)가 이번 주 연속적으로 발생한 악재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추락했다.
검찰이 방산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압수수색을 벌인 데 이어 경영진 소환 조사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투자심리 훼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AI는 지난 14일 종가 5만7600원이던 주가가 다음 거래일인 17일 장중 5만5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기록한데 이어 18일에도 장중 4만7650원까지 하락해 신저가를 연속으로 경신했다.
지난 18일 종가는 4만7950원으로 종가가 5만원 선을 밑돈 것은 2015년 3월16일(4만6800원)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KAI 주가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해 19일 4.69%, 20일 1.59% 올랐으나 21일 1.18% 하락하면서 5만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 한국항공우주 연초 이후 주가 움직임 (자료=유안타증권)

KAI 주가가 이처럼 역사적 저점까지 떨어진 것은 방산비리 수사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지난 14일 오전 KAI의 경남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동시에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KAI가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과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을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원가를 부풀렸고 리베이트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감사원은 16일 수리온 헬기의 엔진·기체·탑재장비 등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장명진 전 방위사업청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검찰은 KAI 경영진 조사에 착수, 이모 경영지원본부장을 소환 조사했고 최근 사임한 하성용 전 대표에 대한 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만큼 당분간 KAI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 검찰 수사관이 14일 오후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자료를 옮기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수사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방산비리를 이적행위로 규정하는 등 척결 의지가 강해 이슈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 정부가 자주국방 강화를 강조해 국내 방산기업의 대규모 수주 가능성도 있어서 단기 악재와 장기 호재가 혼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의 국방비 확대 계획과 연말 고등훈련기(ATP) 사업의 수주 가능성 등 호재도 충분히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