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주담대 감소에 사업 다각화 모색
은행들, 주담대 감소에 사업 다각화 모색
  • 이유담 기자
  • 승인 2017.08.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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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출 확대, 펀드·방카슈랑스 등 비이자 부문 육성
8.2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고 펀드나 방카슈랑스 수요층을 확대하는 등 비이자 사업에 집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인해 가계대출에서 줄어드는 수익을 기업대출이나 비이자 부문에서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이번 대책 발표이후 신용대출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자 가계대출이 다른 쪽으로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4일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은 91조4418억원으로 대책이 발표된 당일 2일(92조5899억원)보다 1481억원 감소했지만, 8일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92조7916억원으로 4일 만에 3498억원이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이 막히자 신용대출에서 수익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며 현장점검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담대가 막혀 신용대출에서 고객 수요가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신용대출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개인소득 증빙이 철저해야 하기 때문에 주담대처럼 대출 규모가 커질 수 있는 상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리가 오르고 있고 LTV(주택담보대출비율)도 내려간 상황에서 기존에 대출을 받은 고객이 다른 대출로 갈아타기는 어렵다”며 “신규로 집을 사는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규제가 들어갔다고 주담대가 급격하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중은행들의 경우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의 비중은 4대 6, 가계대출 중에서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3대 7로 나타났다.
▲정부의 8.2부동산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자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펀드와 방카슈랑스 등 비이자 부문에서 수익을 키우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이유담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일 시중은행장. 정책금융기관장, 금융권협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대책이 시행되기까지 대출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권이 스스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은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와 'KB유망분야 성장기업 우대대출' 등으로 유망분야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KB금융은 WM스타자문단을 통해 KB 계열사 전문가들이 그룹 전체에 대한 투자전략 등 방향을 제시해 고객 혜택을 지원하고, 자연스럽게 투자상품 가입 유치를 늘리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융주선으로 민간철도나 풍력발전소 등 사업 진행에 큰 목돈이 필요할 경우 금융중계를 해주거나 직접 투자 주체가 되는 등 증권 업무를 은행과 연계한 CIB 분야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신한베트남은행 등 글로벌 은행이나 투자은행(IB)에서 리테일 영업 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통한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중소기업 지원의 경우 담보가 부족해도 기술력 또는 성장 잠재력 평가만으로 대출해주는 관계형 금융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담보나 신용으로만 진행되던 대출을 사업성이나 미래 발전 가능성 등 비정량적 지표를 활용해 대출을 해주고 동반성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 등과 제휴로 일자리창출 기업, 청년창업 기업, 기술력 우수기업 등 기업 대출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 '하이 로보'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드는 펀드 수수료가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로보는 컴퓨터가 여러 데이터를 통해 추출한 포트폴리오로 과거 수익률, 변동성, 자산 분포도, 비용 효율성 등 복합적인 정보를 살필 수 있어 고객의 금융 니즈를 다각도에서 분석할 수 있는 자산관리 상품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비이자 수익이 많았던 점에 힘입어 펀드, 방카슈랑스, 외환 등에서의 수익 창출에 더 집중하고 경영이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자금 지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이자 부문 수익을 늘리는 것은 대출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 영역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라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은행연합회의 의견과도 상통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농협은행은 '스마트팜 종합자금' 등 농협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대출 지원으로 수익을 확보하기로 했다.
스마트팜 종합자금은 시설자금 등을 목적으로 1인당 최대 50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농업인이나 농업 법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과다하다 보니까 억제해야 한다는 시그널이 늘 있어왔다”며 “이번 부동산대책처럼 예상치 못한 규제가 발생하면 수익창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8.2부동산대책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규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최근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을 두고 한 은행 관계자는 “전체 규모를 따졌을 땐 많이 늘어난 것이라고는 보기 힘들다”면서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는 공무원이나 경찰 집단 등 특정 단체에 싸게 나가는 대출이 많아 오히려 주담대 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현상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이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출현으로 금융시장에 지각변동을 초래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은행들이 소위 '금리장사'라고 비난 받지 않으려면 비이자 부문에서 이익을 창출하면서 그만큼 양질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면 이상적인 금융구조에 한발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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