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바람아 멈추어 다오
[특별기고]바람아 멈추어 다오
  • 곽병곤 박사
  • 승인 2017.12.08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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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신문=곽병곤]크리스티나 로젯티의 “누가 바람을 보았나?”(Who Has Seen The Wind?)라는 시가 생각난다. 아무도 본적이 없는 바람이지만 나무가 흔들리고 무언가 펄럭이고 우리 피부에 스치면 비로소 바람의 존재를 실감하게 된다.
곽병곤 박사
바람이 언제 잘 날이 있었나? 바람은 항시 불어온다. 그래서 우리는 이 바람을 인생살이에 곧잘 비유하며 때로는 그러려니 하고 때로는 그 모진 바람에 쓰러지며 아픔을 쏟아내기도 한다.

비록 보이지 않는 바람이지만 가만히 서서 감각을 열고 있으면 바람에 실려 오는 강도와 징후를 알 수 있다. 그 전조로 우리는 다가올 기상의 여건을 지레짐작한다.

지금 이 시대 한반도에 불고 있는 두 가지 바람(광풍)이 심상치 않다. 하나는 북한 김정은의 핵 미사일 개발에 따른 전쟁의 가능성이요 다른 하나는 비트코인이다.
전쟁이 과연 한반도에서 일어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당사국인 대한민국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주변에서 연일 불쏘시개에 바람을 지피고 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북한의 핵탄두 장착 ICBM의 완성 예상 시점인 내년 3월에 북한을 공격해야 한다”고 하고 북한은 이에 맞서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결코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불을 지핀다.

미.북간 벼랑 끝 설전에 “선제 타격 전쟁방식 결코 용납 못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어른 싸움을 말리는 어린아이 소리처럼 미미하게 심지어 공허하게 들린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중국은 접경 주민들에게 핵 공격에 대한 대응 방법을 자세히 소개하며 한반도에서 벌어질 수 있는 핵 전쟁에 대한 대비책을 알림으로서 전쟁 가능성을 은연중 비추고 있다.

게다가 대표적 기관지인 ‘환구시보’에서 "한반도 전쟁 발발 시 북한의 첫 무력 보복 대상은 한국이 될 것이다." 라며 은근슬쩍 공포 분위기를 남한에 띄운다.

분명 한반도에 불어오는 바람은 전쟁의 시그널을 강하게 품고 동에서 북에서 서에서 시시각각 불어오지만 정작 대한민국 국민은 무풍지대에 있는 듯 아직 실감을 못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조금씩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지만 설마 하는 안일함에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방귀가 잦으면 뒷간 갈일 생긴다고 언제 전쟁의 광풍이 삽시간에 한반도를 덮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현대는 정보의 시대라고 한다. 정보가 곧 돈이 되는 세상에 필자는 최근에야 비트코인의 존재를 알았다. 신문지상에서 가끔씩 올라오는 뉴스를 들을 때 마다 그저 컴퓨터에 밝은 일부 신세대들이 투자하는 새로운 금융 기법인양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뉴스가 날마다 폭등의 존재를 알리고 휴대폰에도 길거리 버스의 광고판에도 비트코인의 가입 광고가 보이니 비트코인의 존재가 어느틈에 우리 생활 깊숙이 와 닿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평범한 가정 주부가 1백만원을 투자해 3억원을 벌었다 하고 심지어 페이스북 저커버그와 소유권을 다투던 윙클보스 형제는 2013년 1비트 코인당 13만원 할 때 1100만 달러(120억원)를 샀는데 올해 시세가 폭등하면서 비트코인 가치가 무려 10억달러 우리돈 1조 880억원을 넘어섰으며 수익률이 9000배에 달한다고 하니 가히 입이 벌어질 지경이다.

역사상 어떠한 사업가도 경제학자도 이처럼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린 경우는 없다. 세계 최대의 부호가인 로스차일드 가문의 투자의 귀재 네이선 마이어(1777~1836)가 유가증권에 투자하여 단기 수익으로 올린 최고의 수익률도 150배에 불과하다.

이런 뉴스에 편승하여 사람들은 부나비처럼 비트코인에 몰려들고 있다. 심지어 초등학생 조차도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니 이쯤 되면 거의 광풍 수준의 투기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역대 투기는 “투기발생- 광기가열- 패닉- 파국의 공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벨기에 루벵대 교수인 버나드 리테어는 투기의 몰락과정을 설명하고 한다. 비트코인 폭락으로 투매가 몰려 거래소 전산이 다운되어 피해를 봤다는 투자자의 항의 기사를 본지가 불과 한 달이 채 안 되었는데 어느새 하락가격의 3배로 뛰어 오르고 있다. 이쯤 되면 폭락은 일시의 조정일 뿐 ‘광기가열’은 아직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런데 더욱 문제는 정부도 이 투기판을 어쩌지 못하고 그냥 쳐다만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니 어쩌면 비트코인에 대한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핵전쟁은 한반도 주변에서 정치 외교 공학적으로 불어오는 비자발적 광풍이라면 비트코인은 우리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거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그 실체는 바로 인간의 근원적 욕망인 광기와 연결되어 있다. ‘바람(광풍)아 멈추어 다오’ 흘러간 유행가 가사가 가슴에 와 닿는 대한민국의 오늘이다.
필자 -
서원코리아 관세법인
경제학박사/ 관세사 곽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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