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00km 돌파한 국산차는 스쿠프가 최초"
"시속 200km 돌파한 국산차는 스쿠프가 최초"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7.12.1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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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헤리티지 라이브' 토크콘서트 두번째…국산 올드 스포츠카 전시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3년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복귀한 후 매 시즌마다 조금씩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최근에 열린 2017 시즌 마지막 대회 호주랠리를 승리로 마무리하고, 시즌 최고 승수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0년에도 WRC에 랠리를 위해 개조된 베르나 랠리카로 참가한 바 있다. 그러나 부진한 성적과 미숙한 운영으로 3년만에 철수한 아픈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모터스포츠는 1980년대 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현재 공식적인 기록은 대한뉴스나 신문기사 이외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1990년대 들어 현대차가 스쿠프와 3도어 모델들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모터스포츠가 점차 활성화되기 시작했는데, 그런 노력들이 국내 모터스포츠의 명맥을 유지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16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현대차 '헤리티지 라이브' 토크콘서트 두번째 시간에 본지 기자가 참석해 과거의 국내 모터스포츠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담았다.
 
▲ 16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현대차 헤리티지 라이브 토크콘서트 두번째 시간에 MC를 맡은 배한성 성우(가운데)와 황욱익 칼럼니스트(오른쪽), 현대차 브랜드전략팀 권규혁 차장(왼쪽)이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두번째 시간에도 200여명의 관객이 행사장을 꽉 채웠다. 
배한성 성우가 MC를 맡고 황욱익 자동차 칼럼니스트와 현대차 브랜드전략팀 권규혁 차장 그리고, 여성 카레이서 권봄이 선수가 과거 국내 모터스포츠의 기록과 현대차가 그동안 출시했던 국산 스포츠카를 되돌아봤다.
 
첫번째 시간과 마찬가지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3층에 마련된 행사장에 입장하니 1990년대 초에 국내 최초로 본격 스포츠카로 등장한 스쿠프가 무대 왼쪽에 자리잡고 있다. 
 
무대 오른편에는 컨셉트가 HCD-2를 다듬어 양산차로 출시된 티뷰론이 전시됐다. 전시된 티뷰론은 당시 스페셜 모델의 선행 제작모델로 차체 외부 여기저기 많은 부분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했다.
 
관객석 뒤에는 '그란투리스모' 레이싱 게임에 등장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투스카니를 전시해 토크 콘서트를 찾은 어린이 관객의 인기를 끌었다.
 
권규혁 차장은 "운전 재미는 물론 가슴을 뛰게 만드는 차가 스포츠카"라며 "높은 성능과 제원 만을 자랑하는 차가 아니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차가 스포츠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마쓰다 미아타(MX-5)나 토요타 86(FT-86)과 같은 차를 운전하면 웃음이 절로 난다"고 밝혔다.
 
황욱익 칼럼니스트는 "스포츠카는 자유를 상징한다고 보는데, 직장에서 상사의 꾸지람을 들었을 때 안좋은 기분을 풀 수 있는 차가 스포츠카"라고 말했다.
 
▲ 현대자동차의 본격 스포츠카 스쿠프. 당시에는 스포츠패션카 라고도 했다. 사진의 스쿠프는 페이스리프트된 모델이다. (사진=황병우 기자) 
 
1990년대 초반 현대차에서 스쿠프를 출시하면서 국내 모터스포츠가 활발하게 태동하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모터스포츠는 그 이전 부터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황 칼럼니스트는 "90년대 X(엑스)세대, 오렌지족 등이 등장하면서 우리나라에 스포츠카가 본격 등장했다"며"이런 차들이 하나둘 나오면서 달라진 거리 풍경과 튜닝 문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한, "스쿠프는 세단인 엑셀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넓은 의미에서 스포츠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일본에서는 이런 차를 '스페셜리티카'로 부르기도 한다"고 밝혔다.
 
당시 스쿠프는 국산 스포츠카의 첫 등장을 알리는 차이기도 했지만, 전륜 세단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유로 진짜배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던 차종이다.
 
국산차 최초로 터보차저를 장착하기도 하면서 국산차 최초로 시속 200km를 돌파했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10초 이내에 도달이 가능한 국산차로도 최초였지만, 현재 수준에서는 기술적으로 부족한 점도 꽤 있었다.
 
황 칼럼니스트는 "스쿠프는 국산차 최초로 독자개발한 알파 엔진을 얹은 차"라며 "알파 엔진이 개발된 후 미쓰비시에서 엔진을 사오던 것에서 탈피할 수 있었고, 그 결과 현대차가 엄청나게 성장해 지금은 미쓰비시를 능가하는 회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 차장은 "스쿠프 터보는 A/S문제가 꽤 많았는데, 인터쿨러가 없어서 성능도 안나왔고 반드시 후열을 해야만 했다"며 "시동을 바로 꺼서 오일이 돌지 않아 엔진이 고장나기도 해서, 몇몇 사람들은 터보 타이머로 엔진을 일정 시간 공회전 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 당시 컨셉트카 HCD-2를 기반으로 양산차로 등장한 현대차 티뷰론. 사진의 모델은 단 500대만 생산한 티뷰론 스페셜의 선행제작 모델(프로토타입)로 양산 모델보다 더 많은 차체 외부를 알루미늄으로 제작했다. (사진=황병우 기자)  
 
스쿠프의 후속으로 등장한 티뷰론은 아반떼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무게당 출력비가 높아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높은 인기를 끌었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큰 인기를 얻은 컨셉트카 HCD-2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큰 화제가 됐다. 특히 단 500대만 생산된 티뷰론 스페셜 모델은 차체 겉부분 패널에 알루미늄을 적용해 경량화를 추구하기도 했다. 
 
권 차장은 "티뷰론 스페셜은 현대차가 외부 기업과 최초로 콜라보한 차량"이라며 "MOMO(모모) 브랜드 스티어링 휠, 변속기 레버, 알로이 휠 등을 티뷰론 전용으로 장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로이 휠이 당시 MOMO에서 생산되는 것보다 전용 휠이 더 무거웠다"고 밝혔다.
 
황 칼럼니스트는 티뷰론 스페셜과 모터스포츠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권 차장은 이 차량을 소유한 사람들이 자동차 검사소에서 불합격되는 일도 있었다며, 차 검사를 받으러 갈 때마다 공식 카탈로그를 들고 다녔다는 에피소드도 이야기해 많은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2부 시간에는 여성 카레이서 권봄이 선수가 등장해 더욱 흥미진진한 모터스포츠 이야기가 이어졌다.
 
▲ 국내 모터스포츠에서 큰 활약을 보이고 있는 여성 카레이서 권봄이 선수(오른쪽 두번째)가 모터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과거 국내 모터스포츠 이야기에서는 1987년에 진부령에서 진행된 자동차 레이스 대회가 소개됐다. 당시에는 별도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서, 일반 교통법규를 모두 지키면서 경주를 했다고 한다. 
 
황 칼럼니스트는 "2000년 초반 영종도 해변에서 대회가 진행되기도 했는데, 그러다 보니 물때를 잘못 만나면 오전에 경기를 했던 코스가 오후에는 밀물에 잠기기도 했다"며 "우승 경품은 프라이드였는데, 차 할부 값을 우승자가 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권 선수는 "저도 레이싱 선수지만, 영상 속 광경을 보니 소름이 돋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에 비해 레이싱 선수로 늦깎이로 데뷔한 편"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현대차가 비교적 짧은 출전경력에도 불구하고 WRC에서 선전하는 것은 물론 우승까지 종종 거머쥐는 것을 보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칼럼니스트는 "현대모터스포츠 팀은 올 시즌에 5승을 올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시즌 종합우승을 하지 못했다"며 "챔피언 팀의 드라이버는 시즌 2승 에도 포인트 관리를 착실히 한 덕분에 종합우승을 차지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년 시즌에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MC로 나선 배한성 성우와 패널로 나온 세 사람은 한 목소리로 현대차와 모터스포츠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치가 매우 낮은 편이라는 점을 아쉽다고 평가했다.
 
권 선수는 "현대차 드라이빙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활동 중인데, 현대차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치가 매우 낮은 편"이라고 밝히며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우습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경험한 분들은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 티뷰론 후속으로 등장한 투스카니는 레이싱 게임 그란투리스모 등에 등장해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특히 2.7리터 모델은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서 '엘리사'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사진=황병우 기자)
 
티뷰론 후속으로 등장한 투스카니는 해외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은 덕분에 '그란투리스모'시리즈와 같은 유명 레이싱 게임에서도 그 모습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2.7리터 모델은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서 '엘리사'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할 정도 였다.
 
권 차장은 "투스카니는 미국에서 티뷰론이라는 이름을 계속 썼고, 유럽에서 ‘현대 쿠페’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판매될 정도 인기가 높았다"며 "탑기어 등에서 한국차를 세탁기나 냉장고에 비유하며 낮게 보는 경향이 있었는데, 티뷰론과 투스카니가 등장하면서 그 평가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권 선수는 "카레이서로 제네시스 쿠페를 오래 운전했는데, 모델 체인지를 할 시기가 점차 도래하고 있다"며"i30 N과 i30 N TCR이 워낙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향후 등장할 N 라인업이 궁금해진다"고 밝혔다.
 
황 칼럼니스트는 " 과거 현대차는 수익을 올리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면, 이제는 자신만의 색깔 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갖추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편, 현대차는 1967년 창사 이래 출시한 역대 차량은 물론, 비약적 성장의 기반이 된 독자개발 파워트레인, 모터스포츠 참가 역사 등 풍부한 헤리티지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행사와 같이 현대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고객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브랜드전략팀 권규혁 차장은 "내년에도 헤리티지 라이브를 통해 현대차와 함께 했던 즐거운 기억들을 공유하고, 현대차의 미래에 대해서 새로운 기대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MC로 나선 배한성 성우가 토크콘서트를 마무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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