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산업의 거함이 몰려온다
중국 문화산업의 거함이 몰려온다
  • 조창완 문화산업상생포럼 수석부의장
  • 승인 2018.05.25 0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창완 문화산업상생포럼 수석부의장] 지난 4월말 칭다오에 시설 하나가 준공했다. ‘동방의 할리우드’로 불릴 수 있는 동팡잉두(東方影都)가 그것이다.  
 
▲  조창완 문화산업상생포럼 수석부의장
 지금은 밀려났지만 중국 최고 부자인 왕젠린 회장이 이끄는 완다그룹의 작품이다. 군인 출신인 왕젠린 회장이 따리엔에서 부동산 개발회사로 시작한 완다는 상업 부동산을 거쳐, 유통과 콘텐츠쪽으로 영역을 넓히는 회사다. 
 
이번 프로젝트에 투자된 금액은 500억위안(한화 8조5천억원 가량)인데, 대부분의 자금이 영화를 만드는 인프라 구축에 쓰였다.  
 
이미 건설된 30개의 촬영 스튜디오가 개장했고, 추가로 22개를 짓는다. 하나에 1만㎡인 세계 최대의 스튜디오도 있고, 세계 유일의 수중 스튜디오도 있다. 영화 산업의 종합시설로 작업하기 위해 19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극장도 만들어졌다. 
 
물론 영화 관련 산업들이 입주할 수 있는 모든 기업들을 위한 공간도 있다. 말 그대로 영화 클러스터가 구축됐다. 
 
완다 측은 3년 안에 1년에 100여개를 찍는 영화산업의 메카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매년 중국 영화산업이 10%이상씩 성장하면서 중국의 문화 산업 굴기는 예측됐다. 
 
다만 사상에 대한 통제가 심하고, 가이드라인이 많은 중국에서 과연 창의산업이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문화산업에 대한 욕망은 끊어지지 않았다. 
 
필자가 방문한 많은 지역에서 문화산업에 대한 열망이 확실했다. 
 
톈진중신에코시티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에도 국가텔레비전단지(国家影视园)가 있었다. ‘둔황석굴’이라는 문화적 보고를 가진 둔황시는 일대일로에 발 맞추어 동서를 잇는 콘텐츠 산업의 보고로 키우려는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었다. 
 
태양광과 반도체로 유명한 지앙쑤성 장가항시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문화콘텐츠산업단지를 지어놓고 이 분야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한류’라는 자만감으로 우리가 스스로를 기꺼워하고 있을 때, 중국은 절치 부심 문화산업을 키울 준비를 해왔다.
 
반면에 한국은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갖지 못한 이들이 문화권력을 좌지우지 했다는 것이 이미 드러났다. 문화콘텐츠진흥원, 출판진흥원 등 문화 기반을 만들 공기업들의 수장에는 엉뚱한 사람들이 앉았다. 부산영화제 등은 창작 자유에 대한 내홍을 겪으면서 발전을 막았다. 
 
그러는 사이에도 우리 좋은 드라마가 만들어져, 중국에서 큰 흥행을 했지만 그 수익의 대부분은 투자를 한 중국 회사들의 몫이었다.
 
한국은 연출부터, 연기, 소품까지 모든 것을 다했지만 얻는 것은 없었다. 물론 이것은 투자가 갖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측에 대한 보상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초라한 성적표였다. 
 
그런데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칭다오는 한국과 비행시간으로 한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곳에 세계 최고의 영화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지원 시스템도 있다. 거기에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시장이 있다. 
 
한국은 당연히 이곳을 외면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에 우리가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중국은 이미 헝디엔 스튜디오 등 수많은 문화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영웅’ 등 수많은 영화를 촬영한 헝디엔은 30억 위안을 들여서 외경 중심의 촬영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이곳에는 홍콩거리(香港街) 등 거리와 화하문화원(华夏文化园), 진왕궁(秦王宫), 명청궁원(明清宫苑), 청명상하도(清明上河图) 등 시대별 핵심 공간이 있다. 또 절, 대장정 모형, 신원명원 등 테마별 공간도 있다. 
 
이런 시설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영화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앞서 말한 창작에 대한 억압도 있지만, 기본 지식 인프라가 부족해서다.
 
하지만 개혁개방이후 중국 인재들은 할리우드를 비롯해 다양한 곳에서 투자와 관리를 하면서 영화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자동차나 전자, 4차산업혁명이 그렇듯 문화산업이라고 해서 중국이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할 수 없다.
 
결국 중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그릇을 만들어갈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자세다. 만약 국가적으로 중국과 동행하면서 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해 낸다면 ‘동방의 할리우드’는 좋은 협업 공간이 될 것이다.
 
반면에 그냥 남의 일로 무시하고 있다면 실패하든 성공하든 우리가 얻는 것은 없다. 보보경심, 랑야방, 사마의 같은 중국 드라마는 우리나라에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리가 강세를 보였던 ‘트렌드 드라마’나 오락이라고 해서 중국은 언제까지나 뒤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흐름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필자의 귓가에는 몇일전 한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했던 말이 스친다.
 
“오십보 백보가 어떻게 같은가요. 백보를 간 나쁜 놈들은 그에 맞는 처벌을 받아야죠. 그런 기준으로 억울한 사람이 생기면 안되죠”. 문화산업도 오십보와 백보의 차이는 명확하다.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조창완....
문화산업상생포럼 수석부의장, 한중문화교류추진단 사무총장, 유니월드 한국지사장, 알자여행(www.aljatour.com) 대표, 중국전문컨설턴트(투자유치, 방송, 관광객 유치 등) 저작: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중국여행지 50 등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