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문화’는 14세기 터키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19세기 들어서면서 유럽에서 문학과 철학 담론을 꽃피우고, 정치와 사상 논쟁이 벌어지고, 새로운 예술 사조가 빚어지는 곳으로서의 기능을 카페가 맡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한제국 때 커피가 처음 들어왔습니다. 이후 일제 식민시대를 거치면서 ‘다방’이 생겨나고 해방 이후 70년대까지 카페문화를 주도해왔습니다.
그리고 80년대 들어서면서 커피에 대항해서 녹차를 중심으로 각종 전통차가 하나 둘 개발되기 시작했다. 2천년에 들어서 한중 수교와 함께 중국차가 가세하기 시작하며 한국에 본격적으로 차문화가 꽃피우기 시작했습니다.
한류(韓流)는 왜 아래로만 흐르는가?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동남아 시장을 휩쓸고 있습니다. 한데 하나같이 후진국으로만 흐르고 서구 선진국 진입은 요원합니다.
심지어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작품조차도 그 나라 영화관엔 못 들어갑니다. 대부분 다큐멘터리나 저예산 영화로 작품성과 연기는 그럴듯하지만 감상하기엔 영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매너’입니다.
여기에는 배우 감독 할 것 없이 남녀불문, 상하불문 완전 어글리 매너입니다. 문화적 이질감으로 치부하고 감내하며 봐주기 어려울 정도로 저급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작품 속에서 주인공 내지는 상류층 귀부인이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모두 한 손으로 잔을 들어 마십니다. 너무 자연스런 광경이지만 선진시민들은 바로 이 한 장면에서 그만 김이 새버립니다. 짝퉁인 것이지요.
물론 나라마다 관습이나 매너가 다른데 어찌 서구의 잣대로 일방적으로 평가하느냐고 항변할 수 있습니다. 아무렴 어느 민족이든 고유한 문화는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하여 자신들과 다르다고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문명사회라면 나름의 품격이란 게 없을 리가 없고, 어느 사회든 주인과 하인이 매너에서 똑같을 수는 없다는 것이 글로벌 공통의 생각입니다.
받침 접시는 인격
서구의 레스토랑에서는 먼저 커다란 왕접시가 깔리고 그 위에 각종 요리가 코스별로 놓입니다. 이른바 방석접시입니다.
드물게 이 방석접시를 2장, 심지어 3장까지 겹쳐 깔기도 하는데 그만큼 존중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찬가지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차를 내놓을 때 찻잔만 달랑 내놓는 법이 없습니다. 반드시 밑에 접시를 받치지요.
영화를 보다보면 간혹 차를 마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야외나 공사판, 기숙사 식당이나 휴게실 같이 격식을 따질 수 없는 곳에서는 셀프서비스로 잔 받침 없이 머그잔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응접실이나 레스토랑에서는 반드시 잔받침이 따라 나옵니다.
이때 한국인들은 예외 없이 받침 접시는 테이블에 그대로 둔 채 한 손으로 잔만 들어 입으로 가져갑니다. 그렇지만 서구인들은 물론 동양인이라 해도 점잖은 상류층 인사들은 한결같이 받침잔을 들어 턱 아래까지 가져온 다음 한 손엔 받침 접시를,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