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PT회원, 돈벌이 수단 아니다…"체계적인 관리가 더 중요"
[기자수첩] PT회원, 돈벌이 수단 아니다…"체계적인 관리가 더 중요"
  • 이광재 기자
  • 승인 2019.10.31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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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다니다 보면 피트니스 클럽에서 전단지를 나누어주는 풍경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멋진 식스팩의 남성과 굴곡진 아름다운 몸짱 여성의 사진으로 가득찬 전단지에는 ‘월 3만원’ 등과 같이 관심을 끄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대형 프랜차이즈 피트니스 클럽들은 이러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24시간 운영과 ‘통합회원제’라는 형식으로 한 지점에 회원 등록을 하면 다른 지점에서도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매력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것은 직장과 거주 공간이 다른 현대인들에게 매우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저가(低價)의 금액만 보고 피트니스 클럽을 찾는 경우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월 3만원’이라는 회원권 금액을 보고 방문한 사람에게 피트니스 클럽의 직원은 ‘1년 회원권(36만원)을 끊을 경우 환산해서 나온 금액’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사실 전단지에도 이러한 문구가 있지만 그걸 자세히 들여다보고 가는 사람들은 많지 않기 때문에 왠지 속은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대부분의 피트니스 클럽에서 한 달만 회원권을 끊으려면 10만원을 내야 한다. 6개월인 경우는 조금 저렴하게 30만원으로 설명한다.

월 회원비를 비싸게 부른 뒤 가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많이 할인해 주는 것처럼 보이는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장기 회원권을 끊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트레이너들은 “피트니스 클럽을 찾는 회원들 중에 한 두 달만 생각하고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런 회원들에게 한 달은 10만원, 반년은 30만원, 1년은 36만원이라고 하면 대개 1년으로 등록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월 3만원 정도밖에 안되는 금액의 회원권으로 피트니스 클럽들은 과연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을까? 과연 등록한 회원들의 운동은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가 이루어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트니스 클럽에 처음 방문하면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할지 몰라서 두리번거리게 되고 장치를 사용할 줄도 모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런닝머신만 이용하게 된다.

런닝머신은 따로 이용하는데 어렵지 않고 실제로 살을 빼는데 가장 효과적인 유산소운동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력운동을 위해 어떻게 장비를 사용해야하는지 대략적인 안내만으로 숙지하기 어렵다.

또 운동을 지속하면서 무게는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자세와 호흡법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알기도 어렵다. 잘못된 운동방법으로 오히려 근골격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그래서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동을 꾸준히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개인지도 형태의 PT(Personal Training)가 효과적인 방법임에 틀림없다.

사실상 피트니스 클럽 입장에서는 회원권은 큰 돈이 되지 않는다. 박리다매(薄利多賣)라고는 하지만 정말 소액(少額)이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피트니스 클럽들은 최대한 PT를 유도한다.

대부분의 피트니스 클럽들이 처음 회원으로 등록 할 때 ‘3번은 무료’로 해 준다고 하는데 이 ‘3번’이 서비스를 가장한 마케팅 수단인 것이다.

PT를 하는 것이 무의미한 마케팅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형태이기는 하다.

그러나 PT 가격은 피트니스 클럽의 위치와 트레이너의 경력, 인지도 등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수도권의 경우 시간당 대략 8만원~10만원의 가격이 형성돼 있으나 몇 회를 등록하느냐에 따라 할인을 적용해 주기 때문에 시간당 5만원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피트니스 클럽들이 회원권만으로는 수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PT를 통한 수익을 기대하고 트레이너들에게 많은 PT 회원 확보를 주문하게 된다.

대부분의 트레이너들의 수입구조는 기본급이 적고 인센티브와 트레이닝비가 월 수입으로 책정 된다. 그렇기 때문에 트레이너들이 PT 회원 확보를 위해서 열심히 영업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트레이너들이 PT 회원 확보에 치중하게 되면서 PT 회원들은 생각지 못한 피해를 보게 된다.

큰 비용을 지불하면서 PT를 받는 이유는 제대로 된 코칭을 통해 효과적인 운동을 하는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운동의 효과를 위해서는 일정한 기간동안 일정한 간격으로 꾸준히 PT를 받아야 하는 것이 필수다.

그러나 트레이너들이 PT 회원 확보에 치중한 나머지 담당할 수 있는 적정 회원 수를 훌쩍 넘겨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회원들의 대부분은 퇴근 이후 7시부터 11시 사이를 선호하기 때문에 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몰려드는 회원들의 수는 너무나 많다.

따라서 많은 트레이너들은 지속적으로 등록하는 우수 PT 회원들과 먼저 약속을 잡고 그 다음 신입 회원들을 우선적으로 관리를 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어떤 회원들은 열흘이 지나도 시간 약속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PT를 받는 기간이 불규칙하게 되고 PT 받는 기간이 길어지면 그 효과는 엄청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회원과 트레이너 사이에 트러블이 발생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기도 한다.

건강을 위해서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피트니스 클럽에서 PT를 지속적으로 받는 것은 운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올바른 운동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리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PT 회원들을 돈벌이의 수단이 아니라 제대로 관리해 주고 운동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회원들의 재등록을 효과적으로 유도해야 하는 피트니스 클럽과 건강관리를 원하는 회원들간의 상생(win-win)이 이루어질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파이낸셜신문=이광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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