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FTA 4년만에 타결"됐다
"한,아세안 FTA 4년만에 타결"됐다
  • 박광원 기자
  • 승인 2009.06.0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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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동남,아세안국가연합(아세안·asean)간, 자유무역협정(fta) 중 투자협정에 공식 서명이 이뤄짐에 따라 지난 4년간 끌어온 협상이 타결이 됐다.

외교통상부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아세안 10개 회원국 통상장관들이 2일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직후 한아세안 fta 투자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투자협정은 상호 투자 및 투자자 보호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협정 내용에는 '투자의 일반적 대우' 및 투명성 제고 조항, 투자와 투자자에 대한 손해가 발생할 때 투자자-국가간의 분쟁 해결 절차(isd)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등이 포함됐다.

양측은 다만 이번 협정에서 유보된 분야별 자유화 계획에 대해서는 협정이 발효되는 날로부터 5년 안에 논의를 마무리짓기로 했다. 이번 투자협정은 한국과 아세안 각국이 국내절차를 완료한 후에 공식 발효된다.

외교부는 앞서 발효된 상품 및 서비스협정에 이어 투자협정에 대한 서명이 이뤄져 지난 5년 가까이 끌어온 한아세안 fta협상이 완결됐다고 설명했다.

한·아세안 fta 발효…실질gdp 0.63% 증가 효과

한-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이 2007년 6월 1일로 발효하였다. 이 협정은 협정 발효를 위한 국내절차를 완료한 우리나라, 인도네시아, 미얀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간에 우선 적용되며 협정발효를 위한 국내절차가 진행 중인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필리핀에 대해서는 각각 동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발효할 예정이다.

아세안 회원국 중 태국은 상품무역협정에 서명하지 않아 협정이 적용되지 않으나 태국의 협정 참여를 위하여 현재 우리 정부와 태국 정부간 양자협의가 진행 중이다.

한-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은 2005년 초 협상이 개시된 이후 총 13차례의 공식협상을 거쳐 2006년 8월 정식 서명되었으며 2007년 4월 동 협정에 대한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인구 5억과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아세안 시장을 대상으로 중국, 일본, 인도 등 우리나라의 경쟁국들이 아세안과의 fta 체결을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서 우리나라는 뒤늦게 그 대열에 뛰어들었으나,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fta 상품무역협정을 체결하였다. 한-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 하에서는 우리는 선발 아세안 회원국과는 원칙적으로 2010년까지 시장 자유화를 완료하기로 하였다.

이와 같이 자유화 완료시점은 2007년 7월 발효한 중-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과 동일하다. 그러나, 내용면에서는 중-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을 상회하는 수준을 확보하여 아세안 시장에서 경쟁국의 시장 선점의 우려를 불식하는 수준을 넘어 우월한 지위를 점유하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인도와 아세안과의 fta는 아직도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일본은 개별 아세안 회원국들과 양자 fta를 체결하고 있으나 아세안 전체와의 fta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내실있는 한-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

한-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은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 중 가장 내실있는 fta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개발 도상국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국가들과의 fta인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자유화 수준의 fta이다. 한-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 양허안에 따르면 한-아세안 양측은 품목수뿐만 아니라 수입액 기준으로도 “97% 자유화”(90%는 관세철폐, 7%는 0~5%까지 관세감축)에 합의하였다. 자유화 일정의 중간 이정표로서 “2009년까지 약 80% 품목 관세 철폐”를 추가로 규정한 점, 초민감품목 리스트에 수입액 상한선(3%)을 설정한 점 등은 중-아세안 fta에는 없는 요소로서 자유화 속도를 가속화하고, 자유화 수준을 확대한 것으로 동아시아 fta 중에서도 높이 평가될 만하다.

둘째, 아세안의 높은 관세율 구조를 감안할 때 한-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의 발효에 따른 우리 상품의 아세안 시장 진출 확대 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아세안은 특히 철강,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전기·전자제품, 플라스틱, 석유화학제품 등 우리측 핵심부품에 있어 높은 관세율을 유지하고 있어 이 품목들에 대한 관세 인하는 그만큼 우리 상품의 대아세안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증대시킨다.

※ asean 국가별 고관세 품목
o 말레이시아 : 자동차(60~130%), 자동차부품(25~30%), 철강(50%), 타이어(40%), 폴리에틸렌(30%), 플라스틱(30%), 섬유ㆍ의류(15~20%)
o 인도네시아 : 자동차(25~80%), 조제식료품(170%), 철강(15%), 플라스틱(20%), 타이어(15%), 섬유ㆍ의류(10~15%)
o 필리핀 : 자동차(30%), 폴리에틸렌 및 플라스틱(15~30%), 철강(15%), 섬유ㆍ의류(10%)
o 베트남 : 자동차(30~100%), 중고차(150%), 섬유ㆍ의류(40~50%), 철강(20~40%), 플라스틱(10~15%)

한-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은 특히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아세안 국가별로 차이는 있으나, 전기·전자 부품, 섬유 및 의류, 플라스틱 제품 등 중소기업의 주력 품목에 대해서 아세안측이 관세철폐 또는 저율 관세화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한-아세안 fta 상품 양허안을 바탕으로 상품무역협정 발효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분석해 보면 거시경제적으로 우리나라의 실질gdp 0.63%, 후생수준 24억6천4백만불, 對세계무역수지는 8천4백만불, 對아세안무역수지는 15억1천4백만불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이를 산업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섬유, 자동차/기타 수송기기, 기계류, 철강, 화학제품 등 주력 수출분야의 생산 및 무역수지가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내실을 확보하면서도 우리는 쌀,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일부, 마늘, 고추, 양파, 파인애플, 녹차 등의 농산물, 냉동 민어, 돔, 넙치, 갈치, 삼치, 조기, 꽁치 등의 신선·냉장·냉동 수산물을 시장 개방에서 제외하였다. 즉, 대부분의 민감한 농수산물을 시장개방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였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

아세안으로 부터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한국산 원산지를 인정받은 것 또한 결코 작지 않은 성과이다. 싱가포르, efta의 경우와 비교시 한국산으로 인정되는 대상품목이 아세안 회원국별 100개에 한정되어 다소 미흡한 듯 보이지만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노동집약적 경공업 제품으로 아세안 회원국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간과할 수 없는 협상 성과이다.

아세안 회원국이 개별적으로 선정한 품목 리스트를 보면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품목을 대체로 골고루 선정하고 있어 실제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대아세안 시장 진출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대부분 개발도상국으로 구성된 아세안으로부터의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이 한-미 fta 협상시 미국측이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토록 함에 있어 주요한 우리측 설득 논리로 활용된 것은 한-아세안 fta에서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이 앞으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의 fta 추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지를 입증하고 있다.

동아시아 fta 모델로서의 한-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

서두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아세안은 아세안 내부의 경제통합을 가속화해나가는 한편, 중국, 일본, eu, 인도, 호주/뉴질랜드와의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동아시아에서 fta 추진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한-아세안 fta는 아세안의 내부경제통합 및 여타 fta 추진시 모델이 되고 있다. 실례로 한-아세안 fta 원산지 규정은 아세안 내부 fta에서도 준용되고 있으며 일-아세안 fta 논의시 한-아세안 fta 상품자유화방식이 논의의 준거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한-아세안 fta가 모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동아시아내의 양자간 fta 추진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양자 fta가 지역간 fta로 발전해나갈 경우, 특히 동아시아에서 가장 현실적인 지역 fta 시나리오로 평가되고 있는 한·중·일+아세안 fta 추진시, 우리나라가 동북아시장과 동남아시장을 하나로 연결하는 중심축(hub)에 서서 아시아 지역 경제통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

최근 몇년간 brics가 신흥시장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그 열기도 어느 정도 식어가, 최근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 회원국이 post brics 시대를 이끌어 갈 잠룡으로 부각되고 있다. 5억의 인구, 비교적 ?은 경제활동인구가 높은 성장 잠재력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아세안 시장은 우리 수출의 내실 있는 텃밭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한-아세안 fta 상품무역협정은 좋은 비료가 되어 줄 것이다. 이제 앞으로 이 텃밭에 어떤 씨앗을 심고 어떻게 가꾸어 가느냐는 우리자신의 몫으로 남아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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