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 바보야.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뢰야!"
[기자수첩] "이 바보야.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뢰야!"
  • 황병우 기자
  • 승인 2020.02.19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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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에 무기력한 금융당국의 '뒷북'…감독기능 정치적으로 이용 지적
금융당국 및 금융회사, 기본으로 돌아가 이득보다 소비자 신뢰회복에 앞장서야
금감원은 2일 국내 은행들의 BIS자본비율이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사진=황병우 기자)
여의도 금감원 석판 (사진=황병우 기자)

은행에서 판매된 DLF사태로 불완전판매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또한 한 은행은 고객 휴면계좌 비밀번호를 고의로 바꾸는 문제 역시 다시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으로 피해규모가 상당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10여년 불거진 키코(KIKO) 불완전판매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진행 중이다.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취급한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사들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금융당국에게 과연 책임은 없는 것인지 되물어 보고 싶어진다.

심지어 비밀번호 변경 문제는 2018년 5월에 벌어졌고, 그해 7월에 해당 은행 자체 조사로 적발됐다. 그리고 그해 10월 금감원의 해당 은행 IT부문 검사로 확인됐다. 최종 결론은 1년을 훌쩍 넘긴 지난해 말에야 나왔다.

금감원을 비롯한 금융당국의 감독은 유독 '뒷북'이 많았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10여년 전 불거진 키코 불완전판매에서도 그랬고, 동양 사태에서도 그랬다.

지난 2013년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 신한은행의 정치인 계좌 불법 조회, 하나은행의 미술품 4000여점 구입, 우리은행의 파이시티 신탁 불완전판매 등도 뒤늦게 조사를 한 바 있다.

이번에도 해당 은행에 대한 제재의 경우에는 뒤늦은 검사를 통해 금융당국에게는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닌가하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감독이라는 명목 하에 각종 검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당 은행의 금융지주 회장을 물러나게 하려는 것이라는 시각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2013년에도 4개 금융사를 검사할 때에도 우려됐던 것이었던 만큼, 이러한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해당 은행의 비밀번호 변경 문제를 드러내서 여러 은행에 걸친 DLF, 라임펀드 문제를 잠재우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를 통해 금융 당국의 감시 및 감독 기능의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 금융 시스템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금융지주사 회장의 용퇴나 금융당국의 명예회복은 둘째 문제다.

해묵은 문제들을 이제서야 고쳐보겠다고 나서는 금융당국의 부산함에 기대하는 소비자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금융당국과 은행을 비록한 금융회사들은 "Back to the Basic(기본으로 돌아가자)"라는 격언을 다시 새겨 금융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도와 서비스를 통해 신뢰 회복에 무엇보다 앞장서기를 바래본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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