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미중갈등 삼상치 않다...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김용범 "미중갈등 삼상치 않다...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0.06.02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가지수 반등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물경제 상황 냉철히 주시할 것"
5월 소비자물가 마이너스...국제유가 하락이 주 요인
한국판 뉴딜...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로 대규모 일자리 창출 기여
산업ㆍ경제구조 혁신 노력과 전 국민 고용보험 기반 구축...역대 최대규모 3차 추경 마련

김용범 차관은 거시경제금융회의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경제회복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으나 미중간 갈등 상황이 예삿롭지 않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일(화) 08:00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우리 경제방역의 성패는 신속한 위기 극복과 선도형 경제 기반 구축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사진=파이낸셜신문DB

김용범 차관은 모두발언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이 경제활동 재개에 나서며 국내외 경제 향방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며 "주요 기관들은 대체로 2분기를 저점으로 실물경제의 완만한 회복을 예상하고 있으나 회복 속도와 경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도 각 국 정부의 과감하고 기민한 재정ㆍ통화정책 대응과 최근 주요국의 봉쇄조치(lockdown) 완화에 따른 세계 경제 회복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비교적 강한 복원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꼬리위험(tail risk) 중에서도 발생 확률이 매우 낮은 감염병 대유행으로 글로벌 인적ㆍ물적 교류가 일시에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으나,역설적이게도 세계경제 질서 변화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양상이 심상치 않다고 언급했다.

김 차관은 "코로나19 확산 책임공방으로 재연된 양국 간 갈등이 미국의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중국의 홍콩 국가안전법 제정 결의안 의결 등을 계기로 심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경제 전반으로의 충격이 지속되는 가운데,美ㆍ中간의 갈등 격화는 세계 경제의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향후 양국 간 상호보복조치 등 美ㆍ中갈등 전개양상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앞으로의 상황을 냉철하게 주시하며 시장안정을 위해 철저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김 차관은 "국내 금융시장은 지난 3월 1,400대까지 떨어졌던 코스피가 지난주 2,000선을 되찾으며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의 90% 가량을 회복했다"며 하지만,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교수가 주가가 아닌, 사라지는 일자리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을 언급했다.

이에 주가지수 반등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물경제 상황을 냉철히 주시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위기가 제조업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엄중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글로벌 수요 위축의 직접 영향을 받는수출이 4월에 이어 5월에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우리 제조업도 부진한 모습이라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최근 발표된 소비자심리지수가 4개월만에 반등하는 등 내수 부문에서는 미약하지만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차관은 "주요국들이 멈췄던 경제활동을 재개함에 따라향후 수출 여건도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글로벌 경제의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고,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등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상황인 만큼,앞으로 상황 전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야 할 것"이라 밝혔다.

오늘 발표된 5월 물가동향도 언급했다.

김 차관은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0.3% 하락한 반면, 물가의 기조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농산물・석유류 제외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비 0.5% 상승하여 4월(0.3%)에 비해 오름폭이 다소 확대되었다"며 "5월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이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을 크게 하락시키면서 소비자물가를 0.8%p 하락시킨데 주로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기에 무상교육・무상급식 확대 기조 하에 각 지자체들의 지방 공공요금 감면 등이 가미되며 소비자물가를 약 0.3%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물가하락 압력의 확대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봉쇄조치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및 내수 부진 등 수요측면의 충격과 유가 하락 등 공급측면의 충격이 점차 가격에 반영되면서 全세계적으로 물가상승세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며 예비적 저축 수요가 증가한 것도 주요국 물가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 차관은 "향후 소비자물가의 흐름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어떠한 모습의 회복세를 보이는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빠르게 정상궤도로 복귀하는 V자형부터항구적인 궤도 이탈을 의미하는 L자형을 양 극단으로 Z자형, U자형, W자형, 그리고 V자형과 U자형의 중간인 Swoosh형까지 다양한 견해들이 제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감염병의 확산으로 인해 경제회복의 방향과 소요 기간 등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물가하락에 대한 막연한 우려가 확산되면서소비와 투자가 지연되고 성장세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vicious cycle)의 고리가 발생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노력을 한층 강화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개척을 위한 선도형 경제 기반을 구축하고자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3차 추경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먼저 자영업자ㆍ소상공인, 위기ㆍ한계기업, 고용안정 사각지대 등 위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소비ㆍ투자ㆍ지역경제 활성화, 수출력 보강을 통해 빠르고 강한 경기회복을 이끌어 내는 한편, 방역, 대외신인도, 금융, 통상 분야를 망라한 전방위적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 했다.

이와 더불어, 다가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세계경제를 이끌어 나갈 우리 경제의 청사진도 제시했다.

추격국가에서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국가발전 전략으로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겠으며, 사람 우선의 가치와 포용국가의 토대 위에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두 축으로 삼아 대규모 일자리 창출로 새로운 기회를 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선도형 경제로 탈바꿈하기 위한 산업ㆍ경제구조 혁신 노력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全국민 고용보험 기반 구축 등 국민 모두의 삶을 지키는 포용국가 기반도 다져나갈 것이라 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정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국난극복 의지를 담아단일 추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3차 추경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차관은 2009년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 제하의 저서를 출간했던라인하트(Carmen Reinhart)와 로고프(Kenneth Rogoff) 교수의 금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위기의 전개 속도와 정책 대응 등 여러 면에서 "이번엔 '정말' 다르다"(This time really is different)고 한 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위기 이후의 세계경제는 위험기피적이며, 각자도생의 자국 중심주의 성향이 강화됨에 따라위기 이전과 판이할 것"이라 전망하면서 위기(危機)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의 합성어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하자고 덧붙였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