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한국 경제 침체 국면 진입...성장정책 필요"
현대硏 "한국 경제 침체 국면 진입...성장정책 필요"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0.07.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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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V자 반등'보다는 장기간 느린 회복 예상"
민간 경제 주체의 생존 지원이 가장 중요...경제 활력 제고 위한 규제개혁도 추진
제조업 활성화와 경쟁력 제고위해 혁신 추구 선호의 사회적 분위기 형성 중요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상반기 GDP가 급감하면서 연간 경제성장률의 플러스 달성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하반기 경기 반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성장에 포커스를 맞춘 정책이 필요하며 코로나 바이러스의 재확산 및 경기 흐름 모니터링에 근거한 적극적이고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GDP에 나타난 최근 국내 경제 특징'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2020년 실질 GDP 증가율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한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20년 상반기 GDP에 나타난 최근 국내 경제 특징을 5가지로 분석했다.

먼저 "정부의 경제 방어력을 확인했다"며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시행하면서 경제성장률 대부분이 정부 재정지출에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전체 경제성장 중 민간 부문의 GDP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전환된 반면 정부 부문의 GDP 증가율은 큰 폭의 플러스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및 공급 충격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방어하면서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일부 완화되었다고 판단했다. 2020년 하반기에도 제3차 추경이 예정되어 있어 정부 부문이 경제성장률 하락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연구원은 예상했다.

다음으로 투자보다는 소비에 더 강한 충격을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에 민간 부문의 소비는 급감했고, 투자는 미약한 회복세를 시현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동제한 및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시행되면서 민간 부문의 소비 활동에 큰 제약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2020년 상반기 민간소비 증감률은 전년동기대비 -4.4%를 기록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당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2020년 상반기의 민간 부문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0.6% 증가하며 플러스 증가율을 시현했지만 2019년 저조했던 상황에 대한 기저효과가 반영되었다고 판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또한 서비스업 침체 가운데 제조업 위기가 시작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부문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가동률 및 출하/재고 사이클이 부진한 가운데 취업자 감소세도 지속됐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요 제조업 생산이 급감하면서 2020년 상반기 제조업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1.8%를 기록했다.

향후에도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이 멈출 가능성이 낮아 주요국의 경제 활동 제약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이로 인해 국내 수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 제조업 부문의 마이너스 성장률은 하반기에도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경기 침체 및 불확실한 전망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020년 4~5월에 60%대로 급락했으며 수요 부진 및 출하 감소 지속 등으로 재고가 증가하는 국면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재고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확대되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은 개선되는 착시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이전부터 진행되어온 신규취업자 감소 추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며 "타 산업에 대한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제조업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전체적인 고용 증가는 제약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보고서는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꾸준히 확대되었으며, 과거 경제 위기 당시와 같이 이번 코로나19 위기에도 투자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총고정자본형성 중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6.9%에서 2019년 22.0%로 꾸준히 확대되었다.

IMF 외환위기 및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설비투자는 급감했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성격이 강한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어 해당 분야를 중심으로 지식재산생산물 투자는 향후에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경제 위기로 인한 투자 감소폭을 축소하는 측면에서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연간 성장률 향방의 갈림길에 서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는 2020년 상반기에 전년동기대비 -0.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상반기에 나타난 GDP의 급감 및 최근 부진한 경기 흐름을 고려하면 한국 경제의 연간 기준 플러스 성장률 달성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따라서 전기대비 기준 2020년 1분기 -1.3%, 2분기 -3.3%의 성장률을 기록한 한국 경제가 연간 0%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3분기 및 4분기에 전기대비 3.2%씩 성장해야 할 것이라 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기준으로는 하반기에 0.8% 수준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외적인 측면에서 주요국의 부양책에 힘입어 개선세가 기대되는 점은 하반기 국내 수출 경기에 희망을 가질 수도 있는 점을 꼽았다.

연구원은 "국내 경기도 경기 동행 및 선행 지수의 하락폭이 점차 축소되고 있어 현재 경기 저점을 형성하는 중"이라고 판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전망한 2020년 상반기 -0.9%(이하 전년동기대비), 하반기 1.4%, 연간 0.3%의 기존 전망치와 비교하면, 최근 발표된 상반기 -0.8%의 실적치는 연간 플러스 성장 경로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의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인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는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경제는 ‘V자 반등’보다는 장기간 느린 회복의 경로를 보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이에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 반등을 위해서는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언제 안정화될 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민간 경제 주체의 생존 지원이 가장 중요하며 이와 병행하여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활성화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신산업 및 R&D 투자, 미래 지향적 산업정책 추진, 혁신 추구 선호의 사회적 분위기 형성 등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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