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웅 농촌진흥청장 "디지털 농업 전환으로 미래산업 선도 지위 확보"
허태웅 농촌진흥청장 "디지털 농업 전환으로 미래산업 선도 지위 확보"
  • 임영빈 기자
  • 승인 2020.12.2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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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농업 추진단 공식 출범…지역맞춤형 기술 보급 확대

"이제 농사는 기계가 짓고 농업인은 작목을 선택하여 최고의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영에 전념하도록 해야 한다."

올해 8월 제29대 농촌진흥청장에 취임한 허태웅 청장은 취임식에서 이같이 강조하면서 우리 농업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해 '디지털 농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태웅 농촌진흥청장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허태웅 농촌진흥청장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디지털 농업이란 농업이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네트워크·데이터 기반 융복합 사업으로 거듭난 농업체계를 의미한다. 허 청장은 "전통 농업이 디지털 농업으로 거듭난다면 소멸의 길에서 벗어나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역할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 청장은 우리 농촌의 대내외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렵다고 우려한다. 인류 역사에서 농업은 인적·물적 이동에 근간을 두고 발전을 이어왔으나 올해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국가 간 물류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상당한 위기에 직면했다는게 농업계의 분석이다.

글로벌 밸류체인(value chain) 재편, 식량안보 위험 증가 등 새로운 문제점들과 비대면 온라인 식품시장 확대, 대량급식 축소 등 공급망 내 변화까지 일시에 맞물리면서 농업의 산업 가치 사슬 전반을 '디지털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농업계 내에서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허 청장이 취임식에서 5가지 수행 과제를 제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출발한 셈이다.

◇ 공공 데이터 역량 갖춘 인재 육성

허태웅 청장은 지난 9월 9일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2020 공공데이터 디지털 뉴딜사업'에 참여해 배정받은 청년인턴 49명을 본청 및 소속·산하 기관에 배치해 데이터 개발, 품질진단·개선 등 업무를 지원케 했다.

공공데이터 디지털 뉴딜 사업은 행안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공공데이터 개방과 품질개선을 가속화 해 데이터 경제를 선도할 인재를 육성코자 추진하는 사업이다.

같은날 농촌진흥청이 행안부에 제안한 공공데이터 구축·가공 및 데이터 기업 매칭 분야 7개 과제가 모두 선정돼 사업에 착수했다.

해당 사업은 공공데이터의 구축 및 가공이 필요한 기관(수요기관)에 관련 기술을 보유한 데이터 기업(공급기업)을 연결하고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기에는 공익성 있는 데이터(또는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용 데이터, 타 기관 데이터 활용을 위한 구축·가공 과제 등도 포함한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까지 공공데이터 81건을 개방했으며 올해 99건을 추가 개방한다. 오는 2022년까지 공공데이터 256건을 행안부 공공데이터 포털사이트를 통해 개방할 예정이다.

아울러 청년인턴을 활용해 공공데이터 중장기 개방계획 이행을 완료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기관보유 전체 데이터베이스(DB) 품질진단 및 표준용어 적용을 통해 농업 분야 공공데이터의 이용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허 청장은 "디지털 뉴딜의 핵심은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신생 기업의 창업과 이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면서 "농업 공공데이터 품질개선 및 개방을 통해 공공데이터 활용 기업이 혁신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 디지털 농업 추진단 출범

허태웅 청장은 농가인구 감소, 고령화 심화 등으로 인한 우리 농촌의 소멸화 문제를 깊이 우려했다. 그는 "한국고용정보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 중 3분의 1 이상은 30년 후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우리는 농촌진흥을 위해 무엇을 연구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다시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 제공)

허 청장이 지난 11월 17일 공식 출범시킨 디지털 농업 추진단은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에 청년이 되돌아와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탄생한 조직으로 농촌진흥청 차장이 단장을 맡는다.

추진단은 노지 및 시설 농업의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서 빅데이터 활용이 더욱 확대되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농업 현장을 데이터로 진단하고 AI가 처방해 작목추천, 정밀재배, 스마트한 유통·판매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해당 체계가 구축되면 신규 청년 농업인의 진입장벽은 낮아지고 수익성과 편리성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위해 추진단은 핵심과제를 발굴한 다음 시급성, 실현 가능성, 파급성 등 요인을 고려해 단기, 중기, 장기 과제로 각각 구분·추진하기로 했다.

허 청장은 "디지털 농업 추진단을 통해 기존 시설 농업 중심의 디지털 농업기술 개발을 노지 분야로 확대하고, 현장 및 산업체에 신속하게 확산해 농촌 소멸화를 예방하고 식량 자급률을 향상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역맞춤형 디지털농업 기술 보급 매진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우리 사회 전반에 확대되고 있다. 농업 역시 예외는 아니기에 허태웅 청장은 비대면 영농기술 보급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그 일환으로 이달 7일 허 청장은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지능형 농업 교육장 '스마트농업 테스트베드(시범 운영지구) 교육장'을 현행 70곳에서 내년 96곳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 제공)

지능형 농업 교육장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원예·과수작물을 각각 지능형 온실과 지능형 과원에서 재배하며, 지능형 농장 도입 농가(예비 도입 농가 포함)를 위한 현장 실습장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필요한 영농정보(데이터)를 지능형 농업 교육장에서 수집해 지역별·품목별 현장 지도를 위한 빅데이터 수집 용도로도 활용 가능하다.

허 청장이 지능형 농업 교육장 확대를 추진하는 배경으로는 함평군농업기술센터, 밀양군농업기술센터 등 기존 교육장이 지역 내 디지털 농업 확산 기점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허 청장은 "농업은 생명줄이자 소중한 것이며 지속가능해야 한다"면서 "안정적인 먹거리를 공급하고 농업인의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농업과 농촌에 필요한 기술의 개발과 보급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한편,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은 1965년 경남 합천 출신으로 서울 서라벌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환경보건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기술고시(23회) 합격 후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2013년부터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정책기획관, 대변인, 유통소비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2016년 9월에는 대통령비서실로 자리를 옮겨 농축산식품비서관으로 근무했고, 다음 해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정책실장을 맡기도 했다. 2018년 1월부터는 국립한국농수산대학 총장직을 수행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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