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떠나는 서정진 회장, "21년전 처럼 '스타트업'으로 다시 시작"
셀트리온 떠나는 서정진 회장, "21년전 처럼 '스타트업'으로 다시 시작"
  • 황병우 기자
  • 승인 2021.01.27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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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부터 공언한 그대로 2020년 마지막 날 셀트리온 회장에서 물러난 서정진 회장
2000년 셀트리온 전신 '넥솔' 창립…2002년 셀트리온 설립으로 바이오 산업 본격 진출
렘시마, 허쥬마, 트룩시마 등 개발 성공에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분야 리더로 자리매김
21년 전 벤처기업을 시작했던 것 처럼…원격의료 분야 '스타트업 창업주'로 변신 예고
10년 전 공언한 그대로 지난해 마지막날 셀트리온 회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서정진 회장 (사진=셀트리온)
10년 전 공언한 그대로 지난해 마지막날 셀트리온 회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서정진 회장 (사진=셀트리온)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나라 바이오 헬스케어와 제약사들이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국내 제약사 셀트리온은 누구도 성공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한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독자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오늘날 셀트리온의 성장은 결코 단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며, 샐러리맨 시절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바이오 산업의 미래 성장성을 예측하고 매진해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선견지명이 현재 셀트리온을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지난해 초 셀트리온 회장 자리에서 내려오겠다고 공언한 그대로 서정진 회장은 지난달 말 공식적으로 은퇴했다. 향후 서 회장은 혈액검사 및 원격의료를 추진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할 예정이다. 21년 전 벤처기업을 시작했던 그 모습으로 되돌아간 듯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셀트리온의 기원은 2000년 새해 첫 날 서정진 회장의 사업구상에서 시작됐다. 

삼성전기에 입사 후 대우자동차 샐러리맨을 하다가 IMF 위기애 대우그룹이 부도로 넘어지면서, 서정진 회장은 당시 함께 일하던 직원들을 창업멤버로 인천 연수구청 벤쳐센터에서 셀트리온의 모태인 '넥솔'을 창립,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이후 국가산업의 미래는 생명공학 분야에 있다는 생각에 창업 1년 뒤 미국 바이오업체 '벡스젠'과 기술제휴를 체결하고 2002년 2월 셀트리온을 설립했다.

셀트리온 설립 즈음에 서 회장은 세계 바이오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장을 체험하고, 노벨 의학상 수상자를 접견하며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기 시점이 머지않아 도래한다는 점을 간파했다. 

미래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가치에 주목하고 거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서 회장은 인천 송도에 약 9만여㎡의 공장 부지를 매입해 본격적인 의약품 CMO(위탁생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CMO 사업으로 경영성과를 내던 어느 날 서 회장은 "남의 것만 계속 만들 것인가? 아니면 내 것을 만들 것인가?"라는 고민 끝에 결국 성공적이었던 CMO 사업을 중단하고 2009년부터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이후 셀트리온은 램시마와 허쥬마, 트룩시마 등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임상을 본격적으로 개시하면서 점차 임상/허가 분야에서 셀트리온만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갔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人으로서 '코로나19 치로게 개발'을 마지막 소원으로 이야기 했다. (사진=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人으로서 '코로나19 치로게 개발'을 마지막 소원으로 이야기 했다.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 개발을 시작으로 유방암·위암 치료제인 허쥬마,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까지 시장에 선보이며 항체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해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가 큰 충격에 휩싸여 있을 때,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일원으로서 마지막 목표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를 공언하면서, 국산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을 서둘렀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성분명 : 레그단비맙·Regdanvimab)' 개발에 착수한 이후 국내외 임상에 속도를 내며 치료제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말 대한민국,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 등에서 총 327명의 환자가 참여해 진행한 임상 2상을 완료하고 최근 국내외 학회를 통해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10만명에게 투여가 가능한 분량의 치료제 생산을 이미 완료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셀트리온 회장에서 물러난 서정진 회장은 21년 전 벤처기업을 시작했던 것 처럼 '스타트업 창업주'로 복귀하게 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서 회장의 은퇴가 다소 이르다면서, 그의 용퇴를 조금 연기해야 할 것으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지난해 3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격의료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 열린 '2020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해 혈액검사 분야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늘어나는 환자 수에 비해, 이를 감당할 의료 인프라는 한정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 원격수업을 응용한 원격진료와 혈액검사가 가능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게 서 회장의 생각이다.

서정진 회장은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무보수 명예회장으로 셀트리온과의 인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은 서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도전에 찬사와 함께 주목하고 있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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