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상의 회장 "이전과 다른 현실 직면...미래·사회·소통 제시"
최태원 상의 회장 "이전과 다른 현실 직면...미래·사회·소통 제시"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1.03.3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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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취임식 대신 ‘새로운 시작, 스물 네번째 대한상공회의소’ 타운 홀 미팅 가져

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9일 취임식을 ‘비대면 타운홀 미팅’으로 대신한 자리에서 미래, 사회,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평소 강조한 사회적 가치 해결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대한상의는 서울 중구 상의 회관에서 딱딱한 ‘취임식’ 대신 ‘비대면 타운홀 미팅’을 열고 ‘스물 네번째 대한상공회의소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현장에는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 정몽윤 서울상의 부회장(현대해상 회장), 이한주 서울상의 부회장(베스핀글로벌 대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이 참석했다.

10미터 스크린에는 일반 국민에서부터 소상공인, 스타트업,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전국상의, 시민단체, 국무조정실, 산업부, 과기부 등 50여명의 이해관계자들이 ‘랜선 미팅’에 참석했다.

대한상의측은 “최태원 신임 회장의 의견을 받아 취임식을 타운 홀 미팅으로 대신했다”며 “새로운 대한상의가 기업의 의견만 구하지 않고, 기업의 역할에 대한 각 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첫 ‘듣는’타운 홀 미팅을 열었다”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이날 행사는 ‘새로운 도약, 대한민국 경제 24시’라는 10분 영상으로 시작됐다. 24대 대한상의에 바라는 24명의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24시간 동안 담았다.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한국경제도 언제나 봄날이면 좋겠네요”(전북 남원 국수집 사장), “일하는 엄마들의 지원군이 되어달라”(그로잉맘 대표), “스펙 없애고, 역량 만으로 채용하는 시스템 만들어 주세요”(취업준비생), “경제 구조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박상인 서울대 교수), “사회와 공감하는 기업가 정신을 확립해 달라”(박병석 국회의장) 등 소상공인부터 스타트업, 시민단체, 대학 교수, 해외 근로자까지 경제계에 대한 바람을 담아냈다.

문자 바구니(Message Basket)도 등장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이해 관계자들은 ‘기업의 역할, 대한상의의 역할’에 대해 1천 건의 문자를 보내 왔고, 상의는 소셜미디어(트위트, 블로그, 댓글)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을 같이해 11인치 태블릿에 담아 참석자들에게 전달했다.

문자 바구니를 열어보면, 주제별로는 소통·상생이 가장 많은 가운데, 이어 ESG, 제도혁신 순으로 많았다. 소통‧상생과 관련해서는 대기업부터 골목상권까지 ‘경청의 리더십’을 발휘해달라는 의견이 있었다. ESG분야에서는 기업이 이윤추구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노력해달라는 당부가 있었다. 제도혁신 분야에서는 낡은 법제도를 개선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

경제주체별로는 국민은 ‘소통과 상생’을 강조하며 19만 회원사를 위한 균형감 있는 대변인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기업이 윤리경영, 사회공헌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를 기대했다. 정부‧국회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응할 수 있는 산업미래 기반 조성을 주문했다. 기업은 일률적 규제 보다는 ‘자율규범’을 통한 시장질서 확립을 바랬고,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ESG경영과 함께 인권, 성평등 등 사회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학계도 ESG 로드맵을 만들어 ESG경영을 확산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대한상의 타운홀 미팅에 처음 참석했던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조합과의 파트너십을 유지해 달라”고 말했고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위원장은 “성장과 환경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달라”고 말했다. 이날 비대면으로 연결된 정혁 서울대 교수는 “시대에 맞는 기업 문화와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달라”고 요청했고 김정은 스몰티켓 대표는 “선배 기업인의 경험이나 경영지식을 전수해 줄 플랫폼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기업과 대한상의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3가지 키워드를 밝혔다. 최 회장은 “우리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현실에 직면한 가운데 어떤 방법으로 대응할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미래’, ‘사회’,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우선, 국가경제적으로 ‘미래 성장기반’에 대한 고민이다. 최 회장은 “산업 전반에 걸쳐 파괴적 혁신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면서 “제도가 변하고 있어도 그 속도를 쫒아갈수 없어 기업들이 어떻게 행동할 수 있는지 고민되어야 하고 이 문제를 풀어야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국가사회적으로 ‘기업의 새로운 역할, 새로운 기업가정신’에 대한 고민이다. 최 회장은“과거에는 제품을 잘 만들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중요한 가치였다”면서 “이제는 ESG로 대변되는 환경‧사회‧거버넌스 같은 사회적 가치도 기업이 같이 반영해야 되며 이 문제를 기업내부화하고 어떻게 배분시킬 것인가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문제해결방식’에 대한 고민이다. 최 회장은 “지금 우리에겐 과거의 많은 숙제들(양극화, 저출산 등)이 코로나19 때문에 더 깊어질 수 있고 새로운 숙제들도 쌓이고 있다”며 ‘해결방법론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닌 이해관계자간 입장이 달라서, 소통이 부족해서, 함께 협업하지 못해서 사회적으로 풀지 못하고 끌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태원식 경청 리더십, 소통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앞서 문자 바구니에서 많이 나온 메시지가 ‘소통’과 ‘변화’였는데 앞으로 대한상의는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소통 채널’을 만들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과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새로운 해법을 찾아 가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상의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소통을 통해서 문제의 해결방법을 모색해나가는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 정치권, 사회 각계와 우리 경제계가 파트너십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 최태원 회장 "어려움을 헤쳐나가는데 같이 협조해야"

한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취임 기자간담회도 가졌다.

먼저 회장직 수락한 이유에 대해 "어느덧 나이를 먹다보니 60이 넘었다. 그래서 그동안은 제가 맡고 있는 회사 내에서만의 역할과 그걸 잘되게 만드는 게 저의 역할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가능하면 재계도 전체가 같이 힘을 합해서 이러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협조가 돼야한다"며 "이럴때 고사하고 내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신임 회장의 역점 사업에 대해 "1년쯤 지나면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각계 의견을 수렴해서 기업이 어떻게 미래에 변화와 혁신을 가져가는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중기, 청년 스타트업 등 경제계 대변에 대해 "소통의 채널을 잘 만들겠다. 소통 한번 해서 끝났다는 거는 방법론이 아니다. IT기업 스타일로 접근하자고 하면 데이터가 계속 많이 모여야 한다. 계속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처한 경제상황이 코로나 때문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건강상태를 알아야 그 다음 해야할 일을 찾아나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의 기업 규제 강화에 대해 "왜 규제가 나왔는지를 좀더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인식에 대한 문제이며 그 인식은 소통을 통해 그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스타트업 IT위주 부회장단 개편에 대해 "지금의 문제들을 풀어나가려면 어떠한 방법론을 쓸까에 대해 생각했다"며 "그 중 제일 쉽게 나온것은 IT 접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갖고 문제 풀어나가는 것에 그분들이 더욱 오랫동안 먼저 해왔으니까 참여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경제상황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글로벌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 있다"며 "대표적인게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등이며, SK와 공교롭게도 밀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입장에서 미중 무역분쟁 중 기업들 전략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으며 일이년 안에 끝날 일이 아니다. 안고 살아가는 기본적 환경으로 바뀌었다. 정책들은 계속 나올거다. 공급망이든, 세금이든, 지적 재산권, 그 외 인권문제 등. 미중간 헤개모니 싸움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만큼이나 강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무역, 수출 등 기업 활동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어 "해법 찾고 길을 모색하는 데는 좀 더 창의적인 생각들이 필요하다"며 "환경문제는 세계 공통이고 이 문제는 미중 갈등을 넘는다고 생각한다. 지구 환경 문제는 갈등과 헤게모니 보다 더 높기 때문에 더 스피드업하게 치고 나간다면 우리 건강을 회복하는 또 하나의 방법론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기업인들 재산기부에 대해 "기부문화 확장에 대해 적극 찬성이다"며 "기부문화가 강제가 아닌 자발적으로 하는게 좋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ESG 경영을 가장 강조한 것에 대해 "ESG는 세계적 트렌드"라며 "ESG를 어떻게 디테일하게 활용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사회, 시민단체가 요구하는 모든 것이 사회적 가치다. 이제는 경제적 가치 뿐 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사회적 가치를 대한민국의 창조성을 발휘하여 가장 우수한 기술이나 공법, 방법론으로 만들어서 실행할 경우 세계를 리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걸 규제라고 보지 말고 새로운 트렌드, 신사업이라고 봐야한다"며 "ESG를 규제측면에서 쓰기 보단 인센티브 측면에서 쓰는게 좋겠다"고 말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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