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디지털·그린 경제 전환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으며, 그린경제 관련 탄소가격제 추진 필요성, 국가별 여건에 대한 고려 필요성도 언급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일부터~10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2021년 제3차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이같은 논의를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작년 2월 사우디 리야드 회의 이후 1년 5개월만에 대면회의로 개최됐으며, 일부 신흥국들을 제외한 70～80%의 회원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대표 등이 대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다.

11일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세계경제와 보건(세션1), 국제금융체제(세션2),경제회복을 위한 정책(세션3), 국제조세(세션5)에서 발언을 통해 경제회복세 공고화, 세계경제 구조전환을 위한 방안에 대해 제언했다. 지속가능금융(세션4)과 금융 이슈(세션6)에서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했다.

또한, 홍 부총리는 이번 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국･영국･이탈리아･아르헨티나･터키 등 5개국 재무장관과 IMF 총재와 양자 면담을 통해서 양자 현안과 디지털세 등 G20 주요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세션1인 세계경제와 보건(Global Economy and Health Challenge)에서 회원국들은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불균등한 회복, 보건 위기 등 위험 요인이 있음에 인식을 같이하고 확장적 거시정책 지속, 공평한 백신 접근성 강화 필요 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회원국들은 세계 보건시스템 개선을 위한 고위급 독립패널(HLIP)의 검토 결과를 환영하며 후속 작업을 촉구했다.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HLIP는 팬데믹 재발 가능성을 우려하며, 코로나 대응을 위한 재원 조성 및 위원회 등 신설, 후속조치 마련을 위한 워킹그룹 운영 등을 제안했다.

홍 부총리는 발언을 통해 “방역이 곧 경제”인 만큼, 글로벌 보건시스템 개선을 위한 HLIP 검토가 시의적절함을 언급하고, 세계경제가 직면한 팬데믹위험 증가, 기후위험 현실화, 디지털경제 가속화 대응을 위한 3가지 연계(nexus)를 강조했다.

먼저, 선진국과 개도국 정책 간 연계가 필요함을 제시하면서 전염병·기후 문제에 있어서는 국경이 없고 '모두가 안전하지 않으면 누구도 안전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개도국의 전염병·기후문제 대응을 위한 선진국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했다.

다음으로 경제적 접근, 사회적 접근 간 연계를 강조했다. 직면한 문제는 사회적 문제와 경제적 문제가 혼재되어 있는 만큼, 관련 비용을 경제 시스템 내 내재화하기 위한 ‘제도적 틀(인센티브 체계 마련)’ 구축이 중요함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민간간 연계가 필요함을 제안했다. 팬데믹과 기후변화 대응, 그리고 디지털 전환 대응은 정부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정부와 민간이 함께 대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세션2인 국제금융체제(International Financial Architecture)에서 회원국들은 저소득국 지원을 위한 IMF SDR 일반배분과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공여한 SDR 활용방안의 신속한 마무리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IMF에 조속한 행동을 촉구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SDR 일반배분은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2천500억달러) 이후 12년만에처음이다.

아울러 다수 회원국들은 저소득국 채무의 지속가능성 등을 위해 채무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국제금융체제 실무그룹 공동의장국으로 선도발언을 통해 안정적· 복원력 높은 국제금융시스템을 위한 3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진행중인 채무재조정의 신속한 마무리를 위한 모범사례 창출, 저소득국 참여 촉진을 주장하고, 채무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채무정보 공개 논의를 계속할 것을 언급했다.

아울러 IMF SDR을 통한 저소득국 지원 효과 극대화를 위해 기존 PRGT 활용, 신탁기금 신설 등 선진국 공여 SDR 활용 방안도 IMF가 빠른 시일내 마련해주길 촉구했다. PRGT (Poverty Reduction and Growth Trust)는 저소득국 빈곤완화 및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을 양허적 조건(현재 무이자)으로 지원하는 기금이다.

또, 경기 회복에 따른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가 개도국에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자본유출입 변동성 완화를 위한 탄력적 정책대응 인정 확대, 관련 국제기구간 일관성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션3인 경제회복을 위한 정책 (Policies for the recovery)에서 회원국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디지털, 그린 경제 전환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또 그린경제 관련 탄소가격제 추진 필요성, 국가별 여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함도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발언 기회를 통해 그린·디지털 경제 전환 관련 인프라 투자, 기후변화 대응방향과 거시정책 방향에 대하여 제언했다. 먼저, 그린·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그린, 디지털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한 "Menu of Policy Options"제시를 환영했다.

다음으로, 기후 대응에 있어 기존 제도와 정합성, 성장·고용 ·분배 영향 등 종합적 관점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또, 기후 대응은 추진 속도도 그 방향만큼 중요하므로, 너무 느리거나 빨라서는 안 될 것임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거시정책 효과성 극대화를 위한 미시정책(구조개혁 등)과의 조화, 질서있는 출구전략(거시정책) 필요성도 강조했다.

세션5인 국제조세(International Taxation)에서 회원국들은 디지털세 합의가 100년간 이어져 온 국제조세 원칙의 대변화이며, 최저한세율 설정으로 국가 간 법인세 인하 경쟁을 방지하는데에 큰 의미가 있다는데 공감했다.

또한 시행 시 기업의 세무 불확실성 완화를 위해 분쟁 해결절차를 효율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홍 부총리는 발언 기회를 통해 이번 디지털세 합의안이 글로벌 조세 정의의 달성과 각 국의 상호이익 증진이라는 의의를 설명하고, 세부방안 논의가 10월까지 예정되어 있는 만큼, 각국 정부, 경제계, 관계자의 의견을 세심히 고려하여 합리적인 세부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 각 국 정부는 조세환경 변화에 따른 기업의 혼란과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업의 적응도 지원해야 함을 주장했다.

한편, 세션4 지속가능 금융(sustainable finance)에서는 기후위험등의 재무정보 반영을 위한 공시 제도 개선과 개도국 녹색경제 전환을 위한 국제기구 역할 등이 논의됐으며 세션6 금융이슈(financial sector issues)에서는 팬데믹으로 취약성이 드러난 비은행금융기관, 단기자금시장 복원력･회복력 강화 등을 위한 방안 등이 논의됐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디지털세, IMF SDR 활용방안, 기후변화 대응(탄소가격제, 기후관련 재무공시) 등 G20內 주요 의제에 대한 각 국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향후 G20 재무장관회의(10월14~15일), 정상회의(10월30~31일), COP26(10월31~11월12일) 등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관계부처와 논의를 거쳐 우리 입장을 마련하여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10월까지 세부 추진방안 논의가 이어질 디지털세 논의에 있어 배분율, 최저세율 등 주요 쟁점에 대해 국익의 관점에서 구체적 내용 설계를 위한 실무 논의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기재부는 밝혔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