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기증, 위대한 문화유산"…'故 이건희 회장 컬렉션' 특별전 개막
"세기의 기증, 위대한 문화유산"…'故 이건희 회장 컬렉션' 특별전 개막
  • 황병우 기자
  • 승인 2021.07.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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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9월 26일까지 국보 포함 청동~조선시대 금속·토기 등 77점 전시
국립현대미술관, 내년 3월 13일까지 20세기 초·중반 한국 근대미술 명작 58점 공개
국립중앙박물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포스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포스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세기의 기증으로 불리는 '이건희 컬렉션'의 핵심 대표 명작들을 소개하는 전시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동시 개막한다. 국보 인왕제색도부터 이중섭·박수근의 한국 근대 거장들의 명작까지 이번에 출품된 문화재와 미술 작품 등은 총 135점에 달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오는 9월 26일까지 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내년 3월 13일까지 서울관 1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이건희 회장의 철학과 전통 문화유산 컬렉션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작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 회장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9천797건 2만1천600여 점은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금속, 도토기, 전적, 서화, 목가구 등으로 폭넓고 다양하다.

유례없는 대규모 기증으로 높아진 국민의 관심에 부응하고자 신속하게 마련한 이번 전시에서 이건희 회장 기증품 중 시대와 분야를 대표하는 명품 45건 77점(국보·보물 28건 포함)을 특별 공개한다.

우선, 겸재(謙齋) 정선(鄭歚, 1676~1759)의 최고 걸작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국보 제216호), 삼국시대 금동불의 섬세함을 보여주는 '일광삼존상(一光三尊像)'(국보 제134호), 글씨와 그림이 빼어난 고려 사경(寫經) '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大方廣佛華嚴經普賢行願品)'(국보 제235호), 현존하는 유일의 '천수관음보살도(千手觀音菩薩圖)'(보물 제2015호),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1757~1806?)가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秋聲賦圖)'(보물 제1393호) 등이 전시돼 기증 명품전의 의미를 높인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4년 10월 삼성미술관 Leeum 개관식에서 축사를 통해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문화 발전에 대한 사명감을 지녔던 이건희 회장의 전통 문화유산 컬렉션은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우리나라 전 시기와 전 분야를 포괄한다.

겸재(謙齋) 정선(鄭歚, 1676~1759)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국보 제216호)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겸재(謙齋) 정선(鄭歚, 1676~1759)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국보 제216호)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번 전시에서는 청동기시대·초기철기시대 토기와 청동기, 삼국시대 금동불·토기, 고려시대 전적·사경·불교미술품·청자, 조선시대 전적·회화·도자·목가구 등 이건희 컬렉션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청동기시대 토기로 산화철을 발라서 붉은 광택이 아름다운 '붉은 간토기', 초기철기시대 청동기로 당시 권력을 상징하는 '청동 방울'(국보 제255호), 삼국시대 배 모양을 추측할 수 있는 '배 모양 토기', 삼국시대 조각의 유려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보살상'(보물 제780호), 삼국시대 뛰어난 금세공 기술 수준을 알 수 있는 '쌍용무늬 칼 손잡이 장식'(보물 제776호), 조선 백자로 넉넉한 기형과 문양이 조화로운 '백자 청화 산수무늬 병'(보물 제1390호)은 당대 최고의 기술과 디자인을 보여주는 명품이다.

이건희 회장은 해외에 있는 국보급 우리 문화유산에 큰 관심을 기울여 다수의 고려불화가 국내로 돌아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 전시에는 고려불화 2점이 포함되는데, 고려불화 특유의 섬세한 미를 보여주는 '천수관음보살도'와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이다.

또한, 이번 전시에 세종대 한글 창제의 노력과 결실을 보여주는 '석보상절(釋譜詳節) 권11'(보물 제523-3호)과 '월인석보(月印釋譜) 권11·12'(보물 제935호), '월인석보(月印釋譜) 권17·18'을 전시한다. 이와 같은 귀중한 한글 전적으로 15세기 우리말과 훈민정음 표기법, 한글과 한자 서체 편집 디자인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끌어올린 이건희 회장은 누구보다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우리 문화 발전에 대한 사명감으로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번 기증 명품전으로 기술력과 디자인이 탁월한 명품을 만든 선인(先人)의 노력과 명품을 지켜온 기증자의 철학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생활 속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30분 단위로 관람 인원을 20명으로 제한한다. 홈페이지에서 상설전시 예약과는 별도로 예약 후 입장할 수 있다. 전시 도록은 발간하지 않고 대신 전시품 이미지와 자료를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제공한다. 

국립현대미술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포스터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포스터 (사진=국립현대미술관)

한편, 국립현대미술관(MMCA) 전시는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작들을 처음 공개하는 전시로, 수준 높은 예술작품을 국민과 함께 향유하고자 한 기증자의 뜻을 기리고자 마련됐으며,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34명의 주요작품 58점을 먼저 선보인다.

세기의 기증이라 할 만한 이건희컬렉션은 1천488점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품 '일만 점 시대'를 열게 됐으며, 7월 현재 소장품은 1만 621점으로 이들 중 약 55%가 기증으로 수집됐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들이 기증한 이건희컬렉션은 미술사적 가치는 물론 규모에서도 미술관 역사상 최대 기록이다. 근·현대미술사를 아우르며 20세기 초 희귀하고 주요한 국내 작품에서부터 해외 작품까지 포함,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의 질과 양을 비약적으로 보강시켰다.

전체 1488점 중 한국 작가 작품 1369점, 해외 작가 작품 119점으로 구성돼 있다. 부문별로는 회화 412점, 판화 371점, 한국화 296점, 드로잉 161점, 공예 136점, 조각 104점, 사진 및 영상 8점 등으로 고루 분포돼 있다.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유영국, 변관식, 이응노, 권진규 등 한국미술사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됐다.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에서는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작품들을 주축으로 크게 세 개의 주제로 나눠 전시된다.

첫 번째는 수용과 변화다. 일제 강점기에 새로운 문물이 유입되면서 미술계도 변화를 맞이한다. 서구 매체인 유화가 등장하였고 인물화, 정물화, 풍경화 등 생경한 용어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를 즈음하여 조선의 전통 서화도 변화를 모색한다. 

백남순의 '낙원'(1936년경), 이상범의 '무릉도원'(1922)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통해 이 시기 동서양 회화의 특징이 융합과 수용을 통해 변모하는 과정을 비교감상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개성의 발현이다. 1945년 광복을 맞이하고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는 격동의 시기에도 작가들은 작업을 멈추지 않고 전시를 열고 새로운 미술을 추구하며 예술 활동을 이어갔다. 김환기, 유영국, 박수근, 이중섭 등 작가들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들의 독창적인 작품은 한국미술의 근간이 된다.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 등 이건희컬렉션에는 특히 이 시기의 작품이 집약되어 있다.

마지막은 정착과 모색이다. 전후 복구 시기에 작가들은 국내·외에서 차츰 정착하며 꾸준히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모색한다. 이성자, 남관, 이응노, 권옥연, 김흥수, 문신, 박생광, 천경자 등이 고유한 조형세계를 구축하며 한국미술을 보다 다채롭게 만들었다. 

이성자의 '천 년의 고가'(1961), 김흥수의 '한국의 여인들'(1959) 등 이 시기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이번 기증 작품들은 작품검수, 상태조사, 사진촬영, 저작권협의 및 조사연구 등의 과정을 거쳐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으로 등록 중이며, 순차적으로 미술관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미술애호가이자 국립현대미술관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배우 유해진이 이번 전시 오디오가이드 재능기부에 참여했다. 유해진의 전시해설 오디오가이드는 국립현대미술관 모바일 앱(App)을 통해 누구나 들을 수 있으며, 전시실 입구에서 오디오가이드 기기 대여도 가능하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개최될 수 있도록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국내‧외 미술작품을 대량 기증해주신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양질의 기증 작품을 국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증대하고, 지속적으로 조사‧연구해 미술사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방문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1전시실은 별도 예약을 받는다. 전시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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