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 회장 사퇴…"신뢰 회복 위해 그룹 차원 노력·지원 약속"
정몽규 HDC 회장 사퇴…"신뢰 회복 위해 그룹 차원 노력·지원 약속"
  • 황병우 기자
  • 승인 2022.01.17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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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양자 계약해지도 고려", "광주 붕괴사고 머리숙여 깊이 사과"
"대주주 책임은 다하겠다"…2선 후퇴하지만 HDC그룹 회장직은 유지
"모든 아이파크 구조안전 보증기간 30년으로 확대…환골탈태할 것"
광주 건설 현장에서 잇따라 대형 사고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왼쪽)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
광주 건설 현장에서 잇따라 대형 사고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왼쪽)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

HDC그룹 정몽규 회장이 17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수습책과 관련해 사고 책임 차원에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현대산업개발 본사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사고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회장직 사퇴와 이번 사고애 대한 수습 및 대책에 대해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은 1976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개발로 시작하여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며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쳤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난해 6월 철거 과정과 지난 11일 시공 과정 사고로 아파트 안전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 마저도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만큼, 다시금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다"며 "광주시를 비롯한 관련 정부기관들과 힘을 합쳐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신속하게 실종된 분들을 구조하는데 더욱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자 가족분들께 피해를 보상함은 물론, 입주 예정자분들과 이해관계자분들께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광주시와 상의해 시민들의 안전과 재난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고, 이번 사고 이후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 지구 아파트는 사시는 분께서 안전에 대한 염려가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외부기관의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과 품질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여 우려와 불신을 끊겠다"라고 강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
HDC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

정 회장은 "고객들께서 평생 안심하고 사실 수 있도록 안전 품질 보증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모든 건축물의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대폭 늘려 입주민들이 편히 사실 수 있도록 하고, 안전이 문제가 되어 발생하는 재산상 피해가 전혀 없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은 10년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를 3배 늘린 30년까지 보증하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사퇴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해 23년 동안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고객, 국민들의 신뢰를 지키고자 했으나, 이번 사고로 그러한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며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차원에서의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약속하겠다"라면서도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지주회사 회장직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른바 '2선 후퇴'인 셈이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 회장에서 사퇴를 밝힌 것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참사에 이어 지난 11일 화정아이파크의 외벽이 무너지고 사고 피해자가 발생하는 사고로 인해 여론이 악화된 것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6일 안양에 있는 모 재건축 조합에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가 자필 사과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건축 조합원 커뮤니티와 광주 시민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업계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재건축을 비롯한 현대산업개발의 수주 사업 현장에서는 계약 해지 통보가 잇다르고 있고, 아이파크 브랜드 퇴출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건물 외벽이 무너진 모습 (사진=연합)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건물 외벽이 무너진 모습 (사진=연합)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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