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겔계수, 21년 만 최고치...작년 가계소비의 12.86%가 식비
엥겔계수, 21년 만 최고치...작년 가계소비의 12.86%가 식비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2.03.03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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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硏 ‘2021년 국민계정으로 살펴본 가계소비의 특징과 시사점’ 분석

지난해 가계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지출 비용이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엥겔계수가 2000년 이후 2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현대경제연구원은 ‘2021년 국민계정으로 살펴본 가계소비의 특징과 시사점’에서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발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기본적 생계 유지를 위한 소비 지출이 커지고 상대적으로 삶의 질과 관련된 지출 비중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분석결과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가계의 엥겔계수는 12.86%로 2020년의 12.85%보다 상승했으며, 슈바베계수는 17.94%로 2020년의 18.56%보다 감소했다.

가계의 소비지출 중 식비 지출이 차지하는 엥겔계수 비중은 2019년 11.37%에서 2020년 12.85%로 급등한 이후 2021년 12.86%로 다시 높아졌다. 이는 21년 전인 2000년 13.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가계의 임대료 및 수도광열 지출 비용이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슈바베계수는 2021년 17.94%로 2020년(18.56%)보다는 하락했다.

가계의 소비지출 중 임대료 및 수도광열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인 슈바베계수는 2019년 17.50%에서 2020년 18.56%(1.06%p↑) 그리고 2021년 17.94%(△0.62%p↓)를 기록했다. 비록 2021년 슈바베계수가 하락했으나, 이는 최근 5년 내 2020년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는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엥겔계수와 슈바베계수가 높은 수준을 보이는 원인은 무엇보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필수 소비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는 소비행태를 가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2021년에도 2020년과 마찬가지로 소비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하회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 위기 이전인 2018년과 2019년은 가계소비(가계의 국내소비지출)증가율이 소득(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상회했다.

그러나 코로나 위기 이후인 2020년과 2021년의 경우 이 관계가 역전되어 가계소비(가계의 국내소비지출)증가율이 소득(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하회한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2020년 0.6%, 2021년 6.8%이며, 가계 국내소비지출 증가율은 2020년 -3.3%, 2021년 6.5%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는 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평균소비성향은 2021년에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보고서는 지금의 불황 국면이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미래 고용과 소득의 불안정성을 고려하여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가계의 합리적 소비 동기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음으로 보고서는 엥겔계수 급등은 최근 식료품 물가의 상승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판단했다. 식료품 생산의 원자재로 사용되는 농림수산품 수입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료품 소비 비중을 높이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체 수입 물가 상승률은 2019년 0.8%에서 2020년 -8.7%의 감소세로 전환되었으나, 2021년에는 17.6%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수입 물가 품목 중 농림수산품 수입물가 상승률은 2020년 0.6%에서 2021년에는 13.5%에 달하고 있다. 수입물가 급등은 국내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데, 특히,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보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가 더 크게 상승하면서 엥겔계수를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1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인 반면, 소비자물가 항목 중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5.9%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슈바베계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주택매매가격 상승과 이에 따르는 전월세 비용 상승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2021년에도 주택매매가격지수 증가율(전년동월비 증가율 평균)이 급등하면서 주거비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주택매매가격지수 증가율은 2017년 1.3%, 2018년 2.2%, 2019년 1.4%에서 2020년 3.8%로 높아졌으며, 2021년에도 13.5%에 달한다.

이러한 주택매매시장 가격 급등이 전월세 시장의 불안정성까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주거비를 높이고 있다. 주택전세가격지수 증가율(전년동월비 증가율 평균)은 2019년 –2.0%로 감소세를 기록했으나, 2020년에 들어 1.7%의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2021년에는 6.5%로 크게 높아졌다.

또한 주택월세통합가격지수 증가율(전년동월비 증가율 평균)도 2019년 –1.1%의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0년 0.1%의 증가세로 전환하였고 2021년에는 2.1%에 달하고 있다.

이에 현대경제연구원은 가계 소비의 질적 수준을 정상화하고 전반적인 소비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경기 회복세 강화와 민간 고용 시장 회복을 통해 가계 소비 심리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해 불필요한 물가 상승 요인의 억제와 물가 급등 품목에 대한 시장 수급 상황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다 주거비 부담 수준을 완화하기 위해 주택 공급 확대 및 저가 주택임대 시장 활성화 노력을 경주해야 하며 비생계형 소비인 외식·레저·문화 관련 지출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소비 진작책을 마련하여 가계 소비의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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